[보건타임즈] 남아에게만 발생하는 희귀 근육병 '디스트로핀 병증'이 여성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디스트로핀병증은 주로 남아에서 35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근이영양증이다.
이 질환은 골격근 구성에 주요 역할을 하는 디스트로핀 단백질을 합성하는 '디스트로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디스트로핀 병증(Dystrophinopathy, 듀센 및 베커 근이영양증)'은 근위약, 확장성 심근병증, 규칙적인 근육통과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디스트로핀 유전자는 X 염색체에 존재하며 열성 유전(X linked recessive)으로 유전된다.
X 염색체 열성 질환이기에 여성의 경우 디스트로핀 유전자 변이가 있어도 대체로 임상적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 디스트로핀 보인자에게는 디스트로핀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는다.
여성이 디스트로핀 유전자 돌연변이 하나를 가질 경우 '보인자'로 부른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 따르면, 여성디스트로핀 보인자 중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는 전체의 20%로 보고되곤 한다.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연구팀은 이러한 유 증상 여성 보인자에게 유전자 검사를 시행, 디스트로핀 병의 임상적·유전학적 특징을 분석해냈다.
신경과 최영철 교수(사진)팀은 2007년 7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디스트로핀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여성 보인자 중 임상적 증상이 있는 보인자군 4명을 발견, 증상이 없는 보인자군 7명과 구분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증상이 있는 여성 보인자의 유전학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 4명 중 2명(50%)은 중복 돌연변이, 2명(50%)은 결손 돌연변이인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유 증상 여성 디스트로핀 병이 드문 임상 유형이거나,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환자에게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면 돌연변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게 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디스트로핀 병증 여성 보인자가 임상적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평균 나이는 30.6세이며 증상의 진행이나 정도는 경미한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여성에게 디스트로핀 병증의 가족력, 임상증상과 검사결과(혈액검사와 근전도검사)등에서 의심 소견이 있을 때 염증성근병증 등 다른 근육병이나 신경병증을 진단하기에 앞서, 디스트로핀 단백 이상으로 발생하는 증상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디스트로핀 병이 X염색체 열성질환이기에 여성 보인자를 유전자 검사에서 배제하는 것은 정확한 병의 진단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거다.
최 교수는 "X 염색체 열성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성에게도 디스트로핀 병증의 임상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이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원인을 모르는 근육병과 잘못 진단될 수 있는 환자 군을 발견하는 후속 연구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지난해 대한신경과학회의 영문국제술지 JCN(Journal of Clinical Neurology)에 'Clinical and Genetic Characterization of Female Dystrophinopathy(여성에게서 유발된 디스트로핀병(듀센 및 베커 근이영양증) 환자의 임상적, 유전학적 특징)'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1: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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