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완 교수, '설사, 복통, 열, 체중 감소' 등 동반
입부터 항문까지 위장관 부위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
[보건타임즈] 크론병은 입, 식도, 위, 소장, 대장, 항문에 이르는 위장관 부위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흔히 대장 질환이라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주로 대장 부위에 국한해 염증과 궤양이 생기는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입에서 항문까지 장관 어디나 병변이 있을 수 있으며, 염증이 장의 모든 층을 침범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관절염, 발진 등 전신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이 질환은 소장과 대장의 연결 부위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대장, 회장, 돌창자 말단부, 소장 등에서도 발생한다.
신규 '크론병' 환자 증가율 '꾸준'
'조기진단-초기치료' 중요
최근 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만 약 1만 8천여 명에 이른다.
2011년과 비교해 4천 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총 진료인원의 절반이 20~30대 환자이며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 이 질환의 특징이다.
크론병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정확하지 않다.
유전적 요인, 면역학적인 요인,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2000년대 이후 환자 수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여 서구식 식습관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크론병은 특히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이 크론병의 발병은 물론, 재발과 악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정완 교수(사진)는 "가장 흔한 증상으론 물과 같은 설사, 복통, 열, 그리고 체중 감소"라며 "당장 수술이 필요한 환자부터 증상이 거의 없는 환자까지 개인마다 증상의 종류와 심한 정도가 매우 다양한 것이 특징"이라면서 "꾸준한 연구의 결과로 다양한 치료 방법이 개발됐으며 증상과 염증을 완화시키면서 장기의 손상을 막기 위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의 약제 치료를 한다거나 때론 수술 치료를 한다"고 밝혔다.
지속적이거나 혹은 간헐적으로 '복통' 유발
'성장이나 사춘기 지연, 성장부진' 등 증상 다양
대개 크론병을 스트레스가 심한 '젊은 남성 직장인'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환자의 약 15% 정도가 19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일 정도로 어린 환자가 많은 질환 중 하나라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소아∙청소년 크론병 환자는 설사와 염증, 식욕부진 등으로 영양 흡수가 충분치 않아 성장부진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통 소아∙청소년 크론병 환자의 10~40%가 성장부진을 호소한다.
서 교수에 따르면 성장이나 사춘기 지연 등으로 진료실을 찾았다가 크론병을 진단 받는 일도 있다.
급성 복통이 호전된 후에 심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복통이나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있을 때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서 교수의 지적이다.
서 교수는 "자녀가 ▲또래보다 눈에 띠게 갑자기 성장 속도가 늦다거나 ▲체중이 의도하지 않게 감소할 때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가 늦어질 땐 아이에게 설사나 복통이 있는지를 확인, 만약 증상이 있다면 소아 크론병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며 "이외에 항문 주위에 덧살이나 종기가 생겼다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기에 크론병을 발견해 치료하면 합병증 발생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합병증이 생겼더라도 더 좋은 치료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 교수는 "설사나 복통이 간헐적으로 있거나 바쁜 학업일정으로 증상을 간과해 병이 진행된 후에 병원을 찾거나, 소화기 증상이 있어도 민감하지 않아 잘 참는 점잖은 아이일 경우엔 성장부진으로 진찰을 받으러 오기도 한다"며 "소아 크론병은 성인과 달리 성장에 영향을 미쳐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사실 염증성 장질환이 현재 꾸준히 증가하기는 하지만 감기처럼 흔한 질환을 아니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다만 평소 자녀 건강 상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설사나 복통, 체중 감소가 있다면 자세한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또래보다 성장이 늦을 때는 소아 소화기 영양 전문가를 찾는 것도 현명한 방법으로, 영양 평가를 시행 후 충분한 성장을 위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라고 전했다.
약물치료 요법 중 하나인 스테로이드 제제는 소아·청소년 환자의 성장에 영향을 미쳐 비타민이나 영양제 등을 투여하는 등 적절한 영양치료가 필요하다.
크론병을 앓는 환자는 복통이나 설사로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할뿐더러 장에서 영양소의 흡수력이 떨어져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지적이다.
<Tip 1. 이런 증상 있다면 소아 크론병 의심>
1. 소화기 증상(복통이나 설사 등)이 있으며 최근 체중 감소
2. 사춘기 연령대 2차 성징 지연
3. 복통이나 설사 반복
4. 다른 질환으로 설명할 수 없는 발열, 빈혈, 관절통, 피부 질환 등의 증상 동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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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2. 소아 크론병 환자의 영양 관리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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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아는 대로 신선한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질병 초기엔 병원에서 처방하는 영양 액을 섭취하면 회복이 빠르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할 땐 비타민 B군과 비타민 D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통곡물을 적절하게 먹고 햇빛을 충분히 쪼여야 한다. 항염증제를 복용할 때에도 엽산 등 비타민 B군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적절한 영양 섭취도 중요하지만 크론병은 만성 질환으로 약을 장기 복용하게 돼, 자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면서 가족 모두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동참하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자세다.
1. 충분한 영양과 단백질을 섭취한다
육류, 생선, 두부, 달걀, 콩 등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섭취한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결핍될 위험이 크므로 별도로 보충해야 한다. 단, 우유를 마시면 설사와 복통을 느끼거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경우 경구영양액, 두유, 발효유, 유당이 없는 유제품으로 대체한다. 소아와 청소년은 영양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기 어렵다. 그래서 부모와 환아가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영양 전문의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2. 설사와 복통을 유발하는 음식은 피한다
지나치게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으로 설사나 복통이 생기면, 질병이 악화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섭취를 자제한다. 또 날 것이나 상하기 쉬운 음식, 패스트푸드 등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3. 지나친 식이 및 운동 제한은 지양한다
부모가 지나치게 먹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면, 자녀가 식사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오히려 크론병 회복에 방해될 수 있다. 자녀가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건강한 음식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수다. 운동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가 억지로 운동을 강요하거나 금하는 것 모두 금물이다. 단 심한 피로감이나 복통, 관절통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고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4. 간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식사를 잘 못하는 경우에는 간식을 활용해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을 들인다. 간식은 비타민, 칼슘, 철분 등이 충분히 함유된 다양한 식품군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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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5: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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