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내 헤모글로빈 농도, 자가 설문지'를 조합, 정확하게 진단
김백일 교수팀, "다른 질환 유발 치주질환 관리에 효율적"
치아와 잇몸 사이에 염증 주머니(치주낭)가 생기는 잇몸병(치주질환)의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측정법, 잇몸병검사법(논문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462329586-37.pdf)이 연세치대에 의해 새로 개발됐다.
이 검사법은 염증이 생긴 문제의 잇몸에 검사용 바늘(치주탐침)을 찌르지 않으면서 구강 타액 내 헤모글로빈 농도, 환자가 작성한 자가 설문지, 연령 등을 조합한 주·객관적 지표로 치주질환의 상태를 진단해 낼 수 있다.
이로써 치과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찌르는 치주탐침(바늘) 통증으로부터 벗어나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바늘이 염증을 건드려 심혈관 질환 등 또 다른 질환을 유발할 위험성까지 줄였다.
연세대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김백일 교수(사진)와 치주과학교실 정의원 교수팀은 2014년 3월부터 8월까지 원내 치주과를 찾은 18세~80세 환자 202명(남성 102명, 여성 100명, 평균연령 53.1세)을 대상으로 구강 타액 내 헤모글로빈 수치와 환자 자가보고 설문내용을 혼합한 치주질환자 선별 검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진단의 정확성과 유용성,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에 따르면 치주질환 보유군(치주낭 깊이≥4㎜)과 치주질환 보유군 중 위험도가 높은 군(치주낭 깊이≥6㎜) 모두 기존의 검사용 바늘 찌름 검사법보다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평가 방법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보여주는 AUROCs 값에선 두 그룹으로부터 각각 0.78과 0.76을 획득, 새로운 측정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확인했다.
AUROCs(The area under the ROC(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curves는 통계학에서 판별 모형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며 특성의 형태를 수치로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최대값은 1이며, 1에 가까울수록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UROCs는 새로운 통증 없는 잇몸병(치주질환)검사법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됐다.
지금까지 치주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선 치주탐침이라는 가느다란 바늘을 치아와 잇몸 사이에 염증 주머니를 찔러 깊이를 측정해왔다.
이 치주탐침 검사법은 염증 깊이를 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바늘이 잇몸을 찌를 때 통증이 생겨 환자의 공포감을 불러와 정확한 측정에 시간이 소요됐을 뿐더러 생성된 염증을 건드리게 돼 2차 염증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이에 연구팀은 간단히 수집할 수 있는 타액(침) 내에 존재하는 헤모글로빈 농도가 치주질환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새로운 측정방법을 고안해냈다.
연구팀은 먼저 치주질환이 발생하면 염증 주머니 속의 염증 작용으로 치은 출혈이 일어나며 정도 차이를 측정하면 치주질환의 상태를 정확하게 가늠해볼 수 있다는 원리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대상 환자들에게 무취·무향의 파라핀 왁스를 씹게 해 타액을 채취한 후, 대장(大腸)질병 검사에 사용되는 '용변잠혈검사기'를 이용해 헤모글로빈 농도를 측정했다.
또 치주질환과 연관 깊은 10개 항목의 자가 설문지검사도 시행했다.
설문검사 항목엔 스켈링 경험, 흡연·음주 등 생활습관 측정내용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대상 환자군을 정상집단(치주낭 깊이 0~3㎜), 치주질환 보유집단(치주낭 깊이≥4㎜), 위험도가 높은 집단(치주낭 깊이≥6㎜)으로 분류, 헤모글로빈 수치, 설문조사 내용, 연령 항목을 조합해 새로운 측정방법의 AUROC 값을 구했다.(표 1)
치주질환 보유집단과 위험도가 높은 집단 모두 헤모글로빈, 설문지 내용, 연령으로 구성 된 주·객관적 평가내용을 혼합해 분석했을 때 각각 0.78과 0.76이라는 가장 높은 AUROC값을 나타내 염증 주머니를 직접 측정하는 기존의 방법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측정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김백일 교수는 "한 해 1천200여만 명이 진료를 받을 만큼 구강질환의 대표 치주질환은 심혈관 질환과 각종 전신 질환 발생과 연관을 갖는다. 개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치주질환 상태를 효과적이며 경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연구는 타액 내 헤모글로빈 농도를 바이오마커로 삼아 개인 설문조사와 연령을 조합해 치주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치주질환 역학조사 평가 시 새 측정방법을 응용한다면 간단하게 치주질환을 예측, 진단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논문은 'Diagnostic accuracy of a combination of salivary hemoglobin levels, self-report questionnaires, and age in periodontitis screening (타액 내 헤모글로빈과 치주자가보고 설문지 및 연령을 혼합한 치주질환자 선별 검사법의 정확도)’라는 제목으로 국제전문학술지 ‘JPIS(Journal of Periodontal and Implant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6: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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