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 '허혈성 뇌졸중 위험' 무려 70배

박상준, 우세준 교수팀, '뇌혈관질환 평가, 치료, 예방 필요성' 입증
발병 후 첫 한 달 간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 '약 21.5배'
첫 일주일 동안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 '약 70배' 증가

그림 망막중심동맥폐쇄 발생 전후 허혈성 뇌졸중 위험성

[보건타임즈] 사람의 눈은 망막, 맥락막, 공막이라는 세 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다.
맥락막과 망막중심동맥의 혈액은 눈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이러한 기능의 혈관이 혈전이나 콜레스테롤 색전으로 막혀 폐쇄되면 눈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시력은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진다.

망막중심동맥의 폐쇄는 자각할 수 있는 통증 없이 급격한 시력저하를 일으킬 뿐 아니라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시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빨리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심장병, 뇌혈관질환 등이 지병까지 있을 땐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심뇌혈관질환과 망막동맥 폐쇄는 서로 위험인자를 공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생 기전 또한 유사해 두 질환간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들은 이미 여러 차례 보고돼왔다.
하지만,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 치료에 중요한 의학적정보가 될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시기와 이 시기의 위험도를 평가한 연구는 없었다.

박상준 교수

우세준 교수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박상준, 우세준 교수팀은 망막중심동맥폐쇄가 발생했을 경우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성 수준과 함께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시점을 연구한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먼저 심사평가원의 청구 데이터를 이용, 한국인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에게서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의 위험이 언제, 어느 정도 높아지는지를 파악해 들어갔다.
당시 한국인 전체인구를 대상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인구집단의 설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망막중심동맥폐쇄가 상대적으로 드문 질환지만 분석에 필요한 충분한 수(이전에 심뇌혈관질환 발병이 없었던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 1,585명)의 환자를 연구에 포함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 결과 망막중심동맥폐쇄가 발병한 경우 발생일 기준 6개월 이전과 비교해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도가 발생 후 한 달 간 약 21.5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참조)
망막중심동맥폐쇄 발생 후 일주동안은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도가 약 70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망막중심동맥폐쇄 발생 후 첫 1달 이내, 특히 첫 1주에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이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되면서, 망막중심동맥폐쇄가 발생하게 될 경우 빠른 시간 내에 뇌 자기공명영상과 같은 뇌혈관질환의 평가와 신속한 치료, 예방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해냈다.

반면 망막중심동맥폐쇄의 발생과 출혈성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의 위험은 서로 시기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들의 경우 출혈성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 등의 질환과 위험인자를 서로 공유, 이들 질환의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팀의 지적이다.

박상준 교수는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에서 발병 초기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이 증가됨을 확인하게 되면서, 망막동맥폐쇄가 발병하면 가급적 빨리 MRI를 포함한 뇌혈관질환의 검사가 필요하다면서 이와 같은 내용은 향후 임상지침으로 개발해야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를 위해선 추가연구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인돼야할 것이다. 결국 망막동맥폐쇄와 심뇌혈관질환 사이의 위험성과 위험기간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쌓인다면 망막동맥폐쇄 환자의 사망률과 심뇌혈관질환으로의 이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망막혈관이 막히는 질환은 뇌혈관, 심장질환과 위험인자를 서로 공유해 평소 혈압 측정이나 정기적인 혈액 검사 등으로 당뇨와 고지혈증을 확인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며 "고혈압, 당뇨 등의 위험인자를 확인했다면 정기적인 검진과 상담을 통해 예방적 중재를 시행해야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논문은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미국안과학회지(Ophthalm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