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신경차단술-MBB, '수가 적용, 삭감' 제각각

고시→내규 '상하위법체계' 어겨가며 '급여 삭감'
공개 안 된 심평원 내규, '수가삭감수단'으로 갑질
건보당국에 '산정기준 표준화, 일관성 있는 정책' 주문

김창수 회장

김성곤 이사장

[보건타임즈] "산정기준(고시 제 2009-180호)에 의거 신경차단술을 시행해도 심평원이 제멋대로 바꾼 내규를 잣대로 각 지역 지원마다 수가에 적용했다 안했다 제각각이어서 일반과 개원의계에 크게 혼선을 주고 있다. 게다가 원인 모르게 신경차단술의 수가가 삭감이 돼 지역지원에 문제제기 시엔 그저 심평원의 내규를 근거로 내세워 손사래를 치는 사태가 의료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를 요약, 정리하면 이렇다.
모두가 지키도록 고시한 보건복지부의 신경차단술 산정기준에 맞춰 똑같이 적용해야 할 심평원의 내규를 제멋대로 바꿔 각 지원마다 적용했다 안했다 오락가락함으로써 어느 곳에선 제대로 수가를 받는가하면 어느 곳은 삭감하는 등 지역 간의 형평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풀어내려면 정부의 신경차단술 산정기준에 맞춰 내규를 표준화하는 것은 물론 심평원의 지역 지원은 지역 간의 차별 없이 이를 집행하라는 거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증상을 막는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대개 C-arm이나 엑스레이를 보면서 압박된 신경이 있는 부위에 약물을 투약하는 주사요법을 가리킨다.
약물이라면 항염증 작용을 하는 스테로이드와 진통을 완화시키는 마취약을 일부 섞은 것을 의미한다.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회장 김창수 이사장 김성곤)는 최근 서울성모병원 의과학 연구관 2층 대강당에서 '신경차단술 고시에 맞춰 청구 잘하기'란 주제로 개최된 제31회 동계통증 연수강좌에서 "병, 의원이 어느 지역 지원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수가의 삭감 유무가 결정된다"며 정부와 심평원에 일관성 있는 정책을 주문했다.

여기에 "왜 삭감을 하느냐"는 문제제기에 지원으로부터 돌아오는 답변은 고작 "내규대로 했다였다"면서 이는 곧 개원의의 재산을 침해하는 것인데 법률적 근거 없이 신경차단술 수가삭감의 잣대가 됐던 내용은커녕 지시기관, 자문의 조차 전혀 알려주지 않은 채 피해만 당한다는 게 개원의협의회의 주장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신경차단술은 수가가 일반보다 높아 많은 개원의의 관심을 갖게 되면서 청구건수가 크게 늘어나 2015년부터 건보당국이 선별집중대상으로 분류, 중점관리돼 왔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이해를 도우려는 통보나 법률적 공고 없이 우선 수가삭감부터 하고 보자는 식이어서 갑질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김창수 회장은 "건강보험재원이 한정돼 억제시키려는 의도로 짐작되지만 먼저 복지부의 신경차단술 수가산정기준고시를 적용한 뒤 심평원의 내규를 잣대로 대는 상하위법체계까지 어겨가며 우선 삭감부터 하겠다는 것은 엄청난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김성곤 이사장은 "법치국가 한국에서 자신들에게 저촉되는 보건의료 단체들조차 모르는 내규가 고시보다 먼저 집행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고시의 경우 2009년 제정된 뒤 7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현실에 맞게 단 한번 업그레이드된 적이 없었다"며 "책임 있는 건보당국으로써 내규에 새로운 변화가 있다면 공지를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일방적으로 부당하게 삭감을 당하는 것이 언론엔 깎인 액수만큼 부당청구나 불법 청구한 것처럼 오도돼 나간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국민들은 신문보도를 통해 의사들을 부도덕 집단으로 생각한다"며 개원의협의회를 대표해 억울함을 나타냈다.

기존에 삭감당하지 않던 것이 강제로 깎인 사례도 공개했다.

김 이사장은 "고시에선 신경차단술 주2, 3회, 허리디스크에 처방하는 MBB(허리통증완화주사)의 경우 월 2회 수가로 인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심평원이 공개하지 않는 내규에 의해 무조건 삭감된다"면서 "심평원에 삭감한 이유를 물었지만 자문의의 자문대로 채택했으며 자신이 이 분야의 마취통증학과 개원의이라고 공개해도 논리는 밝힐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이 부분에 의원협회에서도 가장 질문이 많았으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개원의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요즘 흔히들 개원의에겐 피부미용, 검진, 통증 3과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어렵다"며 "그나마 위안이 됐던 신경차단술마저 건보당국의 갑질로 수가가 삭감되는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면서 "슬픈 얘기지만 환자진료에 몰두해야 할 의사가 건강보험을 인정받는지 못 받는지에 바짝 신경을 쓰게 되는 만큼 피해가 환자에게로 가게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