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영유아 일측성 난청, ‘색소 이상 질환과 연관’ 첫 규명

최병윤 교수팀, 신생아 ‘약 1천 명 중 1명 꼴’ 발생
일측성 난청 €내원영유아 50명’ 대상으로 원인 연구
학습 능력, 행동 발달 늦어져 서둘러 ‘청력 검사’
논문 저명한 국제 학술지 ‘Medicine’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일측성 난청(single-side deafness)은 한쪽 귀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경우, 일반적인 난청보다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난청이 있는 방향에서 소리가 들려오거나 시끄러운 환경에서 대화중엔 말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거나 소리의 방향을 구별하지 못해 성장기 학습 활동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곤 한다.

이 때문에 일측성 난청이 있을 시엔 난청 측에서 들리는 소리를 정상 측 귀로 전달해 양쪽에서 소리를 듣게 만들어주는 ‘크로스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와우(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시켜 양쪽 귀에 소리를 전달하는 인공와우 이식술 등의 ‘이식형 보청기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러한 일측성 난청영유아는 새로 태어나는 신생아 약 1천 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일측성 난청은 바이러스 감염, 두부 외상, 유전자 변형 등으로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사진)팀은 영유아 일측성 난청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이 질환으로 내원한 50명의 환아를 대상으로 연구에 들어갔다.

이 결과, 50명의 환아 중 4명의 환아에게서 유전에 의해 일측성 난청이 발생했다는 사실과 이들 모두 색소 이상 질환과 연관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유전성 일측성 난청을 가진 4명의 영유아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 검사(Sanger sequencing)를 실시한 결과 4명 중 2명에서 와덴버그(Waardenburg) 증후군 유전자를 찾아냈다.

와덴버그 증후군이란 청각 장애와 색소 변화 등을 특징으로 하는 유전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감각신경성 난청이나 주근깨, 새치 등의 피부 색소 이상, 눈 사이가 먼 내안각 이소증 등의 특징을 나타낸다.
이전까지 와덴버그 증후군 환자에게서 드물게 일측성 난청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보고되긴 했지만, 누구도 이를 서로 명확하게 연관을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최 교수팀이 연구를 통해 영유아 일측성 난청 환자의 일부(8%)가 유전에 의해 발병되며, 이중 절반에 가까운 비율은 와덴버그 중후군에 의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영유아에서 일측성 난청 증상이 나타났다면, 형제·부모 중 주근깨나 새치 등의 색소 이상 증상이나, 내안각 이소증 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최 교수는 “영유아에서 일측성 난청이 있을 경우, 학습 능력과 행동 발달이 늦어져 아이가 한쪽 귀로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소리를 놓친다든지, 소리 나는 방향을 인지하는데 문제가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청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환아가 일측성 난청의 가족력을 보유했거나 부모, 형제 중 와덴버그 증후군의 증상을 보이는 사례가 있다면 유전자 검사를 실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이에 맞는 청각 재활을 시행, 학습 활동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저명한 국제 학술지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