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영·장정원 교수팀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 707명 연구
항바이러스 치료로 ‘장기간 예후 향상’ 증명한 첫 성과
논문 미국 간학회지 ‘Hepatology’ 게재
[보건타임즈] 간이식이외엔 손을 쓸 수 없었던 중증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라도 항바이러스로 치료를 통해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서 비대상성 간경변증은 간 기능의 심각한 저하와 황달, 부종, 혈액 응고 이상, 위-식도 정맥류, 비장 비대, 복수와 간성혼수, 간신 증후군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일으킨다.
5년 생존율도 비대상성 간경변증은 14~35% 로 보고될 정도로 대상성 간경변증 80~85%보다 예후가 좋지 않아 결국 간부전으로 악화돼 사망할 수 있다.
현재 이러한 비대상성 간경변증에 동반된 만성 B형간염의 항바이러스 치료는 B형간염 바이러스 활동성 유무나 간 효소 수치와 관계없이 시행되도록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치료받은 환자와 안 받은 대조군을 비교해 항바이러스 치료가 간 기능을 향상시켜 장기간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연구가 처음 나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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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영 교수 |
장정원 교수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종영(교신저자)·장정원(제1저자) 교수팀은 B형간염에 의한 18세 이상의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 707명을 대상으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7개 기관에서 7년 동안 진행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결과, 항바이러스 치료로 간 이식을 받지 않고 5년 동안 생존하는 5년 무이식 생존율이 평균 13% 이상 증가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기 치료를 받은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의 5년 무이식 생존율은 59.7%로, 치료를 받지 않은 군의 46%보다 13.7% 높았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의 대부분이 간 기능이 비교적 좋은데다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거나 농도가 낮은 예후가 좋은 군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의 항바이러스 조기치료의 효과는 더욱 뚜렷할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만성 B형간염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가 조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으면 장기 생존율과 간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가 더 우수했다.
종합적인 간 기능을 보여주는 ‘차일드(Child-Pugh)점수’도 5년간 평균 2.06점 감소했다.
차일드 점수는 환자의 간성 뇌증, 복수, 각종 간 기능 혈액 검사 수치를 세 등급으로 나눈 뒤 합산한 값으로 정상 기준이 5점 이하다.
이에 따라 차일드 점수가 7점 이상이면서 간경변증 합병증이 발생해 간이식이 필요했던 375명의 환자 중 33.9% 127명의 환자들은 항바이러스 치료 후 1년 내에 간 기능이 향상돼 간이식 대기 명단에서 빠졌다.
또 항바이러스 치료는 간 기능 향상의 독립적인 예후 인자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나이, 연령 등의 차이에 대한 성향점수를 조정한 위험도가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4.11배나 높았다.
간경변증은 주요 위험인자가 만성 B·C형간염, 알코올, 지방간 등이다.
간은 평소 두부처럼 부드럽지 만 간경변을 일으키면 자갈밭처럼 굳는다.
간경변증은 초기에 무증상이나 피로, 식욕부진과 체중감소 등이 발생하지만 후기엔 황달, 복수, 세균성 복막염, 간성혼수, 식도와 위 정맥류 출혈, 하지부종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다.
간경변증 환자는 대상성 간경변증과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나눌 수 있다.
대상성 간경변증은 간경변증이 동반했지만 아직까지 합병증이 없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다.
비대상성 간경변증은 말기 간질환으로 더 이상 간의 정상적인 기능이 유지되지 않아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기는 간질환의 상태를 말한다.
즉 비대상성 간경변증이란 황달, 복수, 정맥류 출혈 등 간부전(간 기능 이상) 증상을 보이는 간경변증의 형태로,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로 생기는 만성염증이 치료되지 않고 오래 지속될 경우 심한 간 손상으로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최근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서 연수를 마치고 온 장정원 교수는 “국내 간암환자의 약 70%가 B형간염 환자인 점을 고려할 때 간암의 전단계인 간경변증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미 진행된 간경변증 환자는 약물치료를 받는 상태이더라도 간암검진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종영 교수는 “이번 연구로 항바이러스 치료는 만성 B형간염 관련 비대상성 간경변증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간 기능을 개선시키며 장기간 생존율을 향상시켜 조기에 적극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은 미국 간학회지인‘Hepatology’6월호(Impact factor: 11.055)에 발표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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