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10년 이상 당뇨환자 절반 ‘심혈관질환’ 발생

무증상 당뇨환자 933명 중 40%, ‘관상동맥 내 50%이상 협착’ 최소 한곳
심할 경우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2배 위험
논문 ‘유럽심장학회 심혈관영상 학회지 최근호’ 게재

그림1

그림2

[보건타임즈] 당뇨의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이라면 환자가 흉통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심각한 심뇌혈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대개 당뇨병은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 사망률을 2~4배 증가시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무증상 당뇨환자의 혈관을 검사, 당뇨기간과 동맥경화 정도에 따라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의학적으로 입증해낸 연구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육 교수

조재형 교수

김진진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교신저자)·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 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 김진진(제1저자)교수팀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31세 이상 무증상 제2형 당뇨환자 933명을 관상동맥CT로 검사한 결과, 40% 374명이 관상동맥 내 50%이상 협착이 최소한 1군데 이상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당뇨가 앓아왔던 환자 517명 중엔 49.1% 254명이 관상동맥 내 50% 이상 협착, 즉 죽상경화반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3곳 이상 관상동맥 혈관이 막힌 환자는 12.4% 64명으로 5년 미만 환자 중 6.1% 14명보다 많아 유병 기간이 길수록 여러 곳의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경화반 현상을 보임으로써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진단됐다.

이와 함께 관상동맥 CT 검사로 관상동맥 내 칼슘이 쌓인 정도(Cornary artery calcium score), 전체 관상동맥 내에서 50% 이상 협착을 일으키는 죽상경화반의 수(Atheroma burden obstructive score), 죽상경화반이 있는 관상동맥 분절의 수(Segment involvement score), 협착 정도에 따라 가산점을 준 죽상경화반 분절의 수(Segment stenosis score) 등 관상동맥 죽상경화반 중증도 점수도 확연하게 높았다.(그림1)

죽상경화반은 혈관 내에 칼슘이 쌓이면서 50% 이상 협착을 일으켜 관상동맥 내에 이물질이 침착, 심장의 근육, 즉 심근(心筋)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류통로(동맥혈관)의 지름이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주로 혈관의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내막(endothelium)에 콜레스테롤이 침착,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는 ‘죽종(atheroma)’이 형성되는 혈관질환, 즉 죽상경화증을 일으킨다.

가령 죽상경화증은 수도관(우리 몸의 동맥) 안에 녹, 전문용어로 ‘죽상경화반(atheroma)’이 생겨 이물질이 침착, 혈류통로의 지름이 좁아져 발생한 질환으로 여기면 된다.
‘죽상경화반(atheroma)’은 ‘수도관’의 안쪽에 누적되는 ‘녹’과 같은 존재로 보면 맞다.

‘죽상경화반’은 콜레스테롤과 염증을 일으키는 세포 등이 축적돼 동맥 내부에 죽처럼 끈적끈적하게 붙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5년 동안 환자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61명이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심뇌혈관 합병증이 발병했으며 당뇨유병 기간이 길수록, 심혈관 질환이 심할수록 발병률이 높았다.
심혈관 질환이 심한 당뇨 환자는 심하지 않은 환자보다 이러한 심각한 심뇌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1.979배를 웃돌았다(그림2).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당뇨병 유병 율은 2001년 8.6%에서 2010년 10.1%로 늘어났다.
국민 10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다.
당뇨병은 췌장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전혀 나오지 않는 제1형과,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충분하지 않은 제2형으로 나뉜다.
당뇨 환자의 약 95%는 제2형에 속한다.

장기육 교수는 “그동안은 당뇨환자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면 관상동맥질환 검사를 권장하지 않았으나, 당뇨 유병기간이 길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10년 이상 앓아왔다면 예방을 위해 검사를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심장학회 심혈관영상 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 Cardiovascular Imaging) 6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