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고혈압, 짠맛 포기 못하면 ‘칼륨’ 늘려라

박경희 교수팀 ‘2만4096명 분석 결과’ 논문 발표
‘칼륨 섭취량 1㎎/㎉ 늘 때마다 수축기 혈압 1.01㎜Hg씩 ↓”

[보건타임즈] 최근 나트륨뿐만 아니라 칼륨 섭취도 고혈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논문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444715325-56.pdf)가 나왔다.

고혈압은 심비대, 관상동맥질환, 대동맥질환, 심부전, 신부전과 뇌졸중(뇌출혈, 뇌경색)을 유발하는 무서운 병이다.

대부분의 경우 증상을 못 느껴 많은 사람이 무관심하기 쉽다.
고혈압을 발견했을 땐 이미 합병증이 유발됐을 가능성이 커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다.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선 적정 체중 유지,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되도록 짠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583㎎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수준 2,000㎎의 2배 이상이다.
고혈압 예방을 얘기할 때 저 염식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에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사진)는 나트륨 섭취 못지않게 칼륨 섭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팀은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혈압 약물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20세 이상 2만4096명의 나트륨과 칼륨 섭취량과 혈압과 관계를 분석했다.

이 결과 나트륨과 칼륨의 섭취량이 혈압과 연관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나트륨 섭취량이 1㎎/㎉ 늘어날 때마다 확장기 혈압이 0.21㎜Hg 올라갔다.
칼륨 섭취가 1㎎/㎉ 늘어날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01㎜Hg씩 내려갔다.

나트륨과 칼륨 섭취량의 중간 값(나트륨 2,302.9㎎/1000㎉, 칼륨 1507.8㎎/1000㎉)을 기준으로 저나트륨/고칼륨군, 고나트륨/고칼륨군, 저나트륨/저칼륨군, 고나트륨/저칼륨군으로 분류했을 때, 저나트륨/고칼륨 군보다 저나트륨/저칼륨군은 140/90㎜Hg 이상으로 혈압이 높은 군이 될 확률은 1.19배, 고나트륨/저칼륨군은 1.21배 높았다.

연구팀은 나트륨/칼륨 섭취 비율과 혈압과 연관성도 조사했다.
나트륨/칼륨 섭취비율이 높을수록 혈압이 상승하는 것과 연관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나트륨을 상대적으로 적게 섭취하는 경우 저나트륨/저칼륨 군의 혈압이 높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각 무기질 섭취의 절대량 못지않게 나트륨/칼륨 섭취비율도 혈압에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문의 공동 1저자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혜미 교수는 “상대적으로 칼륨섭취가 적은 군은 비타민 C섭취량도 낮았다”면서 “이는 곧 칼륨의 공급원인 채소와 과일 섭취가 낮음을 간접적으로 반영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칼륨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만성신장질환자나 칼륨 배설과 관련된 약물치료 같은 일부 경우를 제외한다면 이 연구에서 도출된 내용이 한국인의 혈압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사실을 유추해낼 수 있다.

박 교수는 “여러 연구를 통해 나트륨 섭취와 고혈압의 관계는 많이 알려졌지만, 국내에선 칼륨 섭취를 함께 고려한 연구가 많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 고혈압 예방에 나트륨을 적게 먹는 것 못지않게 칼륨 섭취를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며 나트륨 섭취가 많은 사람과 칼륨 섭취가 부족한 사람들은 칼륨 섭취를 늘림으로써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 학술지 ‘영양과 식이요법학회 저널’(Journal of the 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 2015년 4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