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진 교수팀, “급성기 치료 후 사회성 증진 훈련 필요”
[보건타임즈] #A씨는 다른 사람과 같이 어울려 생활하기가 힘들다.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이상한 환청을 듣고는 괴이한 행동을 해 정신병원에 입원, 2달여간 치료받다가 나아져 퇴원해 집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건강했던 이전의 상태로 돌아기지 못하고 있다. 그는 두려움이 많아져 외출을 꺼리거나 말수도 줄었으며,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꺼내 어색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A씨의 경우는 조현병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사회성 결핍의 상태다.
이와 같은 조현병 환자들은 환각과 망상, 비논리적 사고 등의 심각한 급성기의 증상들이 문제이지만, 호전되더라도 감정둔마와 인지장애 등의 후유증상이 남는다.
이처럼 사회기능 감퇴로 많은 환자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최근 한 국내 대학병원 연구팀이 조현병 환자들의 사회기능 감퇴가 뇌의 일정 부분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아 초래된다는 것을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한 뇌 자기공명촬영(MRI)을 통해 규명(논문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441612345-63.pdf)해내 화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재진 교수팀은 조현병 환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가상의 사회상황에 대한 반응을 보는 ‘가상현실 사회지각 과제(virtual social perception task)’를 통해 뇌기능을 MRI로 직접 관찰하는 연구를 시행했다.
김 교수팀은 증상이 상당히 호전돼 안정기에 있는 조현병 환자 17명과 일반인 19명을 대상으로 가상현실 속에서 아바타가 제시하는 말을 할 때 직접 상황과 감정에 맞는 적절한 말을 했는지를 판단하도록 했다.
또 연구팀은 이들이 다양한 종류의 사회적 환경을 담은 가상현실을 3초간 지켜보게 한 뒤, 아바타가 대답하는 긍정, 부정, 중립적인 내용 등이 담긴 6가지를 1초 안에 적절한지 판단해 마우스 버튼을 누르게 했으며 이들의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MRI)으로 촬영해 변화를 살폈다.
이 결과 뇌의 인지기능을 조절 통제하는 조현병 환자군의 ‘복외측전전두피질(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과 타인의 의도를 파악하는 ‘상측두고랑(superior temporal sulcus)’ 영역의 활성이 정상인 군과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다.[그림 기상현실(상), 뇌기능변화(하)]
그 동안 의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조현병 환자들의 뇌 활동이 정상인과 다르다는 것을 냈으나 대부분 인간의 인지나 감정과 연관된 뇌 활동에 국한된 편이어서 연구 기술 상 한계가 많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최첨단 가상현실이라는 방식을 새로 접목시켜 조현병 환자들의 사회활동 반응과 뇌기능 간의 연관을 직접 규명했다는 것이다.
연구책임자 김 교수는 “연구 결과 조현병 환자들은 급성기 치료 후에 별도의 사회성 증진 훈련이 필요한 이유가 분명해졌다”며, ‘이번에 확실하게 확인돼 가상현실치료 등이 조현병 환자의 사회성 증진 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현병이란 과거 정신분열증이라 일컬어진 질환이다.
이 정신과질환은 망상, 환각, 비정상적, 비상식적인 말과 행동, 대인 관계 회피, 무표정, 의욕상실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조현병은 신체적 이상이나 약물 등이 원인인 정신증이나 우울증, 조울증 등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조현병은 이러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며 사회-직업적인 문제를 가져올 때 진단된다.
이 연구논문은 최근 정신약물&생물정신의학(Progress in Neuro-Psychopharmacology & Biological Psychiatry)에 게시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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