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국내의학자, 암줄기세포 ‘CD133’ 발현기전(간암) 첫 규명

‘CD133’ 세포주기, 생존, 세포분열과 연관된 유전자에 관여
다른 종류 암 치료 ‘항암제 개발 가능성’ 제시

[보건타임즈] 암줄기세포 ‘CD133’의 발현기전(간암)을 새로 밝혀낸 국내의학자의 연구가 세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로써 간암에서 IL-6에 의해 유도된 STAT3 활성을 억제시켜 암줄기세포 표지자 CD133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면 간암뿐만 아니라 STAT3 활성과 CD133 발현이 모두 증가된 다른 종류의 암 치료에 획기적인 치료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연구논문은 지난 7월 6일 WILEY-BLACKWELL에서 발행하는 위장병학과 간장학 계열의 유명한 저널지 Hepatology에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김병학 박사

예상규 교수

이 논문의 제1저자는 서울의대 약리학교실 원철희 박사와 김병학 박사, 공동교신저자는 연세의대 방사선 종양학과 이윤한 교수와 서울의대 약리학교실의 예상규 교수다.

간암은 만성적인 염증에 의해 초래되며,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흔하게 진단되는 높은 치사율의 암이다.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지만 환자가 자각증상을 거의 못 느껴 조기 발견이 어려워 심하게 진행되거나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돼 치료가 어려운데다 재발 율이 높은 치명적인 질병이다.

이에 따라 간암을 조기에 진단,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간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다.

CD133은 암줄기세포(cancer stem cell)로 알려져 있다.
간암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암에서 발견돼 종양의 개시, 전이, 약물저항성과 연관이 있다.
지금껏 이전의 연구에서 CD133은 암줄기세포에 대한 기능만 알려져 있을 뿐 발현과 직간접 관련된 분자기작은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STAT3는 전사인자로 작용,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에 필요한 다수의 유전자 발현을 유도해 암의 발병, 유지와 전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CD133와 관련성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연구는 간암 환자의 간 조직에서 활성화된 STAT3와 HIF-1a, CD133의 발현, 환자의 혈액에서 IL-6 농도가 각각 증가한다는 사실에 주목, 이들 간의 상호관련성을 찾게 되면서 시작하게 됐다.

이 결과 다수의 간암 세포 주에서 STAT3의 활성화와 CD133 발현의 증가가 관찰됐으며, 모든 간암세포에서 IL-6에 대한 수용체 (IL-6R와 gp130)가 발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이를 통해 IL-6에 의해 활성화된 STAT3가 CD133 발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추측을 낳게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제로 간암세포에서 STAT3가 IL-6에 의해 활성화되면 CD133의 전사활성과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러한 현상은 AG-490 또는 sorafenib을 이용하거나 STAT3에 대한 shRNA를 통해 STAT3의 활성을 억제하면 CD133의 전사활성과 발현이 모두 감소했다.

CD133의 발현은 산소가 결핍된 저산소상태의 종양미세환경에서 HIF-1a의 발현에 의해서도 조절됐다.
활성화된 STAT3와 HIF-1a 발현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 CD133의 발현이 더욱 증가했다.

저산소 종양 미세 환경, CD133 발현에 대한 분자기작에서 STAT3은 또 다른 종양유발 단백질 NF-kB와 함께 또는 HIF-1a의 프로모터 부분에 결합해 각각 작용한다.
이러한 효과는 sorafenib으로 STAT3 활성을 억제했을 때 나타났다.

또 분자생물학적 접근과 마이크로어레이 분석에서 CD133은 세포주기와 생존, 세포분열과 관련된 유전자(Cyclin A, Cyclin D, Bcl-2, Bcl-xL, survivin, TACC1, ACF7, CKAP5, SKAP2, CLASP1, CLASP2, TRIP-Br2, MAP4K4)의 발현을 조절, 세포분열을 촉진시키거나 세포의 생존율이 증가하는데 관여한다는 것이 연구팀에 의해 처음 확인됐다.

연구팀은 동물모델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입증, 규명해냈다.

예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간암에서 CD133 발현에 대한 분자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하게 됐으며, 종양미세환경에서 STAT3가 CD133의 발현을 직접 조절,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저산소환경에서 종양유발 단백질 STAT3, NF-kB와 HIF-1a가 함께 협력, CD133의 발현을 더욱 증가시키는데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찾아냈다”면서 “활성화된 STAT3를 표적으로 하는 물질을 개발, CD133의 발현을 억제하면 간암은 물론 STAT3 활성과 CD133 발현이 높은 다른 종류의 암 치료의 새로운 전략이 될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김병학 박사는 “STAT3가 다양한 종류의 암 환자와 암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있음이 다수의 연구에서 보고됨으로써 암 발생이나 종양의 성장과 전이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STAT3를 표적으로 하는 새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면서 “아직까지 STAT3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가 개발되지 않았지만 STAT3를 표적으로 하는 후보물질을 발굴, 새 항암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암정복개발사업)와 미래부의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선도연구센터와 중견연구자지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