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류 찾는 만성 식습관‥‘설탕 중독’ 키운다
가공된 당류 섭취 비율 67.7%‥‘천연 당분’으로 대체
[보건타임즈] 지난해 여름 달콤한 감자칩을 시작으로 올 봄 품귀 현상까지 빚은 달달한 과일 맛 소주까지 지금 대한민국은 ‘단맛 열풍’이 거세다.
최근엔 설탕으로 맛을 낸 레시피로 ‘슈가 보이’라는 별칭 요리연구가의 요리법이 인기를 끌며 SNS마다 요리를 따라 만든 인증 글이 넘쳐난다.
또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땐 흔히 ‘당이 떨어졌다’라는 표현을 쓸 만큼, 설탕은 우리의 몸에 흡수돼 빠르게 당으로 바뀌어 운동 후 피로회복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뛰어난 에너지원의 역할을 하지만 오래 동안 습관적으로 과다하게 먹다간 결국엔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설탕의 과도한 섭취는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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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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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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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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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건진의학과 전혜진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임원정 교수, 소아청소년과 서정완 교수의 도움 받아 자세하게 알아봤다.
과다한 ‘설탕섭취습관’
“당뇨병·관상동맥질환 등 발병 위험 높인다”
좋은 음식이라도 과하게 먹게 되면 오히려 몸에 해롭다는 말이 있다.
설탕이 듬뿍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뇌는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인슐린을 다량 분비한다.
이처럼 단 것을 오래동안 습관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저혈당 증상이 온다.
뇌는 다시 설탕이 필요하다고 인지하게 되며 또다시 단 음식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문제는 이런 습관이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켜 무기력증, 피로, 비만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할 경우 당뇨병과 관상동맥 질환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탕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사람은 조금 첨가된 음식만 먹는 사람과 비교해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한 바 있다.
2010년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영양학과의 연구결과에선 당분이 첨가된 음료수를 하루에 한두 잔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26%,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의 총 당류 섭취량은 평균 61.4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1일 권장량인 50g을 훨씬 웃돌아 과다한 설탕 섭취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나친 설탕 섭취는 호르몬 분비는 물론 장 기능 저하에 악영향을 끼친다.
장은 인체의 가장 큰 면역 기관이면서 독성 물질을 걸러내는 곳이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장내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정상적인 장의 기능을 해치며 장 점막까지 손상을 입힌다.
이같이 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장내 독소들이 그대로 쌓여 만성피로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면역 기능에 문제를 일으켜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전 교수는 “적당량의 설탕은 포도당을 빠르게 올려 두뇌활동을 돕고 원기를 순식간에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 좋은 에너지원이다”며, “하지만 설탕 섭취가 지나치면 비만이 되기 쉬울 뿐 아니라 혈액 속에 중성지방 농도가 올라가는 동시에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며, 장기적으로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습관성 만성 당류섭취습관, ‘설탕 중독’ 야기
정신과 진단명에 명시될 만큼 ‘무서운 병’
만약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단 음식부터 생각나고 단 음식을 끊으면 손발이 떨린다든가 산만해지거나 무기력증·우울증까지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 ‘설탕 중독(Sugar Addiction)’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설탕 중독은 신체적·심리적 원인에 의해 단 것을 끊임없이 찾아 먹는 행동으로, 정신과 진단명에 명시될 만큼 무서운 병이다.
이병에 만성적 설탕 섭취와 만성 음주로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도 위험성을 시사한다.
단맛은 뇌 내 쾌락 중추를 자극, 신경 전달 물질 세로토닌을 분비시킨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단 것을 먹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과잉 섭취할 경우 단맛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결국 중독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만성적으로 과다한 설탕에 노출되면 뇌의 보상중추에 작용하는 도파민이 분비돼 마약을 복용할 때 처런 쾌락과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도파민의 분비가 늘수록 몸은 도파민에 내성이 생기게 되며 더 많은 쾌락을 위해 많은 양의 설탕을 찾게 돼 결국 설탕 중독에 빠질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원정 교수는 “우울한 환자들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설탕 등의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된다면서 평소와 다르게 자꾸 단맛이 착게 된다면 혹시 우울감이 증가한 것이 아닌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며, “설탕 섭취로 스트레스와 피로를 푸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아 비만·소아 성인병 원인은 ‘설탕’ 과다 섭취
어릴 때부터 ‘올바른 식습관 형성’ 중요
단맛이 나는 아이스크림·과자 등 기호식품의 주요 소비자 유아·청소년은 성인보다 설탕 중독에 노출되기 더욱 쉽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의 평균 총 당류 섭취량은 성인보다 13%나 많은 69.6g으로 수치 상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다.
청소년층이 가공 식품을 통해 당류를 섭취하는 비율은 무려 67.7%에 이른다.
최근 급증하는 소아 비만, 소아 성인병과 치아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과도한 설탕 섭취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 섭취량의 10%라도 줄이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현재 매일 섭취하는 설탕·포도당·과당 같은 단당류, 자당과 같은 이당류 섭취를 10%만 줄여도 과체중이나 비만, 충치 등의 위험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정완 교수는 “미각이 형성되는 유아기에 습관적으로 단맛에 노출되면 성인이 됐을 때 더욱 단 것을 찾게 되는 잘못된 식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이 간식으로 선호하는 사탕, 과자, 탄산음료 등은 당류 함량이 높아 이 식품을 과량 섭취하면 청소년의 비만과 만성퇴행성 질환의 조기 발생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어려서부터 가공식품 보다는 집에서 만든 간식과 과일을 먹게 하고 부모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등 가정 내 올바른 식습관을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설탕 섭취 줄이는 팁(Tip)
▲ 탄산음료 대신 가정용 웰빙 음료 섭취하기
여름철 음료 섭취는 과도한 당 섭취의 주범이다.
별생각 없이 들이켜는 음료엔 액상과당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탄산음료는 물론 갖가지 맛이 첨가된 물도 설탕 함유량이 생각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정에서 매실차, 오미자차 등 웰빙 음료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당도가 낮은 생과일을 갈아 마시는 것도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설탕 대신 원재료 속 천연 당분으로 대체
단맛 나는 과일이나 채소 혹은 곡류를 통해 당분을 대체 섭취하는 것도 설탕 섭취를 줄이는 좋은 식습관이 될 수 있다.
원재료를 통해 섭취하는 천연당분은 당뇨병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이 얼마를 섭취하든 큰 문제가 안 된다는 게 WHO(세계보건기구)와 국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설탕 대신 올리고당 사용으로 ‘첨가당’ 사용 줄이기
첨가당은 요리할 때 첨가하는 당을 말한다. 설탕 대신 올리고당을 사용하면 열량을 낮을 뿐 아니라 들어있는 식이섬유가 몸속에서 당 흡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 가공식품 영양 성분표 확인, 당분 섭취 줄이기
가공식품을 구매할 땐 영양 성분표를 꼼꼼히 읽어 본 뒤 전체 용량 대비 당이 얼마나 들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영양 성분표 내용에 들어 있는 1회 당분 기준량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누가 봐도 한 번에 먹을 만한 제품엔 ‘2회 제공량’으로 표기해 당분의 양을 줄이려는 표시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설탕 무첨가’란 표기에도 속지 말아야 한다.
이 경우, 설탕 대신 액상과당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6배나 달 뿐 아니라 체내에서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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