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삽입하다 난관에 봉착하면 남는 건 수술뿐 외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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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성숙환 회장, 이정렬 이사장, 신재승 총무이사, 강경훈 보험위원장 |
[보건타임즈] 요즘 스텐트 협진을 의무화한 고시를 무려 3차례나 유예시킨 보건복지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흉부외과 의사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이정렬)는 6일 고대 의과대학에서 치러진 통합학술대회에서 “두 번째 유예시킨 ‘경피적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시 스텐트 인정 기준’ 고시를 7월23일 또 다시 2개월 연장했다”며 보건복지부와 스텐트 협진을 반대, 시행을 방해하는 심장내과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날 학회는 “지난 1년 반을 협조해오며 논의해왔던 경피적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시 스텐트 인정기준 급여기준 개정안의 본질이 처음과는 너무 달라지는데다 크게 벗어난다”면서 “현재 개정안은 문제투성이 개악”이라고 쏘아붙였다.
학회가 가장 먼저 문제로 꼽는 개정안의 내용은 이렇다.
학회에 따르면 개정안 중엔 절대 빠져선 안 될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알 권리가 철저하게 무시됐으며 스텐트 개수의 급여 인정기준을 아무런 조건 없이 없애는 것은 물론 오남용방지대책을 심장내과에 위임하는 과오를 크게 범함으로써 복지부가 지켜나가야 할 본연의 보건임무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또 복지부가 제시한 자율적 인센티브 심장통합진료도 도마에 올렸다.
이정렬 이사장은 "이러한 초유의 행위 목록 정의는 허혈성 심장질환자가 아니라 심장통합진료를 반대하는 심장내과 의사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회에 따르면 2014년 초반부터 시작된 스텐트 급여 인정기준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던 같은 해 중반쯤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과 관상동맥우회술(CABG)에 대한 적응증이 주요 논제로 다뤄졌다.
이 와중에 PCI와 CABG 대상범위에 들어가는 허혈성심장환자에 스텐트와 수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둘러싼 적응 증에 집중적 논의가 있어왔다는 게 신재승 총무이사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학회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논의의 핵심이 심장통합진료로 옮겨졌으며 이를 의무화할 것인가 아니면 자율화할 것인가로 단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할 중점논점사항이 됐다는 것이다.
신 이사는 “이후 의무화한 심장통합진료로 가닥이 잡힌 고시가 작년 12월 1일 시행되기 5일전에 심장내과의 반발로 6개월 유예된 뒤 올해 5월엔 2개월 더 늦춰졌으며 7월 23일 결국 복지부가 고시와 아무런 관계없는 ‘자율적인센티브’ 심장통합진료료를 신설한 중재안을 꺼냈다”고 전했다.
중재안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심장통합진료료가 102,720원으로 심장외과-내과 협진 시 양 진료과목에 50대 50의 비중을 뒀으며 환자에 진료상태를 설명할 의무를 명시했다는 거다.
반면 고시는 또 복지부가 나서 2개월 연장시켜 3차례에 걸쳐 유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개정안은 당연히 진료상태를 알려줘야 할 심장외과 전문의의 설명이 불가능해 환자의 치료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
이에 신 이사는 “의료진에게는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해 치료방향 등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면서 “내과 전문의의 약물치료, 스텐트삽입술, 심장외과 전문의의 수술 등을 알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고시 개정의 근본 목적을 포기한 채 무조건 철폐만 주장하는 떼쓰기 집단에 떡주기식 행정을 하는 복지부는 보건당국으로써 기능을 상실했다”면서 “심장학회는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윤리적인 치료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개정된 고시 내용을 흉부외과와 연계 ‘열악한 흉부외과 진료환경 개선’, ‘심장수술 잘하는 흉부외과 의사 양성’이란 주제 넘는 발언을 중지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와 함께 심장내과에 위임된 오남용방지대책의 단초가 된 심장학회의 ‘스텐트남용방지대책’과 자율적 인센티브를 문제 삼았다.
이정렬 이사장은 “병원을 찾은 허혈성심장환자 100명 중 겨우 4명만 수술, 나머지 96명이 스텐트 시술받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복지부가 심장내과에서 내민 ‘스텐트남용방지대책’과 해괴망측한 자율적 인센티브가 과연 적정 진료가 될 수 있는 지 스크린 없이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고시의 본질을 변질시켰다”며 비난했다.
허혈성심장환자에 스텐트 시술을 도맡는 심장내과의 ‘스텐트남용방지대책’이 과연 적정하겠냐(?)는 거다.
그간 복지부와 고시협의과정에 참여했던 강경훈 보험위원장은 "OECD는 PCI와 CABG 비율이 3.29 대 1 정도지만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생하면 스텐트 삽입술 사람은 4명, 수술하는 사람은 1명 정도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는 평균 26 대 1 이상, 지방은 40 대 1이 넘는다. 이런 스텐트 삽입술은 국내 유수의 종합병원에서 하며 병원의 의사들이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에 맹점이 있는지 모르지만 암묵적으로 이뤄져온 것도 사실”이라면서 “80~90년 초반까지 스텐트 수술이 죄악에 가까웠다. 많은 기술개발이 이뤄져왔지만 비용대비 효용성과 적정진료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것도 사실”이라며 “심장내과학회가 스텐트 협진에 반대하면서 근거로 제시했던 내용 전부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흉부외과가 있든 없든 병원 간의 사망률, 시술 중에 나타난 합병증, 급성심근경색 재발 항목 등의 차이가 없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는 것이 흉부외과학회의 지적이다.
강 보험위원장은 “흉부외과가 없는 병원에서 시술받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환자들은 자각하지 못한다. 스텐트를 시술하다가 원치 않는 결과가 나와 즉각 우회로수술 등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환자를 타 병원으로 이송해야한다. 누가 그걸 원하겠냐(?)”면서 "통합진료를 통해 안전한 처치를 하자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강 보험위원장은 “작년 초 강원도 50대 신모 응급환자가 통합진료를 기다리다 사망했다는 날조된 심장내과의 허위주장이 고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언제 든 쇼크가 와 사망한다. 이 경우 해결방안은 심장내과가 아니라 흉부외과"라면서 "심장내과에서 스텐트 삽입 시 난관에 봉착하면 수술적 치료만 남게 된다”면서 “이를 무시한 채 자신들이 다 치료해야한다는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텐트 삽입술을 전문으로 하는 심장내과 전문의 모 교수가 유럽에서 발표한 논문에서조차 허혈성심장질환치료에 좌주관상동맥을 포함하거나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는 경우는 스텐트 삽입보다는 관상동맥우회술이 더 유리하다고 인정했지만 복지부의 주장엔 이러한 내용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강 보험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진료단계엔 문제를 안고 있는 유일한 제도가 있다”며 “심장질환(허혈성심장질환)에 진단 시 관상동맥조영술를 하는 주체가 심장내과전문의여서 누워있는 환자에게 스텐트를 권장한 후 자기가 직접 삽입하는 경우가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환자나 보호자의 선택을 배려 스텐트 치료, 흉부외과 수술방법을 설명해주는 외국과는 너무 딴판”이라고 비꼬았다.
강 보험위원장은 "허혈성심장질환의 치료법엔 스텐트 치료, 흉부외과 수술방법이 있다"면서 "스텐트는 심장내과, 관상동맥우회술은 흉부외과 전문의로부터 직접 듣게 한 이후 환자가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이 보편타당한 외국의 사례"라고 소개했다.
강 보험위원장은 “조영술 주체가 스텐트를 넣게 되면 심장수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접근이 환자에게는 어려워 심장통합진료를 통해 이러한 것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1년 이상 토의해서 만든 것이 고시내용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보편타당성이 입증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고시안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이정렬 이사장은 “100명의 허혈성 심장환자가 왔다면 96명은 전부 시술을 해야 하고 4명만 수술을 받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과연 맞는 것인지? 맞다면 그대로, 문제가 있다면 이유가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스럽게 보장성강화차원에서 스텐트 치료재료를 무제한 푸는 것은 국민의 진료비 부담을 경감시키는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성공할 수 있도록 내과 외과 모두 도와 좋은 결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96명이 모두 시술을 받는 인정기준이나 시술기준을 정하는 현재 상황에서 꼭 집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오 남용방지 대책 ▲환자의 안전 보장 ▲진료의 결과가 분석돼 근거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여러 왜곡된 진료행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시안의 즉각 시행”이라면서 “이를 통해 허혈성 심질환의 적정진료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7: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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