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균 잠복기 끝나면 지금의 상황 뒤바뀔 것”
10~11일 하루사이 새 2, 3차 감염자가 14명 더 늘어나 확진환자는 총 122명에 이르렀다.(사진 열감지화상카메라)
이로써 메르스로 입은 인명피해는 11일 현재 사망자 9명, 확진환자는 122명, 격리 자는 3439명(10일 통계)으로 중동 발-한국에서 유행 후 최고조에 오르며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10일 박근혜 대통령(사진)까지 나서 오는 14~18일로 예정됐던 외국순방을 뒤로 미루며 메르스 확산 차단에 나섰다.
11일 현재 ‘메르스 사망자 9명, 확진환자 총 122명’
완치 퇴원 자 겨우 10명 내외 남짓 ‘확산추세와 대조’
한국의 메르스 감염사태는 이렇다.
1차 메르스 환자로부터 전염된 2, 3차 확진환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늘어나 4차 감염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첫 환자 발생 후부터 종식 때까지를 가정해 감염환자 수를 그래픽 곡선으로 그리면 종 모양의 최고 꼭지 점에 올라 있는 양상이다.
반면 완치 돼 퇴원한사람 수는 겨우 10명 내외로 저조, 감염환자 수와 크게 대조를 이뤘다.
이에 정부 보건당국 관계자와 감염병 전문가들은 2주간 메르스 바이러스 균의 잠복기가 끝나는 시점이 되면 감염환자 수가 줄어드는 대신 완치 퇴원자 수는 증가. 지금의 사정이 뒤바뀔 것이란 추측을 내놨다.
이들은 초기 대응의 실패와 부실한 감염관리, 한국 병원 문화의 특수성이 맞물려 메르스가 빠르게 퍼지게 됐지만 2주간 메르스 바이러스 균 잠복기를 감안하면 종식의 끝자락에 와 있다며 3차 감염 발병자에 대한 철저한 차단막, 손 씻기 등 전염병을 경계하는 국민의식, 한국의 우수한 의료수준, 발생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과 다른 지역적 환경 등을 감안하면 이번 주 맹위가 꺾이는 동시에 차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이 제시한 근거에 따르면 메르스는 2~14일 이내에 38℃ 이상의 발열, 기침, 숨이 가쁜 호흡기 증상, 급성신부전 등을 일으켜 반드시 경계해야 할 감염 병이지만 인명피해가 폐렴의 사망률과 유사하거나 낮다는 것과 만성질환 혹은 면역기능 저하 자에게만 예후가 불량하다는 것이다.
초기엔 메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불렸지만 이후 사우디를 비롯한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메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CoV)로 불리게 됐다.
이와 함께 감염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확진환자 가운데 더 악화돼 심해지거나 감염자가 더 발견되든지 아니면 완치 자가 늘어날 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정리하면 이들에게서 2주간의 바이러스 균 잠복기가 사실상 끝나 메르스 기세는 한풀 꺾이게 된다는 거다.
또 완치 자와 감염자를 구분하는 선이 명확하게 그어진다는 얘기다.
메르스 극복에 한국의 우수한 의료수준이 한몫을 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지난 3일 세계 최초로 메르스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집트의 알리 모하메드 자키 박사(사진)조차 종편과 인터뷰당시 한국의 사태에 “메르스가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 메르스 확진, 의심 환자가 빠르게 증가한 이유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와 비교, 조사할 필요가 있다. 첫 환자의 샘플과 사우디 환자 것과 비교해 봐야 했다”면서 확산에 우려를 나타내 충격을 줬지만 “한국의 우수한 의료수준으로 봐 곧 잡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앞서 보건당국 관계자와 감염병 전문가들이 지적한 대로 초기대응에 첫 방역 망이 뚫리면서 지금의 상황처럼 2, 3차 감염자가 늘어나 메르스 유행의 화근이 되고 있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메르스 2, 3차 감염자와 주변 전염을 밀착 차단에 나서 총력을 기우리고 있지만 9명의 사망자에 확진환자 122명, 격리자 3439명(10일 통계)의 막대한 피해를 입어 사스창궐당시 모범 국으로 불렸던 상황과 너무 딴판이 됐다.
사스발발 당시 아시아 주변국에선 인명피해를 봤지만 한국은 철저한 방역태세로 WHO로부터 모범 국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지난 5일엔 첫 환자가 발생한 지 겨우 4일 만에 메르스 확진 자 총 87명으로 증가. 메르스 환자 수만 따져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발병국가란 망신까지 당했다.
소비심리 위축‥‘내수경제’ 둔화
외국 관광객들 방한 취소‥‘서비스업종’ 타격
게다가 메르스 사태가 소비심리를 위축시킨 것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의 방한 취소가 잇따르면서 관광·유통·외식·운송 등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크게 감소하는 등 모처럼 활성화를 기대했던 내수 경기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후 정부는 최근 병원 내 감염자의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확진 또는 의사환자를 돌본 의료인, 가족, 의료진, 이들과 동거, 방문한 사람 등과 밀접 접촉(Close contact)으로 생긴 2, 3차 감염 사례에 바짝 긴장, 방역과 전파차단에 총력을 쏟아왔다.
지금은 국가의 방역체계와 인력이 풀가동 중에 있으나 문제는 또 있다.
전국 곳곳서 ‘확진 환자’ 속출
지역 확산 ‘지금이 중대고비’
메리스의 지역 확산이다.
전남·전북·경남·강원 등지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속출, '지역으로 확산'에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 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10일 국립보건연구원과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의 메르스 유전자 검사결과 그간 '청정지역'으로 꼽던 전남, 전북, 경남, 강원 등지에서 잇달아 확진환자가 나와 서울·경기는 물론 전국으로 번진 모양새다.
새로 확인된 확진환자의 대부분은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과 연관된다.
초기 평택성모병원이라는 지역병원으로부터 시작된 메르스가 대형 의료기관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전국의 병원 등지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북의 첫 확진자 113번째 환자(64·남)는 지난달 27일 14번 환자가 있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5시간 정도 머물렀다.
이후 이 환자는 전남 여수·보성 등지에서 수백여 명의 지역민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전주시 거주 확진자 112번째 환자(63·남)도 같은 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거쳤다.
그는 4일 후 지난달 30일 오한·발열 증상을 보이면서 전주 예수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환자는 1~2차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다시 9일 증상이 나타나면서 3차 검사를 받게 됐다.
검사결과 양성반응을 보여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현재 이 환자와 접촉했던 예수병원 의료진 등 92명은 자가 격리 조치 중이다.
경남지역 확진환자 115번째 환자(77·여)도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을 내원, 외래 진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4차 감염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으로선 이들처럼 지역병원·지역사회로 메르스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메리스 확산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지난 10일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노출된 환자들 중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면서 "병원 응급실간 또는 지역 사회로 옮겨 다니거나 이동하는 사례가 통제된다면 잠복기가 지나 메르스 환자수가 감소세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정부는 메르스 확진자들이 확진 판정 전 여러 병원을 거치며 바이러스를 퍼트리지 않도록 서울 보라매병원 등 '메르스 감염 병 관리 중앙·지역거점 병원' 48곳을 지정,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07: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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