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누운 수면, 어깨 넓이로 머리, 척추중심보다 아래로 치우치면 ‘안압 상승’
수면무호흡 등 염려돼 불가피하게 옆으로 잘 때 ‘특히 경계’
유정권 교수팀 “녹내장 관리와 치료에 새로운 근간 제시”
최근 수면자세와 안압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그림 좌우 옆으로 누웠을때 낮은 머리위치와 적절한 높이의 베게로 수평으로 누웠을때 비교)
국내의료진이 좌우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수면할 때 베개와 머리의 높낮이가 안압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규명해냈다.
안압은 여러 가지 인자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평소 자세는 안압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유정권 교수(사진)팀은 성인남녀 17명을 무작위 순서로 베게와 머리의 높낮이를 옆 또는 바른 누운 여러 자세에서 안압 측정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좌우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베개의 높낮이를 다르게 해 머리를 위쪽으로 높였을 때와 이래쪽으로 낮췄을 때 안압의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했다.
이 결과 낮은 베게에 누운 자세에서 머리가 몸보다 아래로 기우러지면 눈의 안압이 높아졌다.
또 머리가 누운 몸보다 상대적으로 아래쪽에 위치를 잡았을 때 눈의 안압이 추가적으로 상승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경우, 좌우 옆으로 누울 때 수면자 자신의 어깨 넓이로 머리위치가 척추의 중심보다 아래로 치우치면 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해냈다.
이런 수면자세가 계속되면 지속적으로 눈의 안압에 상승시킴으로써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이상을 초래하는 녹내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유 교수팀의 설명이다.
|
|
| 사진) 안과진료(上), 우측 옆으로 누운상태의 안압 측정(下) |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이상을 초래, 발병하는 안과질환이다.
유 교수에 따르면 녹내장은 기본적으로 완치가 어려워 평소 예방과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안구 내 압력 상승이 원인돼 고위험 환자들은 불필요하게 안압이 상승하는 상황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유 교수는 “이처럼 잘못된 수면자세가 안압의 상승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된다면 베게와 머리의 높낮이를 제대로 조절하거나 또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녹내장 관리를 위해 중요한 사안될 수 있다”면서 “이 연구는 녹내장 치료에 새로운 근간이 돼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
안압(IOP, mmHg)
|
| 자세 |
오른쪽 눈(평균±표준편차)
|
왼쪽 눈(평균±표준편차)
|
| 낮은 자세 |
12.8±2.0
|
13.1±1.9
|
| 바로 눕는 자세 |
14.7±2.0
|
14.8±1.8
|
우측
옆으로
눕기 |
머리위치 높게 |
15.5±2.2
|
14.2±2.1
|
| 수평 |
16.3±1.6
|
15.3±1.6
|
| 머리위치 낮게 |
18.3±2.1
|
16.5±2.0
|
좌측
옆으로
눕기 |
머리위치 높게 |
14.0±2.5
|
14.7±1.9
|
| 수평 |
14.6±2.1
|
15.9±1.4
|
| 머리위치 낮게 |
15.3±1.9
|
17.1±1.7
|
| [다양한 자세에서의 안압 측정 결과.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머리위치는 각각 몸의 중심에서 30도 높고, 낮게 그리고 수평으로 조정하며 측정했다.] |
|
| [총 17명의 실험 대상자의 앉은 자세 대비 각 누운 자세별 안압 변화량. 낮은 머리위치에서 안압이 가장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upine=똑바로 누운 자세, LD=옆으로 누운 자세; H=높은 머리위치; N=보통 머리위치; L=낮은 머리위치] |
유 교수는 “연구 결과 옆으로 누울 때 베게 높이가 너무 낮으면 안압이 추가적으로 상승시켜 두경부(머리와 목 부분)의 정맥을 압박해 눈의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게 돼 안압이 높아지거나 시신경의 혈액순환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옆으로 누울 때 베게나 모포 등을 사용해 머리의 위를 좀 더 높이도록 조정하는 것이 야간의 안압 상승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하지만 이번 연구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짧은 시간에 시행된 연구인만큼 실제 수면 시의 안압 변화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논문은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머리위치와 안압(Head position and intraocular pressure in the lateral decubitus position)이란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Optometry and Vision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앞서 연구팀은 정상인과 녹내장 환자가 옆으로 누운 자세나 얼굴을 측면으로 돌려 엎드려 누운 자세에서 아래쪽에 위치하는 눈의 안압이 바로 누울 때 보다 상승하며, 이러한 자세에 따른 안압상승이 녹내장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사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를 연구한 논문은 유럽과 미국 안과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