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허찬영 교수-의공학교실 최영빈 교수 ‘공동 연구’
구형 구축 유발 물질 ‘TGF-β’ 억제하는 ‘트라닐라스트(Tranilast)’ 탑재
국제권위지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최신호’에 발표
사진 1) 구형 구축이 발생한 보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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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암 수술은 암세포가 발견된 부위를 제거하는 절제술로 마무리된다.
위암, 간암 등 내부 장기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은 최근 단일절개 복강경 등 흉터를 크게 줄여주는 수술법이 개발돼 환자가 수술 부위 흉터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유방암은 수술 흔적을 줄이기가 쉽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심리적 고통을 받는다.
실제 유방암 수술을 받은 많은 환자들은 ‘여성의 상징’을 잃었다는 상실감과 함께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남성이 성기를 잃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가 있을 정도다.
게다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낮은 연령대에 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에게 미치는 심리적 타격이 더욱 크다.
이 때문에 유방을 절제한 환자들은 가슴의 모양을 수술 이전처럼 만드는 ‘유방 재건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유방 재건술은 실리콘 등을 재료로 하는 보형물을 가슴 부위에 삽입해 절제된 조직 대신 유방의 모양을 유지시켜준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유방암 수술 후 재건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에게 건강보험혜택을 주기로 한 것도 심각성을 반영, 단순미용 목적이 아닌 의료는 물론 사회적으로 치료로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유방 재건술엔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구형 구축(Capsular Contracture)’이다.
우리 몸은 이물질이 들어오면 주변에 피막이 형성된다.
이러한 피막이 과하게 형성돼 딱딱하게 굳는 것을 ‘구형 구축’이라고 부른다.
수술 후 가슴을 만져봤을 때 딱딱한 촉감이 느껴지면서 모양이 변형되거나 통증이 발생한다면 구형 구축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는 비율은 9~11%다.
유방재건술 환자 10명 중 1명꼴로 합병증을 겪는다는 뜻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허찬영 교수팀은 이처럼 가슴성형수술 후 가장 많이 흔히 발생하는 ‘구형 구축’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탑재한 보형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구형 구축 부작용 발생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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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먼저 구형 구축이 발생하는 단계를 세밀하게 살폈다.
유방 보형물이 삽입되면 혈액 중 혈소판이 활성화되면서 ‘형질전환생장인자-베타(TGF-β; Transforming Growth Factor beta)’라는 물질을 분비한다.
이 물질은 염증 증상이 발생하는 보형물 주위에 단핵구(Monocyte)를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한다.
단핵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염증 부위에서 ‘대식 세포(Macrophage)’로 분화해 다시 ‘TGF-β’를 분비한다.
이 물질은 결국 염증 부위의 섬유화(Fibroblast)를 일으키며, 이 때문에 합성된 콜라겐은 구형 구축을 발생시킨다.
허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초기 혈소판에서 TGF-β를 억제시키는 것이 주효하다고 판단, ‘트라닐라스트(Tranilast)’라는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 이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 염증 반응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실험 결과 트라닐라스트는 혈소판 TGF-β의 활성화를 억제함으로써 단핵구의 수를 직접 감소시켰다.
이후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대식세포의 분화가 줄어들게 되면서 보형물 주변부위에 발생하는 섬유모세포의 활성화기 억제됐다.
결국 합성되는 콜라겐이 크게 감소하면서 구형 구축을 억제했다.
이 과정을 통해 트라닐라스트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더 큰 억제 효과를 얻기 위한 연구팀의 노력에 활기가 붙었다.
결국 연구팀은 PLGA(Poly Lactic-co-Glycolic-Acid) 중합체를 사용한 보형물에 트라닐라스트를 탑재하는 경우 장기적으로 약물이 방출되며 구형 구축을 더 크게 억제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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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라겐 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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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 유형별 시간에 따른 콜라겐 밀도 |
※ 콜라겐 밀도와 그래프 1 유형 설명
① A [IM] (적색) : 일반 보형물
② B [PLGA_IM] (녹색) : PLGA 보형물
③ C [TR_IM] : 일반 보형물에 트라닐라스트 탑재
④ D [PLGA_TR_IM] : PLGA 보형물에 트라닐라스트 탑재
- 사진 2의 ‘푸른색’은 콜라겐으로, D 보형물 주변에 콜라겐이 훨씬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
허 교수는 “추가적 약물 투입 없이 가슴 성형의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보형물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것”이라며, “까다롭고 객관적인 검증과정을 거친 만큼, 많이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저명한 의학 저널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최신호에 실려 가치를 인정받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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