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인터넷 기반 원격 로봇수술도 활용범위 높아질 듯
최근 로봇 수술이 외과분야에서 이미 보편화된 새로운 수술영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복강경은 물론 대장암 등 여러 진료과별로 중대수술을 앞둔 환자나 응급환자, 이들 보호자의 로봇 수술에 대한 장단점, 술후 결과, 예후 등을 상담하는 건수가 부쩍 늘고 있다.
더욱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원격수술용 로봇제어 기술을 이용한 원격수술까지 로봇수술영역에서 본격 이뤄져 의료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수술은 국내 의학자와 공학도가 공조를 이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원격수술용 로봇제어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본지는 이처럼 외과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떠오르는 로봇 수술의 현주소(국내개발사황, 도입시기, 병상일지)를 창간특집호 의료계 시선 로봇수술에 쏠려에 이어 취재 보도한다.(편집자 주)
국내로봇 수술 개막
경희대 테크노공학대학 김윤혁교수팀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센터 나군호(비뇨기과)?형우진(외과)교수팀 등은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열린 식약청 워크숍에서 의료진들이 세브란스병원 수술실에 위치한 조종간을 통해 경희대 수원캠퍼스 내에 설치된 경희SR1 로봇을 직접 움직여 돼지 창자를 집어 자르는 원격수술용 로봇제어 기술 시연,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 원격수술용 로봇제어 기술은 지난 2006년 3월 식약청 과제(연구책임자 경희대 김윤혁 교수)로 약 2년간 1억 5천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경희대 김윤혁 교수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속 의사들, 건국대 김성민 교수 등이 개발에 참여한 토종 의학과 로봇공학의 결정체다.
복강경수술용으로 개발된 로봇 기술은 크게 2갱의 팔로 구성된 로봇 본체와 수술용 도구, 그리고 본체와 떨어진 조종용 콘솔 등으로 구성됐다. 현재 로봇 1대는 높이 90cm, 무게 70kg 정도이고, 아직 복강경과 수술도구 부분은 장착되지 않아 추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나군호 교수는 “현재 국내 도입된 외국산 수술용 로봇과 비교해 000, 000 등 아직 아쉬운 점들이 있다. 그러나 국산 수술용 로봇을 통해 고부가 가치시장인 세계의료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경희대 김윤혁교수도 “국내 자체기술을 이용해 원격수술용 로봇제어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한국의 뛰어난 IT기술을 기반으로 토종의학과 로봇공학이 손을 잡고 개발한 것이어서 앞으로 충분한 시간과 투자만 뒤따르면 세계적으로도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로봇수술은 모든 암 수술에서 공통적으로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입체시야와 인간의 손보다 더 정밀한 움직임을 보이는 로봇 팔을 이용해 수술부위의 주요 신경과 혈관을 다치게 하지 않는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는데다 빠른 회복과 미용(美容)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 복강경 로봇수술은 지난 2005년 7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처음으로 수술용 로봇을 도입한 이래 전립선암, 위암, 대장암, 부인암 등의 분야에서 현재 500여건을 넘게 시술해오고 있다.
올해로 도입 2년째를 맞은 지금 영동세브란스병원, 고대 안암병원, 아산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등 국내 유수병원들이 앞 다퉈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도입되고 있는 수술용 로봇은 모두 미국 인투이티브사에서 개발한 다빈치 로봇으로, 대당 약 25억원의 큰 구매비용과 고가의 운영비 때문에 환자들은 수술건당 700만원에서 1,500만원에 이르는 비싼 수술비를 부담하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연구진들은 이번에 개발한 국산 복강경 수술용 로봇기술이 상용화되면 로봇수술이 필요한 많은 국내 환자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로봇수술 Robotic Surgery 이란(?)
여러 진료분야 수술서 로봇 수술 이미 보편화
정밀한 절제, 봉합, 재건 등 술기 과정 쉽고 정확 이뤄
나군호 교수
연세의료원 내시경수술 로봇수술 센터 나군호 교수
서 론
로봇이란 용어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21년 체코의 극작가 Karel Capek이 쓴 희곡 'Rossum's Universal Robots' 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당시는 반복적인 일을 하는 단순한 기계를 의미하였다. 이것이 1942년 Isaac Asimov가 쓴 공상과학 소설에지능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였으며, 현재 많이 인용되는 로봇의 3대원칙이 바로 여기에 나왔다.이어 1970년대에 아주 유명한 영화 '스타워즈'에 R2D2라는 로봇이 우리에게 다가왔으며, 최근에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 등에서 많이 다뤄지고 있어 지금은 생소한 용어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소설이나 영화에도 의료에 사용되는 로봇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래전 의학에 관련된 과학소설('Fantastic Voyage': 원 제목)을 영화화한 미국 영화에서 총상으로 한 과학자가 뇌 손상을 받았는데 손상부위가 아주 깊어서 일반적인 수술방법으로는 오히려 환자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줄 가능성이 높아, 수술의사 한 팀을 아주 작게 축소화 시켜 환자의 말초혈관을 통해 혈관 속을 거쳐 손상된 뇌 부위로 들어가 성공적으로 치료를 하고 나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실현될 수 없는 꿈같은 내용이었지만, 현재 의학의 수준으로 보면 비록 사람이 축소되어 들어가지는 않지만 외부와 연결된 아주 가느다란 기구를 말초혈관을 통해 병변 부위에 도달시켜 여러 가지 조작을 통하여 실제로 지금 활발히 치료를 하고 있다(Interventional Radiology or Endovascular surgery 중재방사선치료 혹은 혈관 내 중재수술).
수술의 기술적인 면이 점차 발전하여 1990년대 중반에는 복강경 카메라 조정로봇(AESOP)이 개발되었으며 1990대 말부터는 복강경 카메라뿐 아니라 수술기구까지 조정되는 로봇들(Zeus / da Vinci)이 개발되어 실제 수술에 사용되어 왔다(1). 최근에는 원격 수술까지 성공하여 이 분야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저자는 2002년 미국 Johns Hopkins의과대학에서 faculty로 근무할 때 최초로 로봇을 다루게 되었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실제 임상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시점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복강경 수술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수술에서도 로봇 수술이 이미 보편화되어가고 있다(2).
본 론
1. 로봇 수술
1) 로봇수술의 역사
로봇이 외과적 기계로서 임상적으로 처음으로 적용된 것은 1992년 인공고관절 수술(artificial hip replacement)에서의 이용이었다. 미국에서 개발한 '로보닥(RoboDoc system)'이라는 기구로, 컴퓨터에 입력된 환자의 뼈와 인공관절의 해부학적 상태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인공관절이 삽입할 부위를 로봇으로 가공함으로써 수작업에 비하여 시간을 단축하고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장비다(3).
RoboDoc은 미국의 정형외과 의사인 Bargar가 IBM의 재정적인 도움을 받아 캘리포니아 대학과 팀을 이루어 고관절 전치환 수술용 로봇으로 개발하였으며, 5자유도의 로봇 팔을 갖는 일종의 CAD/CAM 시스템이다. 세계적으로 10000 회 이상의 수술이 이 RoboDoc을 이용하여 성공적으로 수행되었으며, 보조물과 뼈 사이의 접촉률이 수작업 일 때의 20%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평균 97퍼센트의 접촉률을 갖는 결과를 얻게 되었으며,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미국의 RoboDoc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여러 제품들이 많이 개발되고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경기도 수원시 이춘택 병원에 국내 최초로 로봇 인공관절수술 기기인 미국의 RoboDoc을 도입하였으며 현재까지 1천회 이상의 시술을 하였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윤용산 교수 팀과 충북의대 원중희 교수가 공동으로 개발한 'ArthRobot'이 있으며 이는 4자유도의 뼈에 부착될 수 있는 고관절 전치환 수술 로봇으로 자동가공모드와 수동 모드가 있으며, 수동모드는 힘 센서와 뼈에 어드미턴스(admittance) 모델을 둠으로써 정확한 경계면을 깎으면서도 작업 할 때 힘이 적게 들게 하였다. ArthRobot은 현재 개발이 완료되어 임상실험 단계에 있다.
이러한 기구는 수술의 과정 중 일부를 자동화 한 것이지 실제로 로봇을 이용해서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라서 진정한 로봇 수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므로 수술에 직접 사용되는 기구를 사용하는데 로봇이라는 개념이 사용된 것은 복강경 수술에서의 응용이라고 생각된다. 1990년대 들어서 커다란 발전을 하고 있는 복강경 수술에 로봇에 가까운 기구들이 개발되어 사용되었다. 특히 컴퓨터모션회사(Computer Motion, Inc., Santa Barbara, CA, U.S.A.)에서 개발한 이솝(AESOP), 제우스(ZEUS), 헤르메스(HERMES) 등이 있다. 1994년에 개발된 이솝(AESOP)은 복강경수술에 있어 복강경카메라를 고정해 주고 상. 하. 좌. 우 및 원. 근을 자유로 발판이나 손잡이를 눌러 조절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수술자의 목소리를 인식하여 동작이 되는 장치로까지 개발되었다. 의료비 중 인건비의 비중이 큰 구미에서는 의료비의 절감과 내구성 및 안정성이 좋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미 10만회 이상의 수술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후에 개발된 ZEUS로봇 수술시스템의 기초가 된다.
국내에서도 1996년 연세의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처음으로 복강경적 담낭절제술 및 충수돌기절제술을 보조 수술자 없이 복강경 카메라 조정로봇인 이솝(AESOP)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실시하였다. 그 후 우리나라에 약 7대 정도 이 장비가 도입이 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연세의대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2대, 영동 세브란스병원에 1대등 총 3대를 보유하고 사용하고 있다. 기대보다 많이 도입되지 않은 것은 인건비가 비싼 외국에는 많이 사용할수록 의료비의 절감을 가져오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비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구태여 비싼 의료기구의 도입이 활발히 이루어 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여 연구를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소재 '인간친화 복지 로봇시스템 연구센터' 및 과학기술원(KIST)이 주축이 되어 로봇연구를 벌써부터 하고 있고, 소형로봇을 이용한 내시경기구도 2000년부터 10년간의 계획('지능형 마이크로 시스템 개발사업')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최근에 저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지원을 받아 경희대 공대 김윤혁 교수와 공동 연구하여 수술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10일 시연회를 가진바 있다.
이솝(AESOP)도 복강경 수술에서 복강경 카메라를 고정 및 이동하는 카메라 보조로봇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로봇 수술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물론 아직은 자기가 알아서 수술을 해주는 그런 로봇 수술은 없는 상태이며 앞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로봇 수술이라는 용어보다는 수술 로봇(Surgical Robot)이란 용어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즉 수술 로봇이란 수술도구가 환자와 직접 접촉하는 수술과정의 전체 혹은 일부분을 로봇이 담당하게 함으로써 기존에 불가능하던 수술을 가능하게 하거나 시술의 정확성과 성공률을 높이거나 시술 시간 및 비용 단축, 혹은 원격수술 등을 목적하는 로봇이다. 현재까지 연구된 수술 로봇은 미세 수술용 원격수술 로봇시스템, 최소침습수술 로봇시스템, 개복 수술 로봇 등이 연구, 개발, 상용되고 있다.
그 동안 여러 시스템이 개발되었지만 그 중 현재 로봇 수술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몇 가지 있으며, 최근 실제로 상용화 되어 판매되고 있는 시스템(commercially available telerobotic surgical system)은 제우스 시스템(Zeus)과 다빈치(da Vinci system)의 두 가지가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을 잠시 하고자 한다.
Yulun Wang이 컴퓨터 모션회사를 만들고 이솝(AESOP)을 상품화해서 판매하고 있는 동안, Frederic Moll은 인투이티브 회사(Intuitive Surgical, Inc.)를 시작하면서 다빈치(da Vinci) 시스템을 개발하여 발표하였다. 이기계를 이용하여 1997년 벨기에에서 처음으로 환자에서 수술이 이루어졌다. 일년 후 컴퓨터 모션사가 제우스(Zeus)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이 두 시스템은 비슷한 기구이지만 크게 두 가지가 차이가 있다. 첫째, 제우스는 복강경 수술과 같이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하는데 비해 다빈치는 입체영상 (stereoscopic image)하에 수술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둘째, 제우스는 복강경 수술에 사용되는 기구와 같은 기구를 사용하여 수술하는 (5자유도 구현)데 비해 다빈치는 기구가 손목처럼 (endowrist system) 마음대로 구부러지는 동작을 구현함 (7자유도 구현)함으로써 마치 환자의 바로 앞에서 바로 보면서 자유로운 동작을 구현하는 수술이 가능하였다. 이 기구가 발전하여 현재의 다빈치 시스템은4개의 로봇 팔을 가진 시스템으로 발전되었으며, 2001년 미국 FDA승인을 받았다. 이와 같이 한동안 로봇 수술은 '제우스' 와 '다빈치'의 두 시스템이 대표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기타 몇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었으나, 최근 "제우스"를 생산하는 회사가 '다빈치'의 회사에게 합병을 당하여 이제는'다빈치'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저자는 위의 여러 시스템 중 '다빈치 원격로봇 수술 시스템 (the da Vinci Telerobotic Surgical System)'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2) da Vinci surgical system (Intuitive surgery, Mountainview, CA, U.S.A.)
다빈치 시스템은 다음의 세 개의 부분 즉 로봇 카트(the robotic cart), 수술 콘솔(the operating console), 그리고 복강경 부분(endoscopic stack)으로 나누어진다.
로봇 카트는 약 2m의 높이에 544 Kg의 무게를 가진 실제 수술이 이루어지는 로봇 팔 부분으로 환자의 위나 옆에 위치한다. 복강경 카메라를 고정 및 조정하는 팔이 가운데 있으며, 수술용 기구가 작동되는 팔이 3개가 더 있다. 이 기구로 수술 콘솔에서 의사에 의해 시행되는 동작이 전달되어 작동되는 것이다. 수술용 기구가 작동되는 팔은 7자유도를 구현함으로 수술자의 손동작을 거의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수술 콘솔은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양안 화면이 있으며, 기구를 작동하는 컴퓨터장치가 있다. 수술용 기구를 조정하는 마스터 기구조정장치(master instrument controllers)가 있으며, 의사는 조정장치 앞에 앉아서 편안히 손을 얹어 놓고 기구를 작동하면, 그 동작이 콘솔에서 로봇 카트로 전달되어 수술용 기구가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수술 콘솔에는 몇 개의 발판이 있는데 이는 경우에 따라 전기 소작을 하거나 또는 기구 조정장치나 복강경카메라 등의 움직임을 교대하는 각각의 발판으로 기능이 설정되어 있다. (그림 1, 2, 3, 4, 5)
다빈치의 장점중의 하나는 복강경 수술뿐 아니라 일반 수술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빈치의 이용의 확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시스템의 진가는 복강경수술에서 나타난다. 즉 입체시야 하에서 마치 시술자의 손목동작과 같이 구현할 수 있으므로 기존의 복강경 수술에서는 할 수 없었던 동작이 가능하고 하기 힘든 동작도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전립선 암에서 전립선을 제거하는 경우 기존의 복강경 수술보다 월등한 면이 있어 근래에 미국의 경우 폭발적인 수요의 증가가 있으며, 최근 미국의 경우 다빈치 중 반 이상이 비뇨기과 수술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수술 건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약 670대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하며, 동양에도 이미 30여대가 보급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세의대 세브란스 병원에 2005년에 도입이 되어 2005년 7월 13일 한국FDA승인을 받아 2005년 7월 15일 첫 수술(담낭절제술, 전립선 암 수술)을 시행하였으며, 이어 신장암, 방광암, 요관암은 물론 각종 외과 수술도 시행하였다. 2007년 10월 현재 세브란스병원 단독으로 530례의 수술(외과, 비뇨기과, 흉부외과, 산부인과)이 시행되었으며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고가의 장비(약 25억) 및 기구를 사용하여야 하므로 수술비용이 고가인데 비해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환자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3) 원격수술
원격수술은 인간에 해로운 방사능 물질을 취급하기 위하여 개발된 장치로, 지금은 나쁜 환경뿐 아니라 공간을 초월한 작업을 하기 위한 장치로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원격수술의 한 형태로 주/부 원격장치(Master/slave teleoperator)가 있는데, 이는 주장치(Master Exoskeleton)에 시술자의 팔과 손을 넣고 떨어져 있는 부장치(slave robotic arm)를 조작함으로써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외과수술에 적용된 시스템 중의 시초가 '그린 원격수술장치(the Green telepresence surgery system)'인데 이는 그린 박사(Dr. Philip Green)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이것은 복강경 수술의 세 가지 주된 맹점인 (a) 3차원 영상(입체감)의 결여, (b) 정교하지 못함, (c) 감각의 연동(sensory feedback)의 결여, 이 세가지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원격수술장치다. 즉 입체화면 카메라( stereoscopic camera)를 통해 생생한 화면을 보면서 정교한 로봇 손(dexterous manipulator)을 이용하여 원거리의 환자의 수술부위를 수술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치는 외과 의사로 하여금 영상화면 앞에서 마치 수술하고자 하는 곳에 있는 것 같은 촉감과 정교함을 제공하여 실제처럼 느끼면서 수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시스템은 외과 의사로 하여금 환자 바로 옆에서 수술 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우주정거장이나 제 3세계의 나라에서도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2001년 9월 7일 'Operation Lindbergh: a World First in Telesurgery: The Surgical Act Crosses the Atlantic!)'라는 수술이 시행되었는데 이는 세계 최초로 대서양을 사이에 둔 즉 뉴욕의 병원이 아닌 한 건물에서 의사(Dr. Marescaux 와 수술조수Dr. Gagner)가 수술을 집도하여, 1000킬로미터 떨어진 프랑스의 Strasbourg 병원에 있는 환자의 원격 담낭절제술을 성공시킨 수술이며 이는 진정한 원격수술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5). 국내에서도 지난 10월 10일 국내 기술로 개발된 수술용 로봇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에 있는 저자가 약 40km떨어진 수원 경희대 공과대학 김윤혁 교수의 실험실에 있는 로봇을 이용하여 동물창자를 절제하는 실험을 성공하였다.
2. 임상영역에서의 로봇 수술
비뇨기영역
비뇨기과 복강경 수술은 로봇이 도입되면서 기술적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로봇의 적용 또한 증가하고 있다. 로봇의 도입은 전통적인 복강경 수술에서 시행하기 힘들었던 정밀한 절제와 봉합, 재건 등의 술기 과정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이유로 로봇 복강경 수술은 접근이 힘들고 수술 공간이 좁은 골반강 내의 수술이나 봉합이나 재건이 필요한 수술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전체 로봇수술의 대부분을 비뇨기영역, 전립선절제술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2007년 10월 현재 세브란브병원에서도 전체 530례중 절반이상인 270례를 비뇨기영역 그리고 대부분인 250례에서 전립선절제술에 사용되고 있다.
1) 로봇 전립선수술
2001년 Abbou 등이 처음으로 로봇 복강경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을 시행한 이래로 로봇 복강경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로봇 복강경 수술이다.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은 정확한 절제와 봉합이 필요한 대표적인 골반강 수술이다. 복강경이 전립선적출술에 도입되면서 보다 좋은 시야에서 정확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으나, 배우기가 어렵고 수술자에게 신체적으로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로봇 복강경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은 이전의 방법에 비해서 습득이 쉬우면서, 출혈량, 수혈량, 입원기간, 합병증 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로봇 복강경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은 조직의 경계와 신혈관다발의 뚜렷한 구별능력, 전립선과 주변 구조물의 섬세하고 정확한 박리, 배부 정맥총과 요도방광문합시 정확한 봉합, 전립선과 방광, 주변구조물의 견인과 대응적 견인 등의 수술적인 장점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종양학적, 기능적 결과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는 없었지만 현재까지의 보고는 기존의 수술법에 비해 비교적 우수한 결과를 보이고 있으며, 장기간의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2007년 7월 2005년부터 저자가 시행한 126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암치료 성공률, 요실금 및 발기부전 회복율이 미국 등의 결과와 유사하거나 그 이상으로 분석되어 이제는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수순의 전립선 로봇수술이 가능하게 되었다.
2) 로봇 방광수술
최초의 로봇 복강경 근치적 방광적출술은 2003년 Menon 등에 의해서 시행되었다. 그들은 17례의 다빈치 시스템을 이용하여 방광적출술과 림프절절제술을 시행하였는데, 장을 이용한 회장 도관술이나, 신방광의 재건은 체외에서 시행하였고, 신방광의 요도문합은 로봇을 이용하였다. 로봇 복강경 근치적 방광적출술은 정확하고 빠른 방광 적출과 출혈량의 감소가 가능하였고, 최근의 여성에서 선택적인 경우, 자궁과 질을 보존할 수도 있었다고 하였다. 최근까지의 로봇 복강경 근치적 방광적출술에서 재건술 부분은 체외에서 이루어 졌으나 미래에 로봇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전 과정을 체내에서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 로봇 신장수술
신우성형술처럼 봉합과 재건이 필요한 수술에서도 로봇은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로봇은 전통적인 복강경에 비해 체내에서의 정확하고 빠른 봉합과 재건이 가능하다. 최초의 로봇 복강경 신우성형술은 1999년 Sung 등이 돼지를 대상으로 시행하였다. 그들은 제우스 시스템 (Zeus™ robot system (Computer Motion, Santa Barbara, CA, USA))을 이용하였고, 신우성형술의 로봇 적용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다빈치 시스템을 이용한 신우성형술 또한 배우기가 쉽고, 봉합에 걸리는 시간이 기존의 전통적인 복강경에 비해 짧았고 수술 결과도 만족할 만 하였다. 앞으로 로봇 복강경 신우성형술은 종양 외 분야의 대표적인 비뇨기과 로봇 수술이 될것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2007년 9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유럽로봇학회에서 세계 최로로 로봇을 이용한 신우암 치료 성공을 발표하였으며, 특히 조기 신장암에서 부분신절제술에도 성공하였다.
외과영역
로봇수술은 어느 한 영역에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영역에서 다 사용 가능하다. 그 중 외과, 심장외과, 비뇨기과 등이 활발히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경우 비뇨기과영역에서 최근 로봇수술의 엄청난 증가가 있었다. 외과의 영역에서도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여기에서는 주로 소화기 영역에서의 로봇수술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1) 로봇 담낭절제술
로봇수술의 시작은 대부분 담낭절제술로 시작하였다. 1993년 Gagner등이 최초로 로봇 팔(robotic arm to hold the camera)을 이용하여 복강경을 조정하면서 담낭절제술을 시행하였다. 그리고 1997년 Himpens 등이 벨기에에서 진정한 의미의 로봇의 도움을 받아 담낭절제술을 성공하였다. 초기에는 제우스시스템과 다빈치 시스템의 두 로봇이 사용되었으나 최근에 제우스시스템의 회사가 다빈치 시스템의 회사로 합병이 되어 다빈치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세의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1996년 복강경 카메라 조정 로봇인 로봇 팔(AESOP 1000)을 사용하여 첫 담낭절제술을 시행하였으며(이 우정, 김 병로) 이를 대한민국 최초의 로봇 수술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진정한 로봇수술은 연세의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2005년 4월말경에 다빈치를 도입하여, 2005년 7월 13일 한국FDA승인을 받아, 2005년 7월 15일 첫 담낭절제술 및 전립선절제술 을 시행하였으며(이 우정, 형 우진, 나 군호, 지 훈상 등) 대한민국의 진정한 로봇수술의 효시라 할 수 있다.
2) 로봇 식도수술 (Telerobotic foregut and esophageal surgery)
상부위장관의 경우 저침습수술이 많이 사용되어 왔으며, 로봇수술의 경우 기존 저침습수술에서 하기 어려웠던 자유로운 손동작을 할 수 있어 오히려 수술이 쉬워져 많은 발전이 있었다. 복강경수술 중 하기 어려운 결찰, 봉합, 그리고 장문합 등의 술기가 가능해 진 것이다. 최근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수술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Antireflux surgery, heller myotomy, bariatirc surgery,esophagectomy, pyloroplasty, gastrojejunostomy, duodenal polypectomy 등 거의 모든 수술에서 사용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부위장관이나 식도질환이 구미에 비해 많지 않아 수술 예가 그리 많지 않고, 특히 로봇을 이용한 경우는 아직 보고가 없다.
3) 로봇 위 수술(Robot-assisted Laparoscopic Gastric surgery)
로봇을 이용한 위 수술은 여러 질환에서 다 가능하다. 미국 등 유럽에서는 주로 고도비만환자에서 시행되는 bariatric surgery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문헌에 의하면 1998년 벨기에의 Cadiere등이 첫 bariatric 수술을 시행하였다. 당시는 다빈치의 전 모델인 Mona(Intuitive Surgical, Mountain View, California)를 사용하여 복강경적 위 밴드(gastric banding)수술을 시행하였다(6). 이어 2001년 미국의 시카고에서 Horgan 과 Vanuno가 로봇을 이용하여 고도비만환자에서 gastric bypass수술을 성공하였다(7).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고도비만보다는 조기위암환자의 복강경적 수술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laparoscopic wedge resection, laparoscopic intragastic resection 그리고 laparoscopy-assisted distal gastrectomy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로봇수술 역시 연세의대 세브란스 병원 형우진 교수는 조기위암환자에게 2005년 7월 22일 첫 다빈치 로봇 이용 distal gastrectomy수술을 시행하여 현재 100례 이상 진행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치료하였다.
4) 로봇 대장수술(Robot-assisted Laparoscopic Colorectal surgery)
대장-직장의 수술의 경우 복강경을 이용하면 개복보다도 술기상 어려운 점이 많다. 로봇수술을 하게 되면 이러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즉, 3차원 입체영상을 통해보면서 개복해서 수술할 때와 같이 손동작이 가능한 기구(EndoWrist)를 사용하여 골반 깊숙이 있는 부위의 수술을 손 떨림 없이 수술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이용하여 anterior resection, abdominoperineal resection그리고 rectopexy등의 수술이 로봇을 이용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오히려 개복할 때보다도 깊숙한 부위를 확대된 입체영상을 보면서 수술을 하기 때문에 요관이나 골반신경의 손상 위험도 오히려 적다. 아주 좁은 공간에서 봉합이나 장문합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3. 로봇 수술에 대한 전망
현재 많이 시행되고 있는 복강경 수술은 수술 정보세대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과도기 기술이고 로봇의학, 원격수술, 가상현실 등이 다음 혁명 단계이다. 이러한 기술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세계 어디서나 원격교육(tele-education)이나 모의수술연습(surgical simulation)같은 새로운 교육 기회에 접할 수 있게 할 것이고 교육적인 과정의 보다 많은 확대를 직접 가져다 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수술 로봇들은 아직은 로봇 혁명의 시작일 뿐이다. 현재의 로봇 수술은 수술콘솔 또는 워크스테이션에서 이루어지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환자의 수술 전 검사 영상이 워크스테이션에 같이 보이거나 중첩되게 보이게 하여 수술 전이나 또는 수술 중이라도 영상을 보면서 수술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있다.
지금까지의 기계는 촉감을 느끼는 데 아주 부족한 시스템인데 비해 이러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고 동작도 훨씬 자유로운 시스템이 개발 될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시스템이 크고 무거운데 점차 작고 가벼운 시스템으로 발전 될 것이며 가격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발전을 거듭하면, 결국 시스템이 점점 지능적이 되어 수술을 스스로 하는 시스템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즉 의사가 미리 계획 세운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더욱 발전하면 스스로 치료를 하는 시스템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격수술의 경우 아직은 수술자와 로봇 팔간의 시간차가 있어서 동작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것도 점차 개발이 되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예를 들면 전쟁터의 환자나 우주에 있는 환자 등) 수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한편 나노 기술(nanotechnology &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의 발전으로 기구나 로봇이 점차 작아져서 작은 로봇을 혈관 내로 주입하여 항로를 결정하고 치료를 할 수 있는 단계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결 론
국내의 의료 로봇 시스템에 관한 연구 및 개발은 아직 초보 단계에 있는 실정이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로봇을 이용한 의료 서비스의 효용성이 이미 증명되어 가고 있는 만큼 점차 확대되어 갈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존의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국민의료복지 증진에도 기여하면서 의료 로봇사장을 확보할 수 있는 우수한 의료 로봇시스템의 개발을 위해서는, 의료 전문가와 로봇관련 전문가가 적극적인 상호 협력이 가장 먼저 요구된다. 또한, 더 앞서가는 로봇의 개발을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장기적이고 규모 있는 투자가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1. Ballantyne GH, Marescaux J, GIiulianotti PC. Primer of robotic & telerobotic surgery.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Philadelphia, 1988.
2. Gill IS, Sung GT, Ballantyne GH. Robotic in surgery. Surg Clin North Am 2003;83:xv-xvi.
3. Bargar WL, Bauer A, Borner M. Primary and revision total hip replacement using the Robodoc system. Clin Orthop Relat Res 1998;354:82-91.
4. Ballantyne GH, Moll F.The da Vinci telerobotic surgical system: the virtual operative field and telepresence surgery. Surg Clin North Am 2003;83:1293-304
5. Marescaux J. Code name: "Lindbergh operation". Ann Chir 2002;127:2-4.
6. Cadiere GB, Himpens J, Hainaux B, Gaudissart Q, Favretti S, Segato G. Laparoscopic adjustable gastric banding. Semin Laparosc Surg 2002;9:105-114.
7. Horgan S, Vanuno D. Robots in laparoscopic surgery. J Laparoendosc Adv Surg Tech A 2001; 11:415-419.
[병상일지] 다빈치 수술 만나 행운이었다.
김 o o
1) 평온했던 일상에...
사는 일의 다사다난함과 복잡함을 피상적으로 느끼며 그저 하루하루를 평온하게 지내던 내게 가벼운 감기와 함께 찾아온 병마는 너무나 당혹스러웠다. 평소 건강에 대해 자신하며 가끔 경계치에 있는 혈압이나 걱정하던 차에 감기로 찾아간 내과에서 무심코 몇 가지 검진을 받게 되었다.
검사명도 생소한 PSA(전립선 특이항원검사)는 한계 수치 4.0이상이 되면 좀 신경을 써야한다고 했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5.6이나 되었다. 비로소 과거에도 가끔 검사했던 결과지를 찾아보니 2년 전의 검사 결과가 3.4이었다. 그동안 이만큼이나 진전이 된 것이다.
부랴부랴 동네 비뇨기과 의사와 상담하였더니 우선 전립선 비대증일수도 있다고 처방을 주었다. 비대증 치료약을 먹으니 약간 불편했던 소변보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직검사를 권하는 의사의 말대로 서울의 종합병원 비뇨기과에 가서 다시 혈액검사를 받았다. 역시나 높은 수치에서 막연한 불안감을 느꼈는데 초음파 검진 결과는 그저 비대증 정도인 듯하다하여 조금 마음을 놓았다. 그런데 이틀 후, 초음파 검사 중에 때어낸 12개의 조직 중에서 3개의 조직에 암세포가 있다는 결과가 바로 나왔다.
2) 내가 암 환자라고?
누구나 그렇듯이 내가 왜? 어떻게 그럴 수가? 하는 의구심과 억울함이 온몸과 마음을 사정없이 훑고 지나갔다. 다음으로는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에 다른 병원에서 또 다시 재검을 받고 싶었다. 확실하냐고 몇 번이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조직에서 암세포가 발견된 이상 하루라도 빨리 제거하는 것이 상수라 한다. 전립선암의 해결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래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 근치 제거술이고, 그것이 불가능한 노약자에게는 그저 현재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방사능요법과 약물요업, 호르몬 치료법이 있다고 한다.
내 나이 아직 오십대 중반인데... 여성 호르몬을 투여해서 전립선암을 약화시키는 방법으로 연명한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전립선을 모두 제거하는 방법만이 남았다. 이제는 오직 완치를 위한 생각으로 인터넷을 뒤져서 비뇨기계의 수술 건수가 가장 많은 의사선생님. 소위 명의를 찾아서 샅샅이 헤매게 되었다. 국내 유수한 5대 병원에는 이 분야의 수술 케이스가 몇 백 명을 넘어서는 분들이 여럿 있었다. 다들 연구와 경험이 풍부해서 충분한 근치술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3) 한 줄기 희망의 빛이...
그러나 아직 한창 사회생활을 해야하는 나이에 전립선을 모두 도려내고 찾아온다는 두 가지 장애를 알고 나자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중 하나는 요실금이고 다른 하나는 성기능 장애문제였다. 요실금은 적은 양이라도 항상 옷에 새나오기 때문에 편하게 일상생활,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게다가 성기능 장애의 문제는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고 또한 남성의 자신감에 해당하는 문제이기에 무엇보다도 더욱 심각한 생각이 들었다.
이 두 가지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하는 기대로 인터넷을 뒤지고 네이버의 지식 검색을 찾았다. 그러던 차에 마침 신촌 세브란스 새 병원의 증축과 함께 도입한 수술로봇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로봇을 이용한 전립선암의 제거술로 다빈치 수술법을 알게 되었으며 바로 시술의 자격과 경험이 있는 젊은 나군호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직접 찾아가 긴 시간 상담을 거치는 동안에 나 교수님의 성실함과 자신감에 안심이 되면서 다빈치 수술에 자신을 맡기고 싶다는 결심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수술을 결심하자 주변의 반대에 부딪혔다. 아직 로봇수술이 보험 적용이 안되는 까닭에 전액부담을 해야하는 비용의 문제와 우리나라에서의 수술 사례가 많지 않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 스스로 외국 저널과 자료를 찾아서 수술의 장점을 자세히 알게 되자 로봇 수술만이 가장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확신이 들었다. 더구나 미국 존슨 홉킨스의대에서 실제 임상의 풍부한 경험과 미국내 이 분야관련 자격증을 갖고 국내에서의 시술 건수도 나날이 늘여가는 나 교수님을 믿고 의지하는 마음이 커지자 아무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이었다.
참고자료: http://www.davinciprostatectomy.com
4) 로봇 수술의 장점들.
로봇수술은 원격조정에 의한 로봇 팔이 복부를 통한 작은 구멍(1-2cm, 5개)으로 들어가서 시도하기 때문에 우선 수술 창이 아주 작아서 출혈이 적다. 따라서 개복에 의한 출혈로 시야의 방해를 받지 않으며, 열배 확대된 현미경적 시야를 삼차원적 장치로 확보하고 손 떨림의 미세한 흔들림을 기계적 제어로 잡아주기 때문에 훨씬 더 정밀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립선의 위치가 여러 가지 신경과 미세 혈관이 교차하는 부분이라던데, 다빈치 수술이 아니면 아무리 수술 감각이 뛰어난 베테랑이라도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는 세브란스 새 병원이 증축되면서 2005년 7월, 처음으로 로봇이 도입되었는데 그 전에 알만한 이들은 미국과 싱가폴에 다빈치 수술이 시행되고 있는 병원을 찾아서 서너 배의 비용을 감당하며 찾아갔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로는 신촌 세브란스 비뇨기과만이 이 수술을 하고 있으니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연세 출신인 아내의 권유와 크리스천인 나에게 가장 평안과 위안을 주는 병원 로비와 엘리베이터의 찬송가도 선택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5) 12월 12일, 다시 태어난 날.
모든 일을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분에게 맡기고 나니, 수술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마음이 한없이 편안했다. 일찍 발견해서 조기에 처리하게 된 것이, 그리고 한국에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다빈치 시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젊고 패기에 찬 신실한 의사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이 모두다 럭키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혈색소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철분제제와 단백질을 공급하며 전립선암에 좋지 않다는 동물성지방을 피했더니 혈압도 많이 내렸다.
수술 전 입원하여 몇 가지 주의를 받고 드디어 12월 12일 아침 수술실에 들어갔다. 잠시 내 손을 잡아 주시는 나 교수의 따뜻한 손길에 몸과 마음이 스르르 풀리면서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회복실의 침대에서 의식이 돌아오자 오른쪽 다리가 마비되고 시린 듯 아팠다. 고통을 호소해봤지만 아무도 듣는 척 하지 않았다. 아마 의식이 돌아와서 지르는 소리로 알고 그저 반가운 반응정도로 아는 것 같았다. 이 통증은 사실 퇴원 후 상당 기간을 괴롭혔다. 그러나 특별한 신경의 문제가 아니고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해결되었다.
6) 퇴원후의 나날들.
병원 입원 중의 남은 7-8일의 기간은 식사를 이유식에서 점점 일반식으로 바꾸는 훈련, 그리고 북부에 난 약1.0cm 크기상처 5개와 2.0cm의 작은 상처 1개를 아물게 하는 일뿐이었다. 성탄절 직전 고속열차를 가로막으며 눈이 퍼붓는 어느 날, 복부의 상처도 다 아물어서 별탈 없이 퇴원하였다. 병원을 퇴원하면서 집으로 가지고 나온 소변 카테터로 소변을 내보내면서 따뜻한 집에서 회복기를 보내었다. 퇴원 후 일주일이 자나자 다리 부착형의 소변백을 착용하면서 바로 회사에도 운전하며 나갈 수 있었고 일상의 업무를 보았다. 오후엔 약간의 피로감이 있었지만 도리어 잠을 잘 잘 수 있어서 좋았다.
방광과 뇨도를 잇는 수술의 이음새가 충분히 아물게 하기위해서 참았던 2주간의 소변 카테터를 빼고 내려오는 날은 날아갈 듯 홀가분했다. 만약을 위해서 성인용 기저귀를 준비했는데 3일 안에 전혀 새지 않아서 그것마저도 졸업했다. 이때가 수술한지 만 30일 만이였다. 가끔 복부가 압박되면 살짝 새기도 했지만 그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는 않았다 .일반 수술법으로 전립선을 제거한 당시의 병실 동기들과 3개월이 지난 요즘도 전화로 가끔 나의 상태가 궁금하여 전화문의가 와 대화를 나누는데, 아직도 요실금을 해결하지 못해서 장거리 운전도 못하고 본업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하니 너무나 안타까워서 시간이 문제다고 위로한다.
7) 모든 것이 완벽하다,
다리의 통증 때문에 처방된 약을 먹는 동안에는 별다른 영양제를 먹을 겨를도 없어서 식사만 채식과 과일 위주로 하였고 홍삼엑키스를 상복하는데 요즘에는 상황버섯을 끓여서 먹고있다. 이제 남은 것은 다른 한 가지 성기능장애를 극복하는 일인데, 수술한지 딱 3개월이 지나면서 솔직히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수술 전과 같은 기대는 할 수 없었다. 얼마 전 마침 서울에 회의가 있어서 정기 검진 일정과 맞추어서 세브란스 나 교수님을 방문하였다. 혈액검사를 받고 이제 남은 한 가지 기능의 회복을 상담하였더니 블루 다이아몬드를 특별처방해주셨다.
그런데 약을 받으면서 나는 이제 약에 의지해서 근근이 지네야 하나하는 실망감과 완전한 극복은 지나친 욕심이다는 자위도 했다. 그런데 다시 전화로 그 약의 복용은 일시적이 아니라 혈관을 개선하는데 좋으니까 지속적으로 복용하라고 당부한다. 전 날 받은 검사의 결과도 PSA 제로에 가까우니 걱정할 것이 없고 모든 것이 매우 좋다고 한다. 그리고 단 한 알 블루 다이아몬드의 도움으로 전과 다름없는 일상으로 돌아온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 다른 수술 동기들과 비교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자부한다. 지금도 지속적인 면담과 이메일과 전화 대화로 꾸준히 관리해주시는 나 교수님에게 정말 감사를 드리며 행복했던 일상으로 돌아간다.
8) 아쉬움...
모든 병의 치료법이 하나 일순 없다고 생각 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각가지 방법들이 동원되리라 믿는다. 그러나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고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그 치료법과 기기등은 널리 보급되고 전수 되어, 많은 환자들이 보다나은 질 좋은 치료를 받게 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도 주변의 나와 같은 병으로 나와 다른 방법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아쉬워 하는 것을 보면서 새로 진전된 의술이 개발되면 널이 홍보하여 환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하여 새로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병원자체의 노력과 관계기관에서도 보험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법령등의 정비도 신속히 조치하여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가져 본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6: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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