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와 병원계가 건보공단의 내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보고서에 격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에 불씨가 지펴질 조짐이다.
원인은 의료계와 병원계가 건보공단이 보사연에 2015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를 발주시켜 자신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보고서를 과거처럼 수가협상에 직간접적 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우려와 유감에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비롯됐다.
17일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 대한병원협회(회장 박상근)에 따르면 매년 갖는 5천만 원 상당의 수가를 결정짓는 자료로 사용되는 이 연구보고서가 그동안 건보공단 측에 편향적으로 만들어져 문제로 삼아왔던 데다 이미 여러 차례에 걸친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아왔지만 계속 연구용역을 보사연에 발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의협과 병협은 지난 14일 이 같은 내용의 보도 자료를 공개하면서 “그간 10차례 넘게 공급자와 수가계약을 치러오며, 건보공단이 발주한 수가계약의 결과물이 과연 어떤 효과와 작용을 했는지 굳이 잣대를 들여댄다면 국민의 피 같은 보험료를 얼마나 헛되게 썼는가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의협과 병협은 “이러한 연구용역이 계약 당사자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현 수가계약제의 구조적 모순이 존재하는 한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 건보재정상황이 흑자 또는 적자를 따지기 이전에 국민의 돈부터 낭비하는 연구를 중지, 비용을 줄여야 하는 것을 매년 강행하려는 공단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 연구 큰 문제는 ‘친정부, 친 건보공단 성향’”
“2년간 보사연 특정 연구위원에게만 연달아 발주”
“한쪽만 편 드는 친정부, 친 공단 성향 심각”
이들 단체는 가장 먼저 이 연구의 큰 문제로 친정부, 친 건보공단 성향을 꼽았다.
어떤 이유가 됐던 건보공단측이 매년 수가계약을 위해 환산지수를 연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연구하려는 내용이 객관성과 중립성이 담보돼야 마땅한데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들춰보면 종전처럼 형식적인 결과물 이상의 것을 찾아볼 수 없었으며 과거처럼 연구자를 선정과정에서 중립을 지킬 학자를 아예 제외시킨 대신 친정부, 친 공단 성향의 연구자에게 발주를 한다는 의혹을 산 것도 모자라, 최근 2년간 보사연 특정 연구위원에게만 연달아 발주했다는 게 의료계와 병원 계의 주장이다.
이런 석연치 않은 연구자 과정을 거치게 되는 보고서엔 정부와 공단의 의도가 연구자들의 손을 통해 그대로 옮겨져 친정부, 친 공단 성향의 매우 편향적인 내용들이 담겨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와 병원계의 추측이다.
‘과거 결렬된 환산지수 모형’에 편중
‘삭감 의도 깔린 정책 제언’ 할애
의협과 병협은 보고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가협상의 당사자 공급자와 공단 간의 명확한 기준이 합의되지 않은 환산지수 모형과 정부와 건보공단의 삭감의도가 깔린 정책 제언을 증거로 꺼내 들었다.
게다가 보사연의 연구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의료공급단체 대표보다 의료정책을 관장하는 친정부, 친 공단 성향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위원이라면서 이중엔 공익대표라는 이름하에 건보공단 이사와 복지부 고위공무원, 연구원으로써 자질에 의문이 들거나 연구진까지 들어가 편향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토록 구조로 돼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보건의료전문가 단체를 대표하는 공급자 위원들에게 자신들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라는 낙인을 씌워 건정심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논리까지 내세운다는 것이 의료계와 병원 계의 전언이다.
이에 의협과 병협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전반에 걸친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건정심의 위원구성이 공정하지 못하고 불합리하다는 전문가의 견해와 국감에서조차 여러 번 지적이 되어온 구조개편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아무런 의미 없는 연구용역을 통해 물타기 식으로 몰아가는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며 “더 이상 헛되이 낭비하지 말 것과 관할 행정부처는 책임있는 자세로 공단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할 것을 요청한다”고 경고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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