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빠른 과체중변화’ 심혈관질환 높인다

2~30대부터 체중관리 강조, ‘다음에 살 빼겠단 게으름‘ 문제 입증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영국 글래스고우 심혈관센터 Sattar)교수 공동 연구
세계적 권위지 ‘임상당뇨병誌(Diabetes Care) 2014년 최근호’에 게재

지금의 2~30대의 체중 추세대로 젊은 나이에 비만이 증가한다면 향후 우리나라 국민의 상당수가 심혈관질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시사한 연구결과(논문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415586782-29.pdf)가 나와 관심을 끈다.

과거부터 전통적으로 비만한 사람에게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체중의 변화 양상이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사진)와 영국 글래스고우 심혈관센터 사타(Sattar)교수 연구진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일생 동안의 체중변화가 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교수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를 내원한 1,724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20대의 몸무게, 일생 중 최대 체중당시의 나이,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때 체중과 나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이들을 대상으로 심장 단층촬영(CT)을 시행, 관상동맥질환 협착, 동맥경화 유무, 다중혈관침범, 관상동맥 석회화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평가했다.

이 결과들을 바탕으로 20대 체중, 체중 변화 정도, 최대 체중까지의 도달 기간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사대상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50±10세, 체질량지수는 25.4 kg/m2이었다. 남녀의 비는 같았다.
이들의 20세 때 평균 체중은 60.1kg, 41.3세엔 최대체중에 도달했으며 평균 13kg이 상승했다.

이들의 체중 변화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세 때 몸무게가 많이 늘어나거나 증가속도가 빠를수록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았다.

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체중의 증가 속도를 사분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들 중 1년에 1.3kg씩 늘어난 상위 사분위 범주 내에 들어가는 사람이 50%이상 관상 동맥이 좁아진 경우가 14.4%로 하위 사분위 사람(1년에 0.15kg씩 증가)의 9.5%에 비해, 50%(절대치 4.9%)이상 많았다.

상위 사분위 사람이 두 개 이상의 심장혈관을 침범한 경우도 10.2%로 하위 사분위의 4.7%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10.2% 대 4.7%).

심혈관질환 발생과 직결되는 동맥경화반의 존재 여부에선 체중증가속도가 빠른 사람의 경우 24.3%가 동맥경화성 플라크가 존재한 반면, 느린 사람의 경우는 14.9%로 10%가까이 낮았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성 예측에 가장 많이 쓰이는 관상동맥 석회화지수가 100이상인 경우는 14.8% 대 11.2%로 체중증가속도가 빠른 사람에서 심장 관상동맥이 딱딱해 질 확률이 유의하게 높았다.

표. 체중증가 속도에 따른 그룹 간 심장혈관질환 위험성 비교

구분

상위 사분위 그룹(432명)
(1년에 1.3kg씩 증가)

하위 사분위 그룹(430명)
(1년에 0.15kg씩 증가)

비고

50%이상 관상동맥 협착
62명(14.4%)

41명(9.5%)

다중혈관침범

44명(10.2%)

20명(4.7%)

동맥경화반 존재

105명(24.3%)

64명(14.9%)

관상동맥 석회화지수 100이상

64명(14.8%)

48명(11.2%)

이러한 결과는 기존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소인 흡연, 음주, 운동부족, 심혈관질환의 가족력, 고혈압, 고지혈증 등 이외에 체중증가속도가 관상동맥질환 발생에 매우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최초로 입증해냈다.

실제로 60세의 현재 몸무게가 80kg으로 똑 같은 경우 30대 초반에 증가해 80kg의 체중을 쭉 유지된 사람과, 서서히 늘어나 나중에 80kg이 된 사람간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에서 많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2~30대에 체중이 많이, 그리고 빠르게 늘어난 사람에게서 인슐린저항성이 유발되는 동시에 염증반응이 증가하면서 혈당과 혈압이 상승함으로써 결국엔 혈관내피세포에 손상을 줘 관상동맥질환이 생겨 악화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20-30대부터 비만이 계속 돼 과체중과 빠르게 늘어난 몸무게 속도가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쓰나미 효과와 같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림. 빠른 속도의 체중증가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쓰나미 효과

이 연구를 이끈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에게서 현재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늘어나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청소년시기부터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표되는 서구화된 식사 습관을 줄이도록 개선하는 동시에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켜, 20-30대에부터 체중이 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또 "서구화된 식사패턴과 신체 활동의 감소가 교정되지 않는 한 앞으로 심혈관질환으로 질병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전체 의료비용 증가와 함께 공중보건,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논문은 당뇨병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 임상당뇨병지(Diabetes Care) 2014년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