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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上= 수술 전 사진, 中= 딘민탐(왼쪽)을 치료하기 위한 꾸려진 건국대병원 협진팀의 성형외과 최현곤 교수(왼쪽에서 두번째)와 정형외과 이승준 교수(중간), 재활의학과 이인식 교수(오른쪽)가 1차 수술 후 치료 경과를 살피며 다음 치료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下=의료진과 사진 |
“오른손 재활이 끝나면 가장 먼저 학교에 갈 거예요. 3D(삼차원) 디자인을 빨리 배우고 싶거든요.”
베트남에서 온 딘민탐(Dinh minh Tam⦁18)은 석고 붕대를 감은 오른손을 내보이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가 건국대병원의 치료와 수술비지원을 받아 한동안 쓰지 못했던 오른팔과 팔목, 손가락의 움직임을 느꼈기 때문이다.
건국대병원과 딘민탐의 인연은 지난 2013년에 시작됐다.
건국대병원이 의료봉사로 찾은 베트남 동나이 지역에서 딘민탐을 환자로 만나면서 인연이 됐다.
당시 그의 오른쪽 손목은 안쪽으로 꺾인 채 굳어져 있었으며 손가락은 꼭 쥔 채 펼 수 없는 상태였다.
오른팔엔 울퉁불퉁한 커다란 흉터가 큰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의 팔과 손 부위가 이 지경까지 된 것은 가족이 없어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가정사정에 일찍이 진학한 직업학교에서 지난 2010년 5월, 기술을 배우던 중 기계에 오른팔이 빨려 들어가면서 생긴 사고 때문이었다.
사고 직후 딘민탐은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다친 부위의 뼈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딘민탐은 팔은 짧아졌고 오른팔과 손의 신경, 혈관, 근육을 잃게 되면서 아예 쓸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딘민탐에게는 단 한 가지 소원이 있었다,
삼차원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꿈에 예전처럼 자유롭게 오른손을 쓸 순 없다 해도 컴퓨터 자판을 누르고 마우스 위에 손을 얹어 움직일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었다.
건국대병원 의료진은 그를 치료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았지만 현지 장비와 의료 환경 상 치료를 하지 못한 채 안타까움을 가슴에 담고 돌아와야만 했다.
그의 꿈을 소중하게 여겼던 모두의 간절함은 딘민탐과 건국대병원을 잇게 했고 1년 뒤 무료 수술로 이어졌으며 기아대책과 효성이 수술비 지원에 나서고 됐다.
건국대병원도 의료보험수가를 조정, 특진비를 면제하는 등 진료비를 보탰다.
건국대병원은 지난달 5일 내원한 딘민탐의 다친 부위에 남아있는 근육과 신경을 확인하기 위해 근전도 검사 등을 시작으로 치료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 완전히 상실된 줄 알았던 신경과 근육, 혈관이 일부 남아있는 것을 확인한 뒤 성형외과 최현곤 교수와 정형외과 이승준 교수, 재활의학과 이인식 교수로 딘민탐의 협진팀을 꾸렸다.
첫 수술은 지난달 22일 최현곤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오른팔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흉터는 피부 속 근육을 잡고 있는 탓에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근육마저 사용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상태였다.
최 교수는 흉터를 제거하면서 말려 들어가 있던 근육을 풀어내 팔에 근력을 만든 뒤 손목을 강한 힘으로 당겨 손목의 구축을 유발했던 불필요한 힘줄을 잘라내 움직일 수 있게 했으며 제거된 흉터주변에 부족해진 피부는 손바닥에서 팔까지 이르는 넓은 부위를 조금씩 끌어올려 자연스럽게 피부를 덮는 국소피판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난 후 딘민탐의 팔은 움직이게 됐으며 거대한 흉터는 자취를 감췄다.
지난 13일엔 이승준 교수가 두 번째 수술에 들어갔다.
이 교수는 손목의 끊어진 힘줄들을 손목 기능에 꼭 필요한 힘줄을 연결, 손목에 근력을 줬다. 다른 힘줄들은 손가락까지 늘려 손가락 근력을 만들었다.
이로써 힘줄이 당기고 굳어져 움직일 수 없었던 손목과 손가락을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게 했다.
딘민탐은 3주 쯤 후 붕대를 풀고 수술 경과를 확인한 뒤 재활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딘민탐은 “오른팔과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그동안 왼손으로만 모든 일을 하다 보니 서툰데다 느려 사람들 사이에서 소심해진 면이 있었다”며 “재활훈련을 열심히 받아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고 지금껏 받은 도움을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고 싶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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