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전문의수련 시행규칙 개정에 ‘의견’ 제출
“전공의 수련규칙 제출 접수업무도 당연히 담당”
최근 의협이 “전문의 고시 업무를 의사중앙회가 맡아야 한다”며 정부와 조율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의료계와 전공의의 관심을 끌고 있다.(사진/기사와 무관 자료)
요지는 의사중앙회가 반드시 전문의자격시험수행기관이 돼야 한다는 거다.
의협은 16일 이 같은 입장을 서면으로 정리, 전문의자격시험수행기관 지정 등을 골자로 한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개정을 앞둔 보건복지부에 의사타진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의협은 "1972년 정부로부터 위임받아 전문의 자격시험을 시행한 이후 전공의는 물론 의과대학, 회원들의 교육과 평가 등을 주도해왔다"면서 "의료법에 의거한 법정 단체란 역사성, 전문성·중앙회의 위상을 따지거나 타 직종과 형평성을 고려하더라도, 수행기관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의협은 “이미 (가칭)전공의 수련환경 평가기구를 독립적으로 운영키로 가닥이 잡힌 2차 의정협의에 따라 전공의 수련규칙 제출의 접수업무도 당연히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요약하면 이렇다.
의협이 전공의 수련규칙의 적정성 여부를 객관적·공정하게 평가한 뒤, 결과를 보고받은 보건복지부가 이를 확인한 후 60일 이내에 전국의 수련병원 또는 기관에 공표하도록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의협은 “전공의가 휴가·휴직 등의 사유로 수련연도가 변경된 경우 수련병원이 추가수련 대상자 명단을 병원협회 뿐만 아니라 의협에 제출토록 법률적 근거를 새로 만드는 동시에 통합수련과정 인정기준과 병원의 책임범위 등을 함께 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의협이 전문의자격시험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의사중앙회라는 체면과 의사란 특정업종의 총체적인 업무를 관장 관할해온 연관성, 2012년 2월 21일 시험문제 유출사건이 터지기 이전까지 맡아왔던 수행기관의 노하우를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여 진다.
여기에 경쟁상대로 지목되는 의학회보다 여러 제도와 정책제안에서 서로 맞부딪혀온 병협을 의식, 정부에 전문의자격시험 수행기관을 자처, 앞서 선점하겠다는 의협의 경쟁 심리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주변에서 바라본 시각이다.
지금껏 겉으론 드러나지 않았지만 전문의자격시험 수행기관 지정을 둘러싼 각 기관의 숨겨진 경쟁은 뜨겁다.
의협 수행하던 ‘전문의 시험주관 이관’ 빌미는(?)
2년전 터진 ‘전문의시험문제 유출사건’
의협이 수행해온 전문의 고시 업무 이관의 첫 움직임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지난 2012년 2월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터진 전문의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빌미가 됐다.
부산 모 의대 교수가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제자들에게 출제될 문제를 유출한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전문의자격시험 수행기관으로 의협이란 조건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사건이 불거지면서 경찰이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의협의 고소내용을 근거로 수사에 나서게 되고 같은 해 1월 전공의 제자 4명에게 전문의 시험에 출제할 문제를 미리 알려줬다는 고소장내용에 따라 부산 한 사립대 의대 외과 교수 2명과 이 사실을 이미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 채점위원, 대한외과학회 관계자를 불러 조사를 벌이면서 파장이 더욱 커졌다.
수사결과 시험문제가 유출됐던 시기는 이들 교수들이 외과전문의 필기시험출제위원으로 확정될 즈음이다.
채점위원과 대한외과학회가 같은 대학 출신 전공의 4명이 모두 필기시험에서 고득점으로 합격한 것을 수상히 여겨 두 교수에 시험문제 사전 유출 여부를 추궁, 밝혀낸 혐의를 사법당국의 증거자료로 활용됐었다.
이 과정에서 외과학회로부터 이 사실을 뒤늦게 전해들은 의협은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의협이 전문의 시험을 주관해왔다.
이 사건이후 정부에선 전문의 고시 업무를 의협에서 의학회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2012년 9월 12일 복지부는 이 같은 방침을 의학회와 조율 중에 있으며 지난해 터진 전문의 시험 문제 유출사건으로 감사원의 감사와 학회 실사에서 나온 제도개선 차원이라며 토를 붙여 서로 불편했던 의정간의 관계가 더 껄끄러워졌었다.
이를 지켜봤던 의료계 일부에선 "이런 상황이 계속돼선 안 된다"면서 "그동안 새로운 의료정책마다 대립과 갈등까지 겪고 온 터라 의협의 권한을 약화시키려는 게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었다.
이에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의 시험 문제 유출사건을 아예 예방하려는 제도 개선 차원"이라며 "불편한 관계에 있다고 해 정부가 월권하려는 것"이 아니라면서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의협에선 "전문의 시험문제 유출 사건의 1차 책임이 의협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전공의 신임평가업무를 병원단체에 그대로 위임한 채 서둘러 전문의 고시를 의학회로 위임하려는 복지부의 의도에 의문을 가졌다.
의학회의 입장도 같았다.
의학회는 "어느 때보다 의협과 복지부간의 관계가 불편해 혹시 의정의 갈등이 자칫, 전문의 고시 업무 이관으로 옮겨질까 조심스럽다"면서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며 "의협, 복지부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전문의 고시 업무 이관이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또다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4: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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