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단지 내에 연면적 10만5000㎡(3만2000평) 지상 15층(지하7층), 510병상 규모의 연세암병원(병원장 노성훈)이 14일 개원과 함께 진료를 시작했다. (사진/암병원 왼쪽 건물)
신축에 들어간 건축비는 2,530여억 원이며, 이중 1,930명이 기부한 430억 원이 포함돼 있다.
연세암병원은 1969년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연세암센터’를 모체로 한다.
연세암병원은 45년간 한국의 암을 치료해온 역사와 전통, 축적된 경험과 국제적인 연구와 치료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암병원을 목표로 삼아 건립됐다.
이를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적인 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는 게 연세암병원의 설명이다.
지난 2005년 5월, 연세암병원 설립을 위해 미국 MD앤더슨 홍완기 교수를 위원장으로 미국 에모리대, 일본 긴키대, 홍콩 중문대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가 결성됐으며, 여기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설계와 건축, 운영 체계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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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 철 연세의료원장, 노성훈 암병원장 |
연세암병원에 들어서면 병원 1층 출입로에 설치된 ‘노아의 방주’ 조형물과 2층부터 7층까지 이어지는 ‘빛의 기둥’이 눈에 띤다.
이들 조형물은 암 환자들이 노아의 방주에 올라 타 생명을 구한다는 희망과 완치라는 약속을 상징한다.
빛의 기둥은 길이 30m, 둘레 19m의 대형 기둥에 6,568개의 세라믹 타일이 입혀져 있다.
이 조형물은 도예가 이재준 작가의 재능 기부로 제작됐다.
연세암병원엔 위암, 간암 등 15개 암 전문센터를 비롯해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완화의료센터 등의 특성화 센터가 들어서 암 예방부터 진단, 치료, 교육까지를 모두 맡는다.
다학제 진료를 하는 베스트팀도 간암을 비롯한 8개 센터에서 운영된다.
이중 암 예방센터에선 '암 생존자 통합관리(cancer survivorship)'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년 이상 생존, 암 완치판정을 받았더라도 재발, 전이 또는 2차 암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암 생존자를 위해 통합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이들을 대상으로 15대 암센터와 연계시켜 재발, 전이암에 대한 감시는 물론 각종 다른 질환이나 후유증 등을 통합 관리해준다.
최신 치료장비도 대폭 확충했다.(사진/암병원 로봇수술장면)
우선 로보틱 IMRT(세기조절 방사선 치료기)를 아시아 최초로 도입했다.
이 의료장비는 기존 IMRT나 사이버나이프보다 한 차원 더 개선된 것이다.
광자선에너지를 6개의 관절로 구성된 로봇에 장착, 치료 효율을 극대화시킨 의료기기다.
6개의 관절을 이용, 치료방향에 제약 없이 정위적 방사선 수술이나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 등 전신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치료 중엔 실시간으로 종양의 위치를 추적해 종양에만 균등한 방사선량을 집중적으로 암조직에 조사할 수 있다.
라이낙(LINAC) 방사선 치료기도 기존 3대에 3대를 더 추가해 6대를 가동한다.
신규 도입되는 라이낙 중 1대는 가장 최신의 기종으로 기존 장비에 비해 고선량의 방사선 조사가 가능해 치료 시간을 1/3로 줄여준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2차 방사선량을 약 70% 경감시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영상추적 방사선 치료 장치 콘빔 CT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종양의 기하학적 형태의 변화를 확인, 보정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토모테라피 3대와 암 수술에 특화된 다빈치 로봇수술기도 본원에서 옮겨온 2대에 새로 1대를 추가로 도입, 총 3대를 운영한다.
연세암병원은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양성자치료기도 도입한다.
지난 11일 프로노바(ProNova)사와 양성자치료기를 들여오기로 MOU를 체결, 도입시기가 빨라질 전망이다.
입원하지 않고도 항암 치료를 받는 외래 항암약물치료센터를 늘렸다.
이곳을 어른(90병상)과 어린이(10병상) 구역으로 나눠, 운영한다.
2~3시간 동안만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를 위해 리클라이너로 구성된 단기항암제 주사실도 별도로 마련했다.
‘녹색병원’을 지향하는 연세암병원은 태양광 발전 설비와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하는 한편, 내부 인테리어엔 친환경, 재활용 마감재를 사용, 새집증후군을 최소화시켰다.
연세암병원은 환자와 가족을 위한 서비스 강화를 위해 ‘굿닥터팀’도 운영키로 할 계획이다.
금기창 연세암병원 부원장을 팀장으로, 의사 49명, 코디네이터 17명 등 총 66명으로 구성되는 굿닥터팀은 환자와 가족들이 연세암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치료 후 관리, 교육 등 전 과정에 관여, 환자 서비스를 총괄 담당한다.
굿닥터팀은 암 치료를 마친 사람,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 암 치료 중 다른 질환에 걸린 사람, 암 가족력에 불안한 사람 등의 교육, 상담, 정보 제공 등도 맡는다.
또 다른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은 뒤 연세암병원으로 전원, 2차 소견(second opinion)을 받으려는 환자를 관련된 진료과 교수에게 의뢰하는 등의 역할도 맡는다.
연세암병원은 이러한 운영 체계와 환자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세 가지는 낮고, 세 가지는 높은 ‘3저(低) 3고(高)’ 병원을 지향해 나갈 방침이다.
즉 통증, 대기시간, 불안은 낮추는 대신 전문가 확보, 정확한 설명, 새로운 환자 경험은 더욱 높이겠다는 뜻이다.
개원을 기념해 연세암병원은 오는 5월1일부터 3일까지 그랜드힐튼서울에서 GAP컨퍼런스-2014를 개최한다.
GAP컨퍼런스는 미국 MD앤더슨 암센터가 매년 개최하는 교육과 국제 공동임상 연구 등으로 꾸려진 국제학술대회다.
이번 서울대회는 지난 2010년부터 홀수 해엔 MD앤더슨, 짝수 해에는 해외 22개국 29개 자매병원에서 개최하기로 해 2012년 노르웨이 오슬로암센터에 이어 외국에서 개최되는 두 번째 행사다.
연세암병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MD앤더슨 암센터의 29개 자매병원에 소속돼 있다.
노성훈 암병원장은 “100여 년 전 세브란스병원이 한의학밖에 없던 조선 사람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의학을 선보였듯 이번엔 연세암병원이 우리나라 암 치료 역사를 새로 써나가게 될 것”이라며, “암 치료를 위해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며, 여기에 암환자와 가족들이 믿고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되기 위해 의료진과 전 직원이 합심,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철 연세의료원장은 “연세암병원은 누구나 암이라는 이겨내기 힘든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환자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과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환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주는 곳이 되겠다”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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