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총파업 투쟁 이끈 ‘비대위 해체’ 직무 집행부에 위임
노환규 회장 '이면합의' 지적에 "사실무근‥투쟁의지 확고" 수습에 총력
최근 삐꺼덕거리던 의료계와 정부간의 ‘원격의료-의료민영화 협상’이 끝내 터졌다.
20일 현재 의정간의 서로 깎아내리거나 흠집털기 등 감정만 앞세운 입소문만 난무한 가운데 나아질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이렇다.
19일 의협에 따르면 앞서 18일 가진 의정협상단의 논의자료 중 원격의료-의료민영화를 합의한 것처럼 꾸려진 협의 내용과 '협의'가 '합의'로 잘못 들어간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의 서신 문이 그대로 지상과 지면에 보도지면서 함께 반대했던 보건의료단체의 반발을 사 이탈을 부추기거나 노환규 의협회장이 비상대책위원장에서 자진사퇴하는 상황으로까지 크게 번졌다.
협상단 가운데 일부가 공개한 대회원용 설명 자료 중에 수가인상을 조건으로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시행에 합의한 것처럼 조속히 "개선하겠다. 추진하겠다"란 모호한 문구가 수없이 들어간 데다 같은 날 언론에 뿌려진 문 장관의 서신 문엔 의협과 복지부가 '협의'한 내용이 모두 '합의'로 잘못 표현돼 여과 없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 지경의 사태를 불러왔다는 거다.
이 사태가 터진 날 ‘밀실야합’이라며 의협을 겨냥,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로부터 맹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게다가 원격의료-의료민영화를 둘러싸고 정부와 협상을 이끌던 비상 대책위원회(비대위) 비대위원 18명중 14명이 자진 사퇴, 해체되는 사태로 커졌다.
의협은 19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자처, 해명과 함께 노 회장에 비상대책위원장에서 자진사퇴하는 선에서 사태진화에 총력을 쏟았다.
이날 노 회장은 정부를 겨냥해 "합의하지 않은 사실을 마치 한 것처럼 언론에 자료를 뿌린 무분별한 행동이 의료계나 보건의료단체로부터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매우 부적절 처사"란 말을 써가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서신 문엔 '협의를 통해 합의된 사항'이라는 첫 문구가 들어가 마치 의협이 원격의료, 영리병원 시행에 합의안 것처럼 비춰져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정부가 '조속히 개선하겠다', '추진하겠다'는 표현들은 공허한 약속에 불과하다"면서 "2000년도 의정합의서를 통해 이미 경험한데다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너무 많아서 신뢰할 수 없는 것들"이라며 "진정성이 있다면 반드시 구체적인 약속과 방법, 시기를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 회장은 18일 문 장관이 배포한 서신 문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노 회장은 "내용에서 의협과 복지부가 '협의'한 내용을 사실과 전혀 다르게 '합의'로 바꿔 표기함으로써 물밑 뒷거래한 것처럼 일부 언론에 보도되게 한 정부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결과적으로 협상단이 정부에 이용당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무책임한 정부의 전략이 의사들을 자극, 총파업으로 몰아가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며 의협의 이면합의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정했다.
노 회장은 "어제 협상단이 대회원용 설명 자료라는 별도 유인물을 배포했다. 1차 의료 살리기 협의체에서 논의됐던 사항들을 조속히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라며 "최종 협의 문에도 없는 정부의 약속을 받아냈다는 별도의 문서는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전혀 유효하지도 않다"면서 "이를 두고서 일각에서 밀실야합, 뒷거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지만 전혀 없었다. 공식적으로 부정한다"고 못 박았다.
노 회장은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압박까지 받게 되자 자신의 거취도 밝혔다.
노 회장은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비상 대책위원회(비대위) 기능을 정지한다"며 "2기 비대위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의협 집행부에 모든 책임과 권한을 위임, 대정부 투쟁의 기능을 수행키로 했다"면서 "자신이 겸직하던 비대위원장직과 18명 비대위원 중 14명이 자진사퇴했다고 덧붙였다.
노 회장은 "이번에 의협회장으로서의 리더십이 크게 손상됐다"면서 "협회 내에서 전 회원 투표에 재신임을 묻는 질문이 추가되는 방안이 제기됐지만 상임이사회에서 거부됐다. 그러나 의정협의 결과 수용 여부를 따지는 투표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기로 결론을 내렸다"며 비대위원장 사퇴 뜻을 전했다.
노 회장은 "지금의 논란을 종식시키고 의료제도를 바로잡기 위해선 협상단과 의협 집행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추진해온 자신의 입장에 아무런 변함이 없음을 알렸다.
총파업 예고일과 일정을 결정 질 전 회원 투표일도 변경됐다.
의협은 상임이사회에서 결정된 의정협의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과 전 회원을 상대로 21일 09시 총파업 예고 일을 3월 3일에서 7일 뒤 10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당초 3월 3일로 예정된 총파업 시기가 10일로 재조정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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