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반 토막 초음파 수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산부인과의사회가 “건정심의 초음파 보험수가 결정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강행한다면 의료 시스템 전반의 붕괴와 함께 국민 건강에 생기는 치명적인 피해의 책임을 정부와 보건당국이 뒤집어쓰게 될 것”이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

의사회는 3일 공개한 성명서에서 “현실수가의 50%에 불과한 초음파 보험수가로선 산부인과병의원들의 도산을 더욱 부추길 뿐”이라며 “포괄수가제 강행당시 수술을 포기했던 과거(사진)가 재현될까 우려된다”면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그나마 도산하지 않고 병의원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비급여 초음파 수가의 역할이 컸다"며 "정부와 보건당국의 일방적인 초음파 보험급여 수가 결정이 검사의 부실화를 불러와 국민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이번에 결정된 수가와 초음파검사에 들어가는 산부인과 의사의 업무량을 비교, 대가의 차이를 지적했다.

의사회는 "초음파는 다른 검사법과 달리 산부인과 의사의 업무량이 많은데다 오랜 숙련기간이 필요한 고도의 진단기술"이라며 "현실 수가의 반 토막이 난 저수가로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의사회는 건정심의 초음파 행위 분류를 문제 삼았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초음파는 단순진단 목적에 쓴 것이 아니라 산모의 양수나 다양한 장기의 조직검사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며 다양성을 무시한 채 단순 분류를 결정한 건정심에 불만을 쏟아냈다.

의사회는 의료기관의 규모에 따라 수가를 차별화한 것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쏠림과 자본경쟁력 약화로 1차 의료의 중추를 맡은 의원들의 건강보험의 수급 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데다 "무료와 야간진료를 겉으로 내건 보건소의 왜곡된 공공의료서비스로 고사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며 "이번에 신설되는 초음파 수가마저 차별을 둔다면, 의료계의 빈익빈 부익부는 심해져 결국 1차 의료는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 때문에 "초음파 수가를 원점에서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산부인괴의사회 성명서

산부인과의사회가 지난달 27일 일반적으로 결정하고 건정심을 통과한 초음파 급여화 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바이다.

'초음파 검사 급여화 방안 제4차 회의'에서 행위분류확정을 위한 논의를 가졌지만 정부 측의 43개에 의료계가 47개를 제시,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오는 22일 열릴 행위전문평가위원회의에서 이번 결정은 당장 피해를 볼 국민과 일선에서 국민보건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 단체의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며, 이에 관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첫째, 원가 이하의 수가결정은 누구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
건강보험이 재정된 이래로 산부인과 분만수가는 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각종 규제로 인해서 그간에 저수가로 인한 손실을 어렵사리 보전할 수 있었던 부분이 대폭 축소되고 있는 현실에서, 그나마 도산하지 않고 병의원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인정 비급여로서 초음파 수가의 역할이 컸다. 최근 결정된 바와 같이 단순히 정부당국의 예산에 맞추기 위한 일방적인 현실수가 50% 수준의 수가결정은, 어려운 의료 현실에서 병의원들의 도산을 결국 재촉하게 될 것이다.

둘째, 정부와 보건당국은 과연 의료의 질을 하향 평준화시키길 원하는가?
초음파는 다른 검사법과 달리 의사의 업무량이 많고, 오랜 숙련기간이 필요한 고도의 진단기술이다. 만약 초음파 검사법이 저 수가에 맞추어 시행된다면, 검사의 부실화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에 의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셋째, 복잡 다양한 인간의 질병에 맞춘 합리적인 수가분류를 거부한다. 단순하고 획일적인 행위분류로는 초음파의 다양한 적용에 따른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최근 강제한 초음파 수가 체계는 단순히 진단 목적으로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며, 산모의 양수검사나 다양한 장기의 조직검사를 위한 중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예를 들 수 있으며, 이는 지난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 시에 산부인과에서 질환이 중심이 된 수가 결정이 아닌 여성의 골반장기를 기준으로 수술 수가를 일방적으로 적용하여 수술을 포기하는 병원이 속출하는 피해를 본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넷째, 상급병원과 의원의 수가 차별은 일차의료의 붕괴를 가속화 시킬 것이다.
환자들의 대형병원으로의 쏠림현상과 자본경쟁력 약화로 인해 일차의료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의원들의 건강보험 수급율은 상급병원에 비해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무료진료, 야간진료를 표방하는 보건소의 왜곡된 공공의료서비스로 인한 피해로 고사상태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새로 신설되는 초음파 수가마저도 차별을 둔다면, 의료계의 빈익빈 부익부는 심해지고 결국 일차의료는 붕괴될 것이다.

정부와 보건당국은 애초부터 잘못된 수가결정 과정을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 더 이상 의료시스템이 왜곡되는 것을 막아야한다. 아울러 또다시 의료계를 억압해서 국민의료비 보전을 한다는 관행을 되풀이 한다는 오명을 벗기 원한다면, 책임 있는 자세로 원점부터 새로이 초음파 수가결정에 임해야한다. 이를 외면하고, 멋대로 강행한다면 의료 시스템 전반의 붕괴와 이로 인한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가 도래될 것이며, 이에 대한 책임은 모두 정부와 보건당국이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2013. 9. 3.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 박 노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