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하게 시도하려다 ‘흉강 내 압력’만 높여 오히려 “해(害)만 된다”
#지난 금요일 평소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직장인 A(44)씨가 하루일과를 마친 뒤 피곤한 몸을 이끌며 자동차를 운전해 퇴근하고 있었다.(사진 자료)
후텁지근한 장마철 날씨 탓에 덥고 몸은 천근만근, 휴가철에다 차는 왜 그리 막히는지 서서히 운전해 이동하는 순간 갑자기 가슴이 뻐근하고 아파왔다.
쥐어짜는 듯 답답함과 호흡곤란으로 곧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어쩔 줄 몰랐다.
그는 심폐소생술 교육이수자이지만 이런 증상이 순간적으로 벌어져 119에 연락하게 됐다. 응급실로 이송된 그는 조그만 늦어도 생명이 위태로울 뻔했다.
돌연사 90%는 급성심근경색
40~50대 남성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은 심장질환이다. 전체 돌연사의 약 90%를 차지한다.
이중 심근경색으로 돌연사 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심근경색이란 관상동맥이 막혀 혈액 공급이 안 되는 심장병이다.
협심증은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경우다.
심근경색으로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극심한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계속되며 식은땀이나 구토, 졸도 등이 동반된다.
심실이 불규칙하게 뛰면서 혈액을 뿜어내지 못하는 심실부정맥은 심근경색에서 돌연사에 이르게 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심실부정맥으로 혈액순환이 멈추면 빠른 시간에 뇌 손상이 오게 돼 심근경색 증세가 나타난 즉시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는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인자로는 가족력, 나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이 있으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이 비중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혼자 있을 때 심장마비 “주위 도움 받아라”
실제로 많은 심장질환자들이 혼자 있을 때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최근 SNS를 통해 급속하게 퍼지는 기침, 심장마비 응급처치(기침심폐소생술)는 정작 발생한 환자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도 많은 사람들이 이 내용을 맹신해 의료진의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하루 종일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A씨는 “갑자기 가슴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은 듯 아팠으며 고춧가루를 뿌린 듯 쓰리기 시작했다. 통증은 점점 심해져 금방 심장이 멈출 것 같아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응급처치가 끝난 후 그는 “자신이 고혈압환자여서 심폐소생술을 배웠지만 막상 내가 심장발작이 일어나 겁부터 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최근 카톡에서 본 기침심폐소생술이 생각나 그대로 기침을 따라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순환기내과 한성우 교수는 “심장발작이 일어났을 때 기침을 시도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과도하게 시도하려다 흉강 내 압력만 높일 수 있는데다 세게 하기위해 숨을 참는다면 오히려 심장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NS에 떠도는 ‘기침심폐소생술(Cough CRP) ’과연 맞나?
정답은 ‘근거가 전혀 없다’다.
SNS에 떠도는 기침심폐소생술은 1999년쯤에 퍼져나간 잘못된 인공호흡기술이다. 혼자 있는 상태에서 심장마비로 심장박동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면 도움을 줄 사람이나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압력을 증가시켜 심정지를 방지하도록 2초 간격으로 심호흡과 기침을 반복할 것을 요구하지만 과학적인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 교수는 “이처럼 잘못된 기침심폐소생술을 심장발작 시 시도될까 걱정”이라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빨리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며, 휴가철을 맞아 사람들의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엔 주변에서 이런 환자들을 목격할 가능성이 높아 평소 심폐소생술(CRP)을 익히고, 지하철역과 같이 공공장소에 비치된 자동제세동기(AED·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 사용법을 배워 타인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자는 내용이 SNS를 통해 전파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심장보호’ 위한 생활수칙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도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이 암, 뇌혈관질환과 함께 3대 사망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심폐소생술/한림대한강성심병원)
최근 향년 57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구옥희 골프선수나 24일 별세한 광동제약 창업주 최수부(사진 78세) 회장이 심장마비로 돌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장돌연사의 50%는 자신이 심장질환을 가졌는지 조차 모르고 사고를 당한다는 점이다.
한 교수는 “심장돌연사를 막기 위해선 평소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과 함께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식이조절,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며 “당뇨병 환자는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정기검진을 생활화하면서 발병 초기에 가능한 빨리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1: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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