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말기암환자에 ‘병 상태 알리는 게’ 현명

345 명 조사 결과, 3명 중 1명 “자신의 병 상태 모른다”

말기암환자에게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죽음의 질을 높이면서 치료계획을 의사 결정(decision making)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은미 교수

신동욱 교수

서울대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안은미, 신동욱 교수와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2009년도 전국의 34개 보건복지부 지정 완화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말기암환자 345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병 상태를 아는 것이 죽음의 질과 자신의 치료계획에 어떤 의사 결정을 내릴지 영향분석(논문 / The impact of awareness of terminal illness on quality of death and care decision making: a prospective nationwide survey of bereaved family members of advanced cancer patients=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374757275-97.pdf)을 했다.

이 결과 말기암환자 68.4%(236명)가 완화의료기관 입원 당시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31.6%(109명)은 잘 몰랐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말기암환자가 사별하게 될 가족을 대상으로 이들이 느낄 죽음의 질(Good Death Inventory)을 조사했다.

죽음의 질 지표는 18개이며, 항목에 따라 점수를 체크한(전혀 그렇지 않다= 1점 ~ 매우 그렇다= 7점) 결과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아는 환자군의 죽음의 질 평균 점수는 5.04점으로 잘 모르는 환자군의 4.8점 보다 높았다.

병 상태를 정확히 아는 환자 군과 잘 모르는 환자군은 ‘미래에 대한 통제감 (control over the future)’에서 5.18점 vs 4.04점, ‘희망이나 즐거움을 가지고 지내는 것 (maintaining hope and pleasure)’에선 4.55점 vs 3.92점, ‘병이나 죽음을 의식하지 않고 지내는 것 (unawareness of death)’에서는 4.41점 vs 4.26점으로 나타났다.

또 말기 치료 계획에서 환자와 가족 간의 이견이 있는 비율은 병 상태를 정확히 아는 환자군가 25.1%, 잘 모르는 환자 군에게선 31.5%로 집계됐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환자가 자신의 병 상태를 아는 것이 가족 간 의견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가족 간의 이견이 있는 경우는 병 상태를 정확히 아는 환자 군에서 48.9%로, 잘 모르는 환자군 24.1% 보다 높았다.

동양의 유교문화권에선 아직 환자에게 위중한 병의 상태를 숨기며 가족이 치료계획에 의사결정을 대행하려는 경향이 남아 있다는 게 이들 교수팀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환자가 스스로 말기 상태를 아는 것은 자신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가족과 조화롭게 자신이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며 “말기 암 환자가 인생을 편안히 마무리하고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에 환자의 상태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암정복 추진기획단과 국립암센터의 지원으로 받아 시행했다.
연구결과는 저명 국외학술지 ‘정신종양학(Psycho-Oncology)誌'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