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이 너무 가혹해 의약계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던 리베이트 쌍벌죄가 드디어 수술대에 오른다.
그동안 쌍벌죄는 의약계로부터 불법 리베이트의 근절을 위한 규제나 경제적 이익을 우선하기보다 범죄 구성요건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조치는 이런 문제가 드러난 쌍벌죄의 합리적 개선을 위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의약계의 분위기를 의식, 보건의료단체와 제약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부, 의료계, 제약 계, 의료기기업계가 참여하는 의·산·정 협의체를 구성, 8월 초까지 한시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협의체엔 이를 주관한 복지부를 비롯해 식약처, 심평원, 의협, 병협, 의학회, 치협, 약사회, 제약협회,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도매협회,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의료기기산업협회, 치과기자재협회 등이 참여한다.
협의체는 허용 가능한 경제적 이익의 범위를 우선 개선키로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협의체의 논의대상엔 공정거래법과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내 리베이트 쌍벌죄의 상충되거나 겹치는 처벌, 미국으로부터 도입된 '선샤인법'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의약계의 기대만큼 협의체의 의도대로 쌍벌죄를 대폭 개선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유는 이렇다.
앞서 의약계가 요구해온 협의체 구성을 들어주는 대신 시행규칙 내에서 쌍벌죄의 개선을 논의토록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약계의 기대치가 의료법 23조 2항(부당한 경제적 이익 등의 취득 금지)과 맞물려 있는데다 상위법 개정 없이 하위법령인 시행규칙의 골자를 손질할 수 없도록 한 행정절차에 묶여 협의회 내에선 극히 제한적인 논의만 오갈 것이란 점이다.
협의회로선 시행규칙에 들어 있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와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Safe-Harbor의 범위 등을 대폭 개선하려하지만 복지부로부터 양보를 받아내기 어려워 소폭 조정에 그칠 것이란 불길한 입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와 달리 업계에선 기대에 찬 분위기다.
현재 각 의약단체와 업계가 협의회의 첫 회의 테이블에 내밀 포토폴리오엔 대개 쌍벌죄와 직결되는 현안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업계가 꾸린 구체적인 개선안은 오는 11일 열릴 2차 회의에 공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9~10일 의약계에 따르면 의협과 제약업계는 전체적으로 시행규칙이 정한 제한된 허용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의학회는 현행 학술대회를 학술활동으로 변경하는 등 학회 지원에 대한 규제의 범위를 풀어낼 계획이다.
의약계는 2차 회의 때 논의할 공정거래법과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내 리베이트 쌍벌죄가 상충되거나 규제에서 겹치는 부분도 신경을 쓰고 있다.
공정거래법 내 의약품 리베이트는 판매촉진의 수단으로 이용되더라도 부당하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만 금지되고 있다.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에선 단순히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공하는 행위' 모두를 포괄적으로 금지대상을 잡고 있다.
복지부는 이처럼 뒤엉킨 규제를 정리하기 위해선 필요하다면 공정위 관계자를 협의체에 참여시킬 방침이지만 결정 여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협의회의 논의 대상으로 의협 주최 공청회에서 주목을 받은 '선샤인법(Sunshine Act)' 도입도 거론되고 있다.
복지부의 일정은 8월 초까지 시행규칙 개정사항을 마무리 한 뒤 법 개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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