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뇌경색 재발·예방·치료 ‘새 기준’ 열다

뇌경색 재발 예방을 위해선 아스피린 혹은 클로피도그랠과 같은 항혈전제를 한 가지만 사용하는 단독요법 보다 두 가지 이상 사용하는 병용요법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학술지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피인용지수 14.097)’에 게재

이 연구결과는 국제표준 진료지침 단독요법 사용 권유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어서 의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논문/‘병용’요법 ‘단독’ 항혈전제 보다 더 효과적/ Secondary prevention by stroke subtype: anationwide follow-up study in 46 108 patients after acute ischaemic stroke ☞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373026773-19.pdf)

이승훈 교수

노재규 교수

김도형 전공의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 교수, 이승훈 교수, 김도형 전공의 등 연구진과 한림대의료원 신경과 이병철 교수는 2002년 1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전국 30개 병원에 입원한 46,108명의 한국인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뇌경색의 유형, 재발 예방 치료법,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전체 뇌경색 환자 중 동맥경화의 뇌경색 환자가 34.1%(13,066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소혈관 폐색 환자 24%(9,208명), 심인성 색전 환자 16.2%(6,197명), 일과성 허혈 발작 환자 7%(2676명), 기타 18.8%(7,175명) 순이었다.

동맥경화의 뇌경색는 동맥경화로 좁아진 대혈관에 동맥경화반이 파열 등으로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서 발생한 질환이다.
소혈관 폐색은 뇌의 소혈관이 막혀 이 혈관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발생하는 뇌경색이다.
심인성 색전은 심장질환이 원인이 돼 발생한 혈전이 혈액과 함께 돌아다니다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뇌경색이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뇌혈관이 막혀 일시적으로 국소 신경학적 이상으로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24시간 내에 막혔던 혈관이 자연적으로 뚫려 모든 증상이 회복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뇌경색 환자 재발 막기 위해 ‘치료 결과’ 비교
병용요법이 단독요법보다 ‘사망률 평균 10%’ 감소

연구팀은 뇌경색 환자의 재발을 막기 위해 사용한 항혈전제 병용요법과 단독요법의 치료 결과를 비교했다.
이 결과 병용요법 환자들이 단독요법 환자들보다 평균 10% 사망률이 감소한 사실을 찾아냈다.

뇌경색은 유형에 따라 사망률에 차이가 있었다.
병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동맥경화로 발병한 뇌경색 환자에게서 11%, 소혈관 폐색 환자는 3%, 심인성 색전 환자에게선 21%로 사망률이 낮았다.
그러나 일과성 허혈 발작 환자에게서는 병용요법이 단독요법 보다 사망률이 20% 높았다.

이 사실은 뇌경색 환자마다 뇌경색 유형을 고려, 병용요법을 쓸지, 단독요법을 쓸지 고려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한다는 연구진의 설명이다.

뇌경색은 혈전 등으로 뇌혈관이 막혀 뇌에 혈류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질환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인 진료지침은 심인성 색전의 경우를 빼고는 원인과 상관없이 항혈전제 단독요법을 추천해오거나 하고 있다.

아스피린 같은 항혈전제의 뇌경색 재발 예방 효과는 15%로 매우 낮다.
이에 따라 약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부작용인 출혈은 최소화하기 위해선 두 가지 이상의 항혈전제를 사용하는 병용요법이 시도돼왔다.
그러나 몇몇 과거의 임상시험에서 병용요법이 우수하지 않다는 결과로 치료방침은 수십 년간 답보돼왔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다른 질환이나 다름없는 뇌졸중 유형에 대한 이해를 임상시험에 적용하지 못했다는 단점들이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뇌졸중 유형을 고려한 임상연구들이 최근에야 시도되고 있다.

책임 연구자 노재규 교수는 “뇌경색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선 단순히 단독요법만을 사용하지 말고 환자의 뇌경색 유형을 고려해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을 사용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심장학 분야의 최고 권위지 중 하나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피인용지수 14.097)에 게재돼 출판될 예정이다.
이 논문은 앞서 지난 5월 31일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뇌졸중은 어떤 병인가(?)

뇌졸중은 국내 사망원인 중 암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생존해도 심각한 후유장애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큰 질환이다.
뇌졸중은 혈관이 혈전에 의해 막힌 뇌경색과 뇌혈관이 파열돼 발생하는 뇌출혈로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70-80%를 차지한다.

이러한 뇌경색 환자에서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선 대개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전제를 처방한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의 진료지침은 아스피린 혹은 클로피도그렐 등의 항혈전제를 두 가지 이상을 사용하는 ‘병용요법’보다는, 한 가지 종류만 사용하는 ‘단독요법’을 추천하고 있다.

사실 뇌경색은 하나의 단일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 질환 군이다.

전 세계 진료지침은 항혈전제 단독요법 추천
연구진 환자 뇌경색 아형 고려, “병용요법과 같이 병행해야 한다”

현재의 전 세계적인 진료지침은 이를 자세히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항혈전제 단독요법을 추천하고 있다.
사실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전제의 재발 예방 효과는 15% 정도로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이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부작용인 출혈은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병용요법이 시도돼 왔으나, 몇몇 과거의 임상시험에서 병용요법이 우수하지 않다는 결과로 치료방침이 수십 년간 답보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결국 다른 질환이나 다름없는 뇌졸중 아형에 대한 이해를 임상시험에 적용하지 못했다는 단점들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뇌졸중 아형을 고려한 임상연구들이 최근에야 시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는 전국가적 뇌경색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장기간 조사하면서, 뇌졸중 아형을 고려, 항혈전제의 다양한 용법이 장기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임상시험과 같은 인위적인 상황이 아닌 실제 진료환경에서 최초로 조사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노재규 교수는 대한뇌졸중학회를 통해 2001년 ‘한국뇌졸중등록사업’(Korean Stroke Registry)을 구축, 이의 주관책임자를 맡으면서 현재 8만 명 이상의 뇌졸중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며 한국인의 뇌졸중의 역학적 특성과 발생양상, 치료방법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 연구는 이 사업을 통해 보게 된 결실 중 하나다.

게다가 기존의 진료지침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의 항혈전제의 단독요법은 환자의 뇌경색 아형을 고려, 병용요법과 같이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