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웅 교수팀, 추적조사 통해 ‘유형별 특징 분석 연구결과’ 발표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연간 9%가 치매로 악화되며 18%는 정상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73%는 더 악화되거나 회복되지 않는 상태 그대로 머물렀다.
이 때문에 ‘치매'는 기억력 감퇴 증상이 감지되거나 경도인지장애 전 단계에서 적극 조기치료에 나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도인지장애'는 아직 치매 전 단계일 뿐이지만 환자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전보다 인지 기능이 저하된 것을 느끼며, 검사에서 같은 성별의 정상인에 비해 떨어지는 소견을 보이는 상태를 가리킨다.
|
|
김기웅 교수
|
한지원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기웅, 한지원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상대로 추적조사를 통해 유형별 특징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발표했다.
이들 교수팀은 경도인지장애환자 중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 환자의 유형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인의 건강과 노화에 대한 전향적 연구(Korean Longitudinal Study on Health and Aging: KLOSHA)'를 실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05년 8월부터 성남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평균 18개월간의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처음 1년간 치매와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진단 평가를 정밀하게 시행했다.
다음으로 18개월 후 같은 평가를 통해 2005년에 경도인지장애였던 환자들 중 2007년에 치매로 진행하거나 정상으로 회복된 사람들의 특징을 분석했다.
이 결과,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9%정도 치매로 악화됐다.
이중 18%는 정상으로 회복됐으며 73%는 더 나빠지거나 좋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들 중 나중에 치매로 악화된 환자의 유형 예측을 위해 경도인지장애를 다중영역형과 단일영역형으로 구분, 분석에 들어갔다.
대개 단일영역형과 다중영역형 경도인지장애는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실행능력, 주의집중력 등의 인지기능 평가 후 구분해낸다.
이중 하나의 영역에서 인지 저하가 있는 경우를 단일영역형 경도인지장애, 2개 이상의 영역이면 다중영역형 경도인지장애로 분류한다.
연구팀은 이들 중 다중영역형 경도인지장애환자가 단일영역형에 비해 치매로 악화될 확률이 3배 이상 높은데다 정상으로 호전될 확률은 1/4 수준으로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도인지장애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경우, 18%에선 서로 다른 유형으로 변한다는 사실도 찾아냈다.
같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라도 일상생활 능력이 완전한 사람이 있는 반면 일상생활에서 경미한 정도의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불편을 느끼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8배 이상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경미한 불편함이란 ▶세금 처리, 은행일 등의 처리에서 가끔 생기는 실수 ▶체스, 바둑 등의 게임이나 취미활동을 이전처럼 잘하지 못하는 경우 ▶최근 일어난 일에 인지가 늦을 때 ▶TV 프로그램, 책, 잡지 등의 이해와 집중력이 떨어질 때 ▶약속이나, 가족 경조사, 휴일, 약 복용 등을 가끔 잊을 경우 ▶드라이브나,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이전과 다르게 서투르거나 복잡하게 느껴져 실수를 하거나 자신감이 떨어진 경우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정상 회복은 적극적인데다 지속적인 인지, 사회와 신체 활동을 통해 환자 자신의 인지 보유고를 높여가며 원인이 되는 우울증 혹은 불안증을 적극 치료해 증상을 호전시킨 경우다.
정상회복엔 경도인지장애환자 스스로의 노력과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한국 노인 4명 중 1명꼴로 흔한 질환이다.
이 때문에 전체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누가 나중에 치매로 악화될 것 인지, 누가 정상으로 회복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번 연구가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게 김기웅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자신 스스로 기억력 감퇴를 느낄 때 치매에 대한 조기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경도인지장애 진단 결과 다중영역형이면서 경미하나마 일상생활의 인지능력이 줄어들었다고 느낄 경우 반드시 정밀진단과 함께 정기적인 추적 진료를 해 조기치료의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2012년 전국 치매 역학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한국 노인 중 27.8%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다.
이밖에 정상인들은 1년에 1% 미만, 경도인지장애 환자군의 경우 8~10% 정도로 10배 가까이 많이 치매가 발생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