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예방하는 난소난관 절제술 후 난자 배아 보존하면 임신 가능”
세계적인 여배우 헐리우드 톱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최근 유방 절제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암 예방적 절제술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졸리에게서 나타난 유방암 유전자 ‘BRCA1’가 부각되면서, 암 가족 병력이 있는 젊은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BRCA1, BRCA2 유전자 변이의 경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을 60% 이상으로 증가시키는데다 난소암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의 난소암 발병 위험은 각각 36~46%, 10~27%로 정상여성이 일생 동안 발생할 확률이 약 10%인 것에 비해 월등히 높다.
유방암-난소암 동시 예방하려면, ‘난소난관 절제술’ 고려
만약 졸리처럼 자신에게 BRCA1이나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무조건 유방 절제술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전문의들은 유방암과 난소암을 사전 예방하는 방법으로 유방 절제술보다는 난소난관 절제술을 받은 것을 권장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가임력보존 클리닉 서창석 교수는 “예방적 유방절제술의 경우엔 유방암의 위험은 90% 이상 낮출 수 있지만, 난소암을 낮추는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난소난관 절제술은 난소암을 97% 이상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유방암도 50% 가량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 때문에 유방암과 난소암 모두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난소난관 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소암 유방암보다 “조기 발견 어렵고 생존율도 낮다”
난소암은 다른 고형 암종과 달리 효과적인 정기검진방법이 딱히 없는데다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현저히 낮다는 것도 BRCA 유전자 변이 양성자에 난소난관 절제술이 적합한 대표적인 이유라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이와 달리 유방암의은 자가 촉진과 간단한 방사선 검사 또는 정기적인 MRI와 CT검사로 조기 발견할 수 있으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5년 이상 생존할 확률도 약 90%에 이를 정도로 높은 편이다.
또 난소암은 정기적인 골반 초음파와 혈액검사와 CA-125 종양표지자 검사를 통해 정기검진을 할 수는 있으나, 병의 빠른 발견을 목표로 할 뿐 발생 위험을 낮춰주는 방법이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BRCA 유전자 검사 상 양성으로 판정받았거나 가족력이 있으면서 예방적 절제술을 고려한다면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난소난관 절제술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서 교수의 주문사항이다.
가임기 젊은 여성, 난소난관 절제술 전
‘가임력 보존’ 치료하면 ‘임신 가능’
난소난관 절제술을 시행하게 되면 조기폐경에 이르게 되며 임신능력을 잃게 돼 젊은 여성에게는 가임력 보존이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게 된다.
서 교수는 “BRCA 유전자 변이여성은 일반인에 비해 난소기능이 저하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요즘은 결혼 시기가 늦춰져 젊은 여성에게는 난소난관 절제술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런 환자들을 위해 최근엔 난소난관 절제술 전에 다양한 가임력 보존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임력 보존 방법은 난자 또는 배아를 동결시켜 보존하는 방법이다.
난소에서 미리 난자를 채취해 그대로 혹은 배아 상태로 동결해 두었다가 난소난관 절제술 후, 환자가 아기를 가지려는 시점에 가임력을 보존시켜 임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중 배아 동결보존법은 임상적으로 가장 널리 입증된 가임력 보존 방법이다.
이 방법은 난소난관 절제술을 결정한 환자뿐 아니라, 불임환자에게도 시험관 아기 시술 후 남은 배아를 보존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며 보통 배우자가 있는 여성이 선택할 수 있다.
배아 동결보존법을 이용한 가임력 보존은 시도에 앞서 환자에 난포자극호르몬을 투여한 후 약 2주간의 과배란유도 기간이 필요하다.
난자 동결보존법은 배우자가 없는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초기엔 배아 동결보존에 비해 성공률이 다소 낮았으나, 최근 동결보존기술의 발전으로 배아 동결보존에 못지않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이 방법도 배아 동결보존처럼 약 2주간의 과배란유도 기간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 난소조직 자체를 동결 보존하는 난소 동결보존법 등이 시도되고 있으나, 난소암 발병의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BRCA유전자 변이 여성에겐 사용하기 어렵다.
서 교수는 “유전자 변이 검사를 시행하거나 결과에 따라 예방적 수술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생존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인 만큼 유방암·난소암 가족력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을 통해 검사를 받아 보도록 해야 한다”면서 “난소난관 절제술은 대개 아이를 모두 낳은 시점에서 시행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 결혼이나 출산연령이 고령화되면서 유전자 변이를 가진 여성의 가임력 보존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며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가임력 보존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7: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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