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건국대, ‘간재생 막는 바이러스 작용과정’ 첫 규명

사진) B형간염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위) 모식도(아래)

간염바이러스가 간 재생을 저해하는 구체적인 분자기전을 규명,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 유발원인을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성 간질환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단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는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김균환 교수(사진 왼쪽/약리학)와 박은숙 연구교수(사진 오른쪽/제1저자)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2008년도 기초연구과제지원사업(이공분야), 보건복지부 등의 지원을 받아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간질환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병으로 대부분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 간염, 간경화, 간암 등을 일으킨다.

대개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세포가 파괴되면서 염증이 생기며 이에 대응, 간을 재생시키는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총체적인 간질환이 일어난다.
하지만 간 재생 저해과정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팀은 간염바이러스가 만드는 HBx라는 단백질이 간세포 성장인자를 활성화시키는 단백질 uPA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간 재생을 저해하는 반면 바이러스 감염생쥐에 uPA를 인위적으로 보충해 준 결과 간 재생이 정상적으로 복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uPA(urokinase-type plasminogen activator)는 단백질 분해효소의 일종으로써 혈장이나 여러 조직에 존재하며 손상 조직의 복구, 암 전이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은 간 재생에 필수적인 간세포성장인자 (HGF)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HBx의 uPA 발현억제에 DNA 메틸레이션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로써 향후 치료제 개발과정에서 DNA 메틸레이션을 조절하는 방식의 새로운 접근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단백질 HBx가 DNA에 메틸기를 붙여주는 효소를 uPA 프로모터까지 유도해 이 부위에 메틸레이션을 유발함으로써 uPA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프로모터 (Promoter)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부위로써 이 부위에 메틸레이션이 되면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된다.

실제 HBx를 생산하지 못하는 돌연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DNA 메틸레이션이 낮아 uPA 발현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다.

나아가 연구팀은 DNA에 메틸기를 붙여주는 단백질을 저해하는 화합물을 생쥐에 투여한 경우 간 재생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는 것을 찾아냈다.

김 교수는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어떻게 간질환이 일어나며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밝힌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간질환 유발 단백질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향후 바이러스성 간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간질환 전문지 헤파톨로지(Hepatology) 3월 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 명= Hepatitis B virus inhibits liver regeneration via epigenetic regulation of urokinase-type plasminogen activ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