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원급 의료기관 낮은 수가수준 개선 조처"
병협 "대책 없인 병원 부실화만 초래·환자쏠림 심화 부작용 크다"
최근 의협의 '선택 진료 폐지론'에 병협이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두 단체 간의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발단의 불씨는 선택 진료제도였다.
의협이 의원급 의료기관의 낮은 수가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현행 선택 진료제도 폐지 여론몰이에 나서자 병협이 즉각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반박, 두 단체 간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시작됐다.
병협은 의협의 선택 진료 폐지론이 나온 뒤 곧장 공식입장을 통해 “유독 병원에만 적용되는 제도를 의원급 의료기관입장에서 문제 삼는 것은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저 수가를 큰 틀에서 바라보며 해결될 수 있도록 의료계가 공동노력과 관심을 경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선택 진료는 여러 진료 과에서 다수 의사가 근무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것이지, 소수의 의료 인력으로 꾸려가는 의원과는 상관없는 제도라는 뜻이다.
또 병협은 선택진료제도를 명시한 법령과 제반여건도 의원과는 별개라는 주장을 내놨다.
병협은 "병원 상당수가 선택 진료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졌지만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대며 ‘선택 진료가 무분별하게 시행되거나 경영보전수단으로 편법 운영되고 있다는 의사협회의 주장은 어이없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을 빼고는 종합병원은 273곳 중 101곳(36.9%)이 선택 진료를 운영 중인데다 병원은 1,257곳 중 141곳(11.2%)만 시행, 이보다 더 낮아 경영보전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의협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게 병협의 설명이다.
병협은 근본적으로 선택 진료제도의 기본 취지와 본질을 들여 보지 않은 채 단순히 저수가체계와 결부시켜 선택진료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만약 병원의 손실분을 보전하는 대책 없이 선택진료제도를 전면 폐지하거나 비용징수를 못하게 될 경우 부실화는 물론 특정 의사의 취업을 막아 대형병원으로 환자쏠림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게 병원협회의 시각이다.
병협 박상근 부회장(인제대 백중앙의료원장)은 “선택진료비는 병원의 배를 불리는 별도의 수입원이 아니다. 법으로 인정해주는 제도권내의 수익이며 경영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게다가 회계경영에 기조를 둔 수가계약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면서 건보료 경감을 통해 의료 소비자 전체의 몫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이와 함께 “의료급여 환자의 경우 많은 병원에서 선택 진료비를 받지 않는 등 자체적으로 제도의 부정적인 측면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의협-병협간의 불협화음 또 이슈로 떠오르려나?
이처럼 또다시 불협화음을 보이자 의료계나 병원 계의 일각에선 두 단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 보인다.
이미 지난해 건정심의 포괄수가제(DRG) 수가 의결을 앞두고 한 바탕 대외창구를 통해 입 싸움을 벌였던 의협과 병협의 불협화음이 기억에 남아서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의협이 건정심을 탈퇴하면서 자극을 받아 같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병원협회가 마지막 회의까지 참여해 포괄수가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두 기관에 미묘한 감정이 돌면서 결국 서먹한 관계가 계속돼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7 1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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