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제약계, ‘의약품 유통질서 바로 잡기’ 나섰다

‘원외처방리스트 복수화·필수약 가격경쟁 지양·입찰물량 홈피 공개·적격심사제 확대’ 요청

최근 제약계가 1원 등 초저가 낙찰로 문란해진 의약품 유통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드디어 발 벗고 나섰다.

이런 제약계의 움직임은 공정위의 ‘과징금 5억 원 행정처분에 검찰 고발까지 당했던 초저가 낙찰 받은 도매상에 의약품을 공급한 제약사의 회원사 자격제명을 적극 추진키로 강경 입장(제약협회, ‘공정위 행정처분’에 재심 청구 / 회원사 자격제명’ 강행‥‘과징금 5억’ 잉여금으로 충당 http://www.bktimes.net/detail.php?number=43614&thread=14r05)을 나타낸 뒤이어서 더욱 주목을 끈다.

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는 최근 공개경쟁입찰에서 점차 늘어나는 초저가 낙찰 사례를 막기 위한 의약품 안정 공급과 유통 투명화를 위한 건의문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제약협회에 따르면 이 건의문엔 초저가 낙찰을 아예 봉쇄할 수 있도록 ▲원외 처방약제리스트 복수 화 ▲기초필수의약품의 가격경쟁 지양 ▲국공립병원의 입찰 발주량 홈페이지 공개 등이 들어갔다.
지난해 말부터 시행 중인 ▲적격심사제의 확대도 요청했다.

‘원외 처방약제리스트 복수화’는 병원의 약제위원회(drug committee DC)가 같은 성분의 A, B, C 품목을 선정했을 경우 외래처방리스트에 세 품목 모두를 등재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원외 시장 확보를 위한 무분별한 초저가 투찰이 유도할 수 있다.

‘기초필수 약의 가격경쟁 지양’은 정부가 정한 퇴장방지약과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저가 약(경구제 70원, 주사제 700원, 시럽제 20원), 희귀 약 등이 공개입찰에서 저가 낙찰되지 않도록 입찰 방법과 조건을 다르게 하는 조치다.

이중 퇴장방지의약품은 정부가 수익성 저하로 퇴출이 우려되는 약을 지정, 원가를 보전해주는 조건으로 사용 장려금을 지급해준다.
저가약과 희귀 약은 징벌약가인하이외 모든 약값삭감에서 제외시켜준다.

복지부에 제출된 건의문엔 이 같은 본래 취지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가 고시한 상한 금액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또 ‘국․공립병원 입찰 발주량’을 공개하려는 것은 병원 홈페이지에 납품하는 도매상과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사와 거래되는 유통의 투명성을 높이면서 1원 등 초저가 낙찰을 방지할 수 있는 간접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와 함께 제약협회는 지난해 말부터 복지부가 시행하는 ‘적격심사제’를 확대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정부의 유통질서 확립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복지부도 초저가 낙찰로 문란해질 유통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의약품 입찰 구매 시 적격심사제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
이미 복지부는 대통령 주재 제13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1원 등 초저가 낙찰을 불공정 관행으로 간주, 근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는 국립암센터와 국립의료원이 공개입찰에 적격심사제를 적용하고 있다.

국회도 의약품의 1원 낙찰이 유통질서를 문란 시키는 것은 물론 리베이트를 야기할 공산이 크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 1원 낙찰이 처방약제 리스트에 등재되기 위한 리베이트 성격이 강한데다 공공성을 준수해야 하는 대학병원에서 일어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었다.

13개 국립대병원장협의회도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