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사기를 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 가짜환자에게 오랫동안 입원하도록 방치했다면 병원에게서 부당이득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건강보험이의신청위원회(위원장 박병태)는 지난달 개최된 이의신청위원회에서 “보험사기를 친 A씨의 입원을 그대로 방치한 요양기관에게서 부당이득금을 되돌려 받아야 한다”며 “B병원의 이의신청을 기각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치루’ 등의 병으로 B병원에 내원한 뒤 생명보험사로부터 더 많은 보험진료비를 타내려는 욕심으로 2005년 10월 20일부터 2006년 1월 16일까지 89일간 장기 입원진료를 받다가 들통 나 2008년 2월 19일 ‘보험사기’로 징역 6월형을 선고받았다.
A씨의 보험사기 행적은 이렇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A씨는 “당뇨검사를 하겠다”며 B병원에 입원했고, 15일이 지날 무렵 항문출혈이 발견돼 항문누공 진단 절제술을 받은 후 수일 내에 완치, 모든 상태가 양호한데다 특이소견이 없었다.
한마디로 A씨가 더 많은 사보험금 수령액을 노리고 '꾀병'을 부려 총 89일간 입원한 것이다.
수사당국의 단속망에 걸려든 A씨는 보험사기로 기소됐고, 2008년 2월 징역 6월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당시 공단의 조사결과 A씨는 입원 기간 중 치료받은 4일을 뺀 85일 동안 무단으로 외출과 외박을 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로 드러났다.
부당이득징수(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에 나선 건보공단은 지난 6월 지급됐던 요양비용중 건강보험 진료비 3백89만4,130원의 환수고지서를 A씨와 B병원에 발부했다.
이에 B병원은 ”이 사건은 A씨가 저지른 보험사기”라면서 “공단이 요구한 요양급여비용의 환수는 불법행위를 한 수진자에게만 책임이 있을 뿐 병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건보공단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사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장기 입원을 한 A씨를 그대로 방치한 B병원이 ‘필요하지 않은 치료’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에 따라 건보공단의 처분은 정당하다”면서 “요양기관으로써 연대책임이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57조엔 요양기관이 거짓 진단으로 보험급여를 받았을 땐 진료 받은 환자와 함께 부당이득금을 건보공단에 되돌려주도록 연대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이 조치가 정당하다”며 이 같은 내용의 대법원 보험사기 판례도 근거로 내놨다.
공단에 따르면 대법원은 “요양기관이 환자들의 건강상태에 맞게 적정한 진료행위를 하지 않은 채 불필요하게 내원을 권유하거나 퇴원을 만류하는 등 장기입원을 이끌어내 공단에 과도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 용인할 수 없다”며 “비록 일부 기간 실제 입원치료가 필요한 부분을 포함해 요양급여비를 요구한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4665 판결 참조).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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