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18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 HPV에 ‘감염’ 충격

부인종양학회, ‘최근 5년간 6만 775명 조사 논문 분석 결과’ 발표

남주현 회장

18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이 자궁경부암과 생식기에 사마귀를 일으키는 HPV에 감염됐다는 학회의 보고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30세 이하 여성에게서 감염률이 높아 청소년기부터 젊은 층 사이에 HPV 감염 예방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부인종양학회(회장 남주현,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 18~79세 여성 6만 775명의 HPV(Human Papillomavirus) 감염 현황을 연구한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발표했다.

18세 이상 여성 ‘34.2%’ HPV에 감염

학회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34.2%(2만 787명)가 HPV에 감염됐다.

한국에서 2006년부터 최근 5년 이상 대다수에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을 상대로 HPV 감염률을 분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PV는 인유두종바이러스로도 불리며, 성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자궁경부암이나 생식기 사마귀,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을 비롯해 상대남성의 음경암 등을 유발한다.

조사대상 여성 중 17.5%(1만 628명)는 자궁경부암 등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형의 고위험 HPV에 감염됐다.
16.7%(1만 159명)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일으키는 유형을 포함한 HPV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

다.

HPV는 100여 가지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13가지는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 유형이며 나머지는 생식기 사마귀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저 위험 유형이다.

WHO의 HPV와 자궁경부암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궁경부암 발생자수(crude incidence rate)는 14.5건으로 동아시아의 평균치 11.9건보다 높았다.

최근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5대 도시 18-60세 남녀 7만 16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생식기 사마귀 유병 율은 인구 100명당 1명꼴(평균 0.72%)이다.
남성이 0.99%로 여성(0.63%)보다 발생률이 앞섰다.
30세 이하 젊은 층에게서 발생률이 특히 높았다.

30세 이하 감염률 ‘49.9%’ 2명 중 1명
성경험 시작 연령 낮아져 조기 예방책 필요

또, 이번 조사 결과 HPV 감염률은 18~29세에서 49.9%로 가장 높았다.
HPV 감염률은 성관계를 시작하는 젊은 여성에게서 높고, 중년층에서 감소했다가 고령에서 다시 증가하는 패턴이 세계적으로 공통적이다.

이 같은 추세처럼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의 첫 성경험 연령이 14.2세(남학생 14.0세/여학생 14.5세)로 낮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HPV 감염이 더 어린 연령대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측돼 청소년층의 감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학회의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학술지 `백신(Vaccine)'에 실린 한 논문에선 우리나라 보건교사의 23.4%만 학생들에게 HPV를 교육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향후 HPV 감염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예방책에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보건교사 83.9%가 청소년을 대상 HPV에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 실천하지 않았다.

학회는 HPV가 유발하는 자궁경부암,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HPV 예방백신 접종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9세~18세)의 HPV 백신 접종률은 9%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가가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하는 나라들의 청소년 HPV 백신 접종률을 들여다보면 미국은 53%(13-17세), 영국은 75.4%(12세-20세) , 호주는 80%(12-17세)와 우리나라 9%정도와 격차가 크다.

남주현 회장은 “HPV는 매우 흔하고 쉽게 전염되며, 자궁경부암이나 생식기 사마귀 같은 질환으로 악화돼 공공보건에 큰 손실을 입힌다. 성경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서둘러 HPV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 조기 성교육과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등의 대책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 = 부인종양학회, 5년간 6만 775명 조사 논문 분석 결과
http://www.bktimes.net/data/board_notice/1351082566-76.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