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공개된 허위청구병의원 절반은 ‘폐업 또는 신고중’

이번에 공개된 요양급여비용을 허위청구로 행정처분을 받은 23개 요양기관의 절반 이상이 폐업했거나 신고 중이어서 정부가 경각심을 주겠다는 의도와 어긋나 보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공개된 23개 요양기관의 규모가 영세해 작은 병의원만 희생시킨 것이 아니냐며 형평성을 제기하는 입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실제로 공개된 23개 병의원중엔 괴산정형외과의원과 굿모닝연합의원, 동산의원, 맘조은의원, 베델내과의원, 본한의원, 성심연합의원, 성원신경정신과의원, 시티의원, 신안약국, 우리의원, 우리치과의원, 지산연합의원, (재)한국산업보건환경연구소 청십자 메디칼 의원 등 14곳은 이미 폐업중인 상태다.

의료계 일각에선 “보건복지부가 이를 앞서 의식한 듯 지난 2008년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거 허위청구로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은 요양기관을 상·하반기에 걸쳐 연 2회 공개하게 된다”며 소비자대표, 변호사, 언론인 등 9명으로 구성된 '건강보험 공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혐의정도가 심하거나 불량한 곳을 추려낸 곳들이라고 하지만 심의결과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들이다.

또 이들은 복지부가 공개된 요양기관을 가리켜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은 요양기관 중 서류를 위조나 변조해 요양급여비용을 거짓으로 청구했거나 건보공단으로 타낸 액수가 1천500만원 이상 넘고 허위로 청구한 금액의 비율이 100분의 20이상인 경우라며 사례까지 덧붙인 것에 의문이 간다는 것이다.

이들의 추측은 이렇다.
지난 2008년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거 허위청구로 적발돼 그동안 행정처분을 받은 요양기관이 이번에 공개된 요양기관수보다 훨씬 많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들은 정부와 건보당국이 적발했다며 언론지상에 잇따라 보도된 것만 따져도 복지부가 공개한 23건과 건수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들 중 모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지만 건보공단으로 타낸 액수가 1천500만원 이상 넘고 허위로 청구한 금액의 비율이 100분의 20이상인 경우가 공개된 사유라고 밝힌 복지부의 주장은 실지와 달라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짓청구로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을 위기에 있다는 요양기관 관계자를 만나 상담한 횟수나 귀동냥으로 들은 병원 수만 꽤 된다며 공개사유의 잣대가 됐다는 허위청구금액도 1천500만 원 이상을 훨씬 웃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가 묻는 신빙성 있는 말이냐(?)에 “부풀려 졌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에 공개된 내용으로는 납득할 수 없다면서 경고성 메시지로 보인다”며 “자신이 겪은 사례”를 전해줬다.

그는 “서울역 주변에서 모 의원을 운영하던 모 원장이 진료비 허위 청구로 적발돼 조사를 받아오던 중 해결방법을 찾고자 자신을 찾아왔다며 그의 손에는 외제승용차 열쇠와 돈 봉투가 쥐어져 있었다”면서 “이것으로 무마할 수 있냐고 물어와 반대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승용차 가격이 8,000만 원 이상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이후 일을 알 수 없었지만 결국 모 원장은 폐업을 했다.
그는 “이번에 공개된 내용에 이러한 사실이 빠져 이해할 수 없었다”며 말문을 닫았다.

또 다른 곳에선 이번 공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랜 기간 업무정지를 받으면 대부분 휴업보다 폐업 신고를 한 뒤 다시 개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의료계 모 관계자는 "실명이 공개된다 해도 폐업 후 요양기관 이름을 바꾸면 되는 것 아니냐"며 "지역까지 옮기면 지자체가 명단을 공개해도 무의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