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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정책은 정의로워야 하고, 국민의 판단이 중요하다.
상대가치 운운하지 말고, 백내장수술 수가 결정에 근간이 되는 수술원가 자료를 공개하라-
2012년 6월 9일 개최된 안과의사회 임시총회에서 안과의사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백내장수술 중단관련 양심선언” 결의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백내장수술 수가 인하와 관련하여 “의사협회와 안과학회가 스스로 정한 상대가치(의사행위량) 조정 때문”이라면서 “2006년 12월 행위별 수가 상대가치 조정으로 백내장 수술가격은 낮아지고 안저검사 등 빈도가 많은 검사가격은 높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안과의사의 수입이 줄어든 것이 아니다.” 라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발표는 결코 이번 문제의 본질과 정부의 책임을 외면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의 주장을 한 것이다.
1. 정부는 안과의사에게 과잉진료를 하라는 것인가?
정부에서는 안과의사의 백내장수술의 수가는 하락하였으나, 다른 질병검사를 통해 수익을 보존하였다고 하였다. 이렇다면 앞으로 병원의 수익을 보존하기위해 원가가 못 미치는 질환의 치료 시 생기는 수익의 부족분을 환자에게는 필요치 않으나, 원가보다 높은 수익을 가지는 검사를 통해 수익을 보존하라는 것인가?
환자의 질병의 치료는 가게에서 구입하는 물건이 아니다. A라는 물건은 이익이 나지 않지만, B라는 물건은 이익이 날 때 둘을 묶어서 판매하여 수익을 보존하듯이,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 원가에도 못 미치는 A라는 질환을 치료할 때, 치료가 필요 없지만 수익이 나는 B라는 질환을 묶어서 치료하라는 것인가?
이것이 진정한 포괄수가제인가? 아니면 포괄질병치료제인가?
2. 정부는 질병을 가진 국민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가? 단지 정부의 재정만이 중요한가?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에 있어, 정부의 발표는 통계적이고, 거시적인 지표만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는 통계와 지표를 가지고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나와 만나는 즉 1:1의 개별적인 환자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의사에게는 99%의 치료성공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만나는 환자의 치료가 중요한 것이다. 다른 모두가 치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오늘 지금의 환자 단 1명에 치료에 실패가 된다면, 양심적인 의사라면 좌절과 고통을 겪을 것이다.
통계상 병이 걸릴 확률이 5%일 때, 병이 걸리지 않은 사람의 고통은 0%이지만, 병에 걸린 사람의 고통은 100%이다. 모든 사람이 5%의 고통을 나눠 갖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거시적인 국민의 의료관련 지표만 보고 정책을 시행하지 말고, 오늘 고통당하고, 오늘 괴로워하는 환자의 경우를 고려해야한다.
3. 질병수가의 결정은 무조건 상대가치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질병 치료의 원가를 보존하고, 그 치료 후에 생기는 이익에 대해 상대가치로 결정해야한다.
A라는 질병치료 시 이익이 많이 나고, B라는 질병의 치료는 원가에 못 미친다고 할 때 둘을 묶음으로 치료하여 이익을 보존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어떤 질병의 치료든 간에, 각 치료의 기본적인 원가는 보존해야하고, 이후 이익에 대해 상대가치를 따지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질병은 병원의 수익구조를 보고 발생 하지 않는다. 원가에 못 미치는 B라는 질병이 많이 방문하는 병원은 도산하라는 말인가?
4. 정부는 백내장 수가 결정시 근거가 되는 수술원가 자료를 공개하라!!
정부의 관계자는 이번 수가결정은 의사협회 및 안과학회에서 제시한 자료에 의한 것으로 안과의사들의 자업자득인 것처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의 보건관련 부처는 제출 자료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할 능력이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의 결정 및 시행은 국민을 바로 보는 정부의 몫이지, 자료를 제출하는 일개 단체의 몫이 아니다. 정부정책의 책임을 다른 곳에 전가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부의 태도가 아니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 안과의사회는 백내장수가 결정 관련하여 백내장수술 원가에 대한 정부의 판단 근거를 제시 받은 적이 없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이번 결정을 내렸는지 우리 안과의사회도 궁금하다. 상대가치 운운하지 말고, 근거자료를 공개하여야 한다.
공개된 자료를 근거로, 공동으로 자료를 분석하고, 국민에게 묻고 국민의 결정을 따라야한다. 그것이 정의로운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국가 재정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제시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치의 수가 결정이 아니라, 절대가치의 국민의 건강이다.
2012. 6. 12.
대한안과의사회 회장 박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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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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