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복제 약)제조 제약사들이 가격의 인하 여부를 둘러싸고 고민에 빠졌다.
이들 제약사는 지난 달 건강보험 의약품의 약가 일괄 인하 이후 제네릭의 보험 약값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같아져 가격경쟁력이 없어졌지만 무턱대고 가격을 내리기에는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워서다.
그렇다고 같은 값이면 오리지널 의약품을 찾는 의사들의 처방 패턴이 쉽게 바뀌지 않아 이대로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시행된 건강보험 의약품의 약가 일괄 인하 이후 제네릭 가격의 자진 인하를 신청한 제약사는 아직까지 한 곳도 없는 상태다.
복지부는 올해부터 시행된 새 약가제도를 도입하면서 지난달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의약품의 약가를 평균 14% 인하했다.
새 약가제도는 특허가 만료됐거나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53.3%를 인하, 제네릭의 약가와 같게 삭감했다. 이로써 종전엔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은 종전의 80%, 제네릭의 최고가는 68%로 책정됐던 일정 간격의 가격차를 없앴다.
정부는 당시 새약가제도를 시행하면서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약가가 같아질 경우 제네릭 제조제약사들이 자진해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지만 지금으로선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제약사들은 제네릭의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하지 못하는 눈치다.
이들 제약사들은 가격을 내리더라도 의사들의 처방 패턴이 쉽게 바뀌지 않아 가격을 당장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데다 경쟁할 오리지널보다 가격경쟁력을 갖추려면 최소한 기존 가보다 절반 수준에서 약가를 인하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이 경우 원료 약 가격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국내제약사로선 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 극심해진 실적 부진에 계속 오르는 원료약값 으로 약가 자진 인하는 검토조차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다.
대개 동아, 대웅,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등 상위권제약사들은 약가인하 여파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정체를 보이거나 감소세로 돌아선 데다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반토막 난 업체가 적지 않다.
제네릭 시장에 경쟁관계에 있는 제약사들은 오히려 경쟁사가 자진해 가격을 내리면 자사 의약품의 가격경쟁력만 약화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7 1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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