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국내연구진 ‘췌도 생존율 높인 치료법’ 개발

(그림1)

췌도(膵島·랑게르한스섬): 췌장의 약 10%를 점유하는 좁쌀 덩어리 모양의 부위로 이곳 베타 세포에서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된다. 이 부위가 고장 나 인슐린을 제대로 분비·기능하지 못한 결과가 당뇨병이다. 정상적 췌도를 이식하면 당뇨병을 근원적으로 고칠 수 있다

제 1형 당뇨병 치료법으로 사용되는 췌도 이식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박경수/정혜승 교수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돼지 췌도와 사람의 제대혈에서 분리한 혈관내피전구세포를 동시에 이식한 결과 췌도만 이식하는 쥐보다 췌도의 생존율이 30% 이상 향상됐다고 밝혔다.

박경수교수(사진 왼쪽) 정혜승 교수(오른쪽)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지정 선도형 세포치료 연구사업단의 지원 하에, 삼성서울병원 김재현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의 강신애 교수와 함께 진행됐다.

제 1형 당뇨병은 면역반응에 의해 췌도가 파괴돼 췌도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 혈당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태를 말한다.

지금까지 췌도를 이식하기 위해선 췌장 전체를 이식하는 수술을 해왔다. 이 수술은 개복이 필요한 대수술이며, 복강 내 췌장효소 유출 등의 다양한 합병증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췌도 이식은 췌장에서 췌도만 분리한 후 국소마취 상태에서 혈관조영기법을 이용해 간 문맥으로 주입하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췌장이식에 비해 안전하고 용이다.
그러나 이식 직후 비특이적 염증/응고반응으로 인한 췌도 소실과 만성적 산소결핍 때문에, 이식 후 췌도의 생존율이 낮았다.

박 교수팀은 출산 후 버리는 제대혈에서 혈관내피전구세포를 분리 한 후 돼지 췌도와 함께 제 1형 당뇨병 모델 생쥐에게 이식했다. 쥐 8마리에겐 췌도와 함께 혈관내피전구세포, 8마리의 쥐에게는 췌도만 이식 한 후 혈당의 호전과 췌도 생존율을 비교했다.

이 결과 혈관내피전구세포를 주입한 군에서 유의하게 혈당이 호전됐으며 이식 1주 이후에는 정상 혈당을 보이면서 췌도만 주입한 군에 비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의 면적이 30% 가량 증가됐다. (그림1 참조)

이러한 효과는 혈관내피전구세포가 췌도와 상호작용하면서 췌도와 혈액 사이의 비특이적 염증이나 응고 작용을 현저하게 감소시키고, 췌도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의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는 이식된 혈관내피전구세포가 베타세포 증식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당뇨병 치료를 위해 베타세포 재생과 증식을 도모하려는 많은 연구들에 좋은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교수는 “혈관내피전구세포를 이용해 췌도 이식 성적을 크게 향상시킬 가능성을 제시했다” 며 “다만, 이 연구결과는 사람 혈관내피세포와 돼지 췌도를 이용한 동물실험이다. 추후 임상에 직접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포치료저널 ‘Cell Transplantation’ 2011년 12월호와 최고권위지로 꼽히는 미국 당뇨병 학회지 ‘Diabetes’ 2012년 4월호에 각각 올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