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제약단체가 둘로 갈라질 것이란 우려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서서히 드러나면서 정부의 약가정책이나 제약 산업의 육성지원과 무관하지 않다는 입소문이 나돌고 있다.
제약 계에선 소문의 진위가 확실하지 않지만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새로운 '협회'를 설립하려는 상위제약사가 공교롭게도 정부의 지원 대상에 선정되려고 혁신형 제약기업을 모두 신청한데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하는 기준요건을 갖췄다는 점을 꼽았다.
정부가 약값인하를 일관 단행하면서 혁신형 제약기업에겐 약가의 일정선 보장, R&D투자 확대 지원 등의 수혜를 내건 반면 제시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의약품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시킨다는 새 변화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알려왔다.
이러한 정부의 의도는 각종 세미나나 설명회에서 정책기안자나 관계자의 입을 통해 공공연하게 전해져 왔다는 게 제약관계자의 주장이다.
결국은 정부가 약가정책을 통해 국내 제약 계를 둘로 갈라놓았고 이중 혁신형 제약기업에 관심을 둔 상위제약사들로 진영이 짜인 새 협회 등장을 부추겼다는 뜻이 된다. 항간엔 정부가 개입해 주도한 것 같다는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국내제약단체 둘로 나뉜다’ 입소문‥‘최고이슈’
“중심에 복지부가 있을 것”‥추측까지 나돈다
이 때문에 국내제약단체가 둘로 나눠진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올 초 정부의 약가 인하발표이후 제약업계의 최고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혁신형 제약기업을 신청한 국내제약 상위사 몇몇 개사와 중견 사 몇 곳이 제약협회와 같은 협의체 발족을 위해 매주 물밑 회동을 하며 구체적 논의를 가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중심에 복지부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 제약사는 그동안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제약협회와 같은 기능의 단체 설립 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제약단체가 둘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만약 새 협회가 생긴다면 어떤 제약사들이 주축이 될까(?)
업계 일각에선 복지부가 제시하는 혁신형 제약기업 기준요건을 갖춘 제약사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혁신형 제약기업 기준요건을 잣대로 대면 회원사는 매출 1,000억 원 이상 매출액비투자 5%이상 제약사 18개사와 1,000억 원 미만 제약사 중 R&D 7%가 되는 4곳으로 추려진다.
이와 함께 혁신형 기업 인증을 받게 되거나 선진국 형 GMP시설을 보유한 제약사, 미국 FDA 기준의 cGMP나 유럽연합(EU GMP) 등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을 갖춘 곳 중 연 의약품 매출의 3%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제약사가 회원사로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은 “제약 계 구조조정”
항간엔 ‘살생부’ 한목소리‥“약 업계 존폐 가를 것”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제약업계 구조조정 불러온다?
제약업계선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이 제약사의 살생부로 바라보면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제약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따라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되면 1,500억 원으로 책정된 연구개발(R&D)예산 지원과 함께 각종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원 금액은 크지 않지만 혁신형 제약사가 되느냐 아니냐가 약 업계에서 존폐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부 관계자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되면 시장에서 믿을 만한 제약사로 인증 받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말을 꺼낸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이것’이 필요하다
제약산업육성특별법상 ‘기준 충족, 경영체질’ 개선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으려면 ‘이것’이 필요하다
제약산업육성특별법상 제약기업이라는 점과 R&D 투자실적 기준을 충족하면, 4가지 부문별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배점 비중은 ▲인적·물적 투입자원 우수성(R&D투자실적, 연구인력 및 연구생산 시설 보유현황) 40% ▲R&D활동의 혁신성(연구개발 비전 및 중장기 추진전략, 국내외 대학·연구소·기업 등과 제휴·협력 활동, 비임상·임상 시험 후보물질 개발 수행) 30% ▲기술적·경제적·국민 보건적 성과의 우수성(의약품 특허 및 기술이전 성과, 글로벌 기술경쟁력, 우수 의약품 개발 및 보급 성과) 20%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성, 투명성(의약품 등의 유통체계와 판매 질서 준수 등 윤리성, 외부감사 등 경영의 투명성) 10% 등이다.
다만 무리수를 둔 약값 리베이트 등 사회 통념을 넘어서는 법을 위반하면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되기 어렵다.
이 관계자는 “제약사가 리베이트 등 구태의연한 관행을 근절하고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바라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영체질을 애써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제약사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R&D 집중, 리베이트 근절을 강조한 바 있다.
새 단체 출범은 “확대해석”
새 이사장 영입‥“양분된 협회 갈등 봉합 수순 일뿐”
이처럼 국내제약사들의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 단체 출범이란 입소문은 확대해석이라며 말아달라는 또 다른 제약관계자의 당부도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이사장직을 사퇴한 윤석근 일성신약 사장을 대신할 인물로 경희의대 출신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이 급부상하는 등 제약 계에 변화가 일고 있지만 아직 새 단체 출범이란 입소문은 너무 앞서간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차기 이사장에 ‘의사출신 제약인’ 급부상
“상위사와 소통하고 중소사와 관계도 매끄럽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상위사와 중소사로 양분된 협회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인물이 윤 회장이다. 그는 중위권 제약사 동화약품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는 데다 상위사와 소통하고 제약 2, 3세 모임 약미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중소사와 관계도 매끄럽다며 그가 어려운 시기에 협회 차기 이사장을 받아들일지가 관건이지만 분위기는 윤 회장으로 좁혀지고 있다고 전해왔다.
윤 회장은 경희의대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뒤 경희의대부속병원 정신과 과장, 경희의대 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사장직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희의대 동문회장을 3회 연임중이다.
이 관계자는 윤석근 전 이사장(일성신약 사장)에 대해선 제약계의 현안을 풀어나가려 했던 인물이라며 평가를 자제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07: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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