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녹내장 ‘손톱모세혈관 이상과 연관’ 규명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 센터 박찬기·박혜영 교수팀

우리나라 실명 원인 1위로 알려진 녹내장의 허혈성 병인이 손톱모세혈관의 이상과 연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찬기 교수

박혜영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안 센터 박찬기·박혜영 교수팀이 류마티스 내과와 협진해 108명의 녹내장 환자와 38명의 정상인 대조군을 조사한 결과 손톱 모세혈관에 이상 소견이 있는 것을 찾아냈다.

13일 연구진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 중 55.6%(60명)는 모세혈관이 확장됐다.
이중 35.2%(38명)는 모세혈관이 소실됐으며, 19.4%(21명)는 손톱모세혈관에 출혈을 보였다.
한 명에게선 여러 이상 소견이 나타났다.

녹내장 환자의 시신경유두출혈은 손톱모세혈관의 소실 또는 출혈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손톱모세혈관에 이상 소견을 보이는 녹내장 환자에게선 허혈성 병인을 의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정상과 달리 ▼손톱모세혈관 출혈환자는 모세혈관에서 기인한 점상 출혈을 보인다

시신경유두출혈환자는 정상에 비해 손톱모세혈관이 소실될 가능성이 11배, 출혈이 있을 가능성은 8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최근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녹내장 질환 진료환자는 2002년 20만7,000명에서 2009년 40만1,000명으로 7년간 2배 가까이 늘어나 연평균 10%의 증가율을 보였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돼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시야가 좁아지는 말기에 답답함을 느껴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은 무엇보다 시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녹내장으로 판명 되면 진행을 막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보통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통해 녹내장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을 낮춰주더라도 진행하는 경우허혈성 병인에 의한 녹내장 악화를 의심해볼 수 있다.

정상안압녹내장 환자의 특징은 손발이 차거나 말초기관에 레이노 현상이 있으며, 편두통, 혹은 심장질환과 같은 심혈관계통에 문제가 많다.
이처럼 혈류문제로 녹내장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혈류관리가 중요 병인이 되곤 한다.
이에 따라 정상안압녹내장 환자는 류마티스내과, 신경과, 심장내과 등과 협진, 혈류검사를 통해 허혈성 병인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류검사 중 류마티스 내과에서 널리 시행되는 손톱 모세혈관 검사는 간편하면서도 비침습적인 검사다.
이번 연구는 손톱 모세혈관이 녹내장 환자의 병인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새 검사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녹내장 ‘위험인자 허혈성, 선별’ 악화 방지

대개 허헐성 병인을 가진 녹내장 환자의 경우 시신경의 혈액공급이 원활치 않거나 급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시신경 손상이 추가로 일어나 녹내장의 진행 속도가 빨라져 실명의 위험에 직면하기 쉽다.

그동안 시신경유두출혈 검사는 사진 촬영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해왔다.
그러나 시신경유두출혈은 발생하더라도 4~6주가 지나면 소실돼 때를 놓치면 허혈성 병인 소견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

박찬기 교수는 “녹내장은 특별한 예방보다는 조기 발견이 중요해 만 40세 이상이 되면 매년 녹내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가족력이 있는 사람, 고도근시이거나 고혈압과 당뇨병처럼 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는 발생 고위험 군에 들어가 정기적인 안과 검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손톱모세혈관 검사와 같은 혈류검사를 이용, 녹내장 환자들의 허혈성 병인을 조기에 발견, 치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10월 미국안과학회지(Archives of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

1. 정상안압 녹내장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을 말한다.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이 정상범위(10~21mmHg)임에도 불구하고 시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를 가리킨다. 시신경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여 ‘보게 하는’ 신경이므로 여기에 장애가 생기면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과 함께 말기에는 시력을 상실하게 되는데, 이전에 안압이 높은 상태에서 시신경의 손상이 진행되는 녹내장(원발개방각녹내장)만 있었으나 이후 정상 안압 상태에서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됐으며, 이를 정상안압녹내장이라고 한다.

2. 시신경유두출혈
시신경유두에 출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아직 명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안압 상승에 의한 기계적인 압박 및 혈액 공급 장애에 의한 허혈성 원인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녹내장에 아주 특이적인 소견이고, 녹내장의 진행 인자로도 알려져 있다.

3. 손톱모세혈관 검사
손톱에 있는 모세혈관을 확대, 검사하는 것으로 주로 류마티스 내과에서 류마티스 질환을 진단하거나 말초순환 장애, 자율신경계 조절 이상 등을 보기위해 시행하는 검사다. 최근에는 당뇨병, 고혈압 등 전신질환에도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안과 영역에서는 녹내장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