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원 교수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예방과 치료 중요
눈에 ‘중풍’ 온다(?)
대개 '중풍'이라고 하면 흔히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몸의 일부가 마비되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눈에도 이와 비슷한 중풍이 생기며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 증상은 ‘망막혈관폐쇄증'이며 심해지면서 최악의 경우 실명까지 할 수 있다.
망막혈관폐쇄증은 눈으로 공급되는 혈관이 막혀 시력저하, 또는 실명까지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춘천에 사는 김지훈(남, 22세, 가명)씨는 갑작스런 시력저하로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는 춘천성심병원에서 안저 검사와 형광안저촬영을 통해 혈전으로 망막동맥이 막힌 망막중심동맥폐쇄증 진단을 받았다.
안과 임지원, 신경외과 황교준 교수팀은 응급실 내원 2시간 안에 신속하게 망막동맥에 혈전용해제를 주입시켜 혈류를 개선하고 시력을 호전시켰다.
이 환자는 내원 당시 0.04이었던 시력을 1.0으로 회복했고, 퇴원한 뒤 아무런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눈 중풍, 치료시기 놓치면 ‘실명’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은 동맥으로부터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고 정맥에 의해 각종 노폐물이나 이산화탄소를 체내로 배출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 흐름이 차단되면 체내의 모든 조직은 급속하게 망가진다.
혈관 내 찌꺼기 혈전에 의해 뇌혈관이 막히는 것을 흔히 중풍, 즉 뇌졸중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혈전이 눈 속의 망막 혈관을 막는 것을 눈에 발생한 중풍 또는 의학용어로는 망막혈관폐쇄증이라고 부른다.
망막혈관폐쇄증은 동맥이나 정맥이 막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망막중심동맥이 막히면 망막중심동맥폐쇄증이라고 하며,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실명까지 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갑자기 눈앞이 까맣게 변하면 혹시 ‘망막중심동맥폐쇄증(?)’
망막은 안구의 안쪽에 위치한 얇은 막으로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카메라 필름에 해당)이다.
망막에는 혈액을 운반하는 수많은 실핏줄들이 존재하며 이들 망막동맥의 일부가 막히면 갑작스럽게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진다.
이 병을 망막중심동맥폐쇄증이라고 한다.
망막중심동맥폐쇄증은 실명위험이 높은 응급질환이다.
이 경우 갑자기 눈앞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것처럼 깜깜해지면서 90%이상이 눈앞의 손가락 개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시력이 저하되게 된다.
이 병은 통증이 없으며 경우에 따라 일시적으로 안 보이는 흑암시가 선행된다.
눈은 맥락막과 망막중심동맥의 이중 혈액 공급을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게 되며 망막중심동맥이 막히게 되면 즉각 비가역적인 허혈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허혈변화가 진행되기 전 24시간 이내에 망막의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경우 통증이 없는데다 외형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대부분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으로 착각해 일시적인 형상으로 여기거나 노안으로 예사로이 넘기는 경우도 많다.
혈관이 막히고도 치료가 가능한 시간이 지난 후 내원하게 되면 시력을 회복시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20%는 2차적으로 신생혈관 녹내장이 생겨 이중으로 고통 받게 된다.
고혈압 등 성인병이 ‘주원인’
망막중심동맥폐쇄증은 통상적으로 1만 명 당 1명꼴로 발생하며, 양쪽 눈 모두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1~2%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병은 60대 초반에서 잘 나타나고,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잘 발생한다.
게다가 고혈압, 당뇨병, 비만, 심장병 등 전신적인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기저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5세 이하의 젊은 환자는 편두통, 심장판막질환, 거대세포동맥염, 혈액응고질환 같은 전신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3~4배 정도 더 높아 망막혈관이상이 발견됐다면 안과적 치료로 끝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전신검사를 받아 숨어있는 이상을 찾아봐야 한다.
60대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근 10대에게도 발병하는 등 젊은 환자의 발병이 늘어나고 있다.
혈전용해제 투여로 ‘시력 호전’ 기대
망막동맥혈관폐쇄증이 이미 앓고 있다면 뇌혈관이나 심혈관 계통에도 혈전으로 인한 폐쇄가 올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안과 검진뿐 아니라 신경과나 내과 등에서 전신검사를 동시에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일단 망막동맥폐쇄증이 진단되면 최대한 빠르게 망막의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며 혈전 용해제나 혈액 순환제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안과 임지원 교수는 “기존에는 망막혈관이 막히면 안구 내 액체를 뽑아 안압을 낮추거나 혈관확장제를 사용하는 것이 기존 치료방법이었다. 하지만 시력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며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에게 망막혈관에 직접적으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동맥의 흐름을 개선시켜 효과적인 시력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예방과 치료로 시력도 ‘보호’
망막동맥혈관폐쇄증은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혈액순환이 개선되어도 허혈성 변화가 광범위하게 눈의 기능을 떨어뜨려 실명뿐만 아니라 2차적인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갑자기 시력저하가 발생한다면 즉시 안과를 찾아 진단과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망막동맥혈관폐쇄증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의 원인이 되는 전신적인 혈관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동맥경화증의 예방과 치료다.
금연과 올바른 식습관, 꾸준한 운동은 눈 중풍 뿐 아니라 뇌중풍도 막을 수 있는 좋은 예방법이다.
위험 군에 속한 사람들은 평소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필수이며 흡연, 과음을 삼가는 게 바람직하고 갑작스런 혈압 상승이나 과로, 급격한 기온 변화 등도 혈관 폐쇄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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