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국내사 다국적 사 ‘감원 칼’ 빼들었다

제약 계에 감원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국내 제약사 대부분은 4월 약가일괄인하를 앞두고 구조조정에 들어갔거나 감원대상을 퇴직선상에 올려놓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국내사와 다국적 사 몇 곳은 이미 퇴직이 결정된 직원의 뒤처리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약 계에 들어 닥친 감원 칼바람은 지난해 정부의 약값정책이 발표되면서 입소문으로만 돌다가 지난 연말연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진행 중이며 오는 4월 약가일괄인하가 확정될 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제약사 일부 최고경영자들은 "구조변동은 있겠지만 대규모 감원은 없을 것"이란 말을 자주 꺼내왔지만 약값 14%인하가 확정되면서 입을 다문 지 오래다.

다른 일부 국내제약사 사장들은 약값이 최고 53.3%까지 깎이는 어려운 상황에서 이대로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겠냐(?) 지금으로선 대대적인 구조조정 밖에 대안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제약계의 반응은 그대로 현장에 불붙은 상태다.
제약사 몇 곳의 영업직 간부들이 짐을 꾸렸다는 구체적인 퇴직소식까지 들린다.
이미 다국적 사 몇 곳은 전사적 자원관리(全社的資源管理/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를 진행 중에 있다.
ERP란 회사 내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통합정보시스템을 가리킨다.
명퇴 식 감원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다국적 사들은 이를 통해 퇴직자들의 보상에 나서거나 일부 회사는 처리를 마무리 중에 있다.
이보다 보상여건이 못한 국내제약사 퇴직자의 상실감은 더 커 보인다.

현재 제약종사자들은 그나마 3월로 예정돼 있는 '약가일괄인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소문에 기대하는 눈치지만 감원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상위 제약사를 비롯해 대다수 국내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부 국내 제약사는 희망퇴직이 아니라 사실상 해고 수준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다국적 사 몇 곳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인력구조조정을 진행한 이후, 국내사들도 적극적으로 가세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현직 근무자 사이에 피할 수 없는 감원 칼바람을 의식,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선 '4월 약값 14%인하가 시행되면서 직격탄을 맞을 제약사들이 품목조정과 함께 또다시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