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양승조법을 앞두고 대책에 나서야 할 네트워크 병의원들이 곤욕스러운 듯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이 법으로 제자리로 되돌아갈 것만 남겨뒀기 때문이다.
양승조법은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의료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인 1인 1 의료기관 개설을 원칙으로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의사 2명이 공동명의로 1곳을 소유하거나 1 명이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새로 내거나 운영할 수 없도록 못을 박는 조항이 들어간 의료법개정안을 발의했다고 해서 이 개정안에 붙여진 속어다.
한 브랜드만 사용하는 네트워크 병의원은 이 의료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 오는 7월 발효를 앞둬 곤욕스럽다는 표현에 양승조법으로 부르곤 한다.
게다가 120개의 분원을 운영하며 치료비를 30∼50% 가량 싸게 책정한 유디치과에 위기를 느낀 일반 치과들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해 '반 유디치과법'이라고도 불린다.
이 법은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의사 1명이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이하의 벌금형과 의사면허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이 법을 어긴 의료기관이 의료급여나 국민건강보험급여 비용을 청구하게 되면, 부당청구로 간주, 청구금액 환수는 물론 5배의 과징금이나 업무정지처분을 받을 수도 있게 된다.
이 같은 내용의 개정의료법안에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정부가 공포한 후 6개월이 지난 7월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 법의 타깃이 된 유디치과는 '운영권을 넘기면 되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는 반응이지만 다른 네트워크 병원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네트워크 병의원들은 이 개정의료법의 하위법령인 시행규칙의 세부조항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현재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에 소속된 네트워크병원은 브랜드 40여개, 가입병원 수로는 330개이지만 전국적으로는 1,000여개 달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네트워크병원은 3가지 유형으로 운영된다.
첫 번째는 뜻을 같이 한 의료인이 소유의 의료기관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한곳으로 가져간 뒤 매출의 30%만 의사에게 돌려주는 형태다.
두 번째는 병원명만 함께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형태다.
이 의료기관은 개설자가 병원의 모든 운영을 책임지게 된다.
세 번째는 여러 명의 의사가 여러 개의 의료기관을 공동운영하는 조합형이다.
7명의 의사가 7개 의료기관에 조금씩 지분을 가지고 같은 병원 명을 사용하며 공동 마케팅을 하는 형태다.
이 때문에 의료인 1인 1 의료기관 개설을 원칙으로 하는 양승조법과 대치된다.
1인 1의료기관 개설은 이미 기존 의료법에 나와 있다.
의사가 자신의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않고 면허를 대여해준 경우만 행정처분이 떨어진다.
양승조법은 의료인이 다른 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는 전제아래 의사가 다른 의사 소유의 병원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주요골자다.
법률 전문가들은 "양승조법을 들여다보면 다양한 경영형태가 있는데 '운영'을 할 수 없다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한 문제가 있다"며 "향후 복지부나 사법부의 담당자 개인적 해석 경향에 따라 어떤 것은 죄가 되고 안 되는지가 갈리게 돼 의료인으로서는 불안하기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네트워크병원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경영 지주회사(MSO)의 기능과 유형을 파악 중이다. 오는 7월 법 시행에 앞서 현재 진행하는 유권해석 지침 초안을 3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라며 말을 아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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