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위암’ 초기 발견하면 안심(?)…과연 그럴까

이봉화 교수, SCI 논문 통해 암병기별 악화 요인 규명

이봉화 교수

우리나라 다빈도 1위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완치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암중에 ‘착한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아무리 착해도 치료시기를 놓치면 진행성위암으로 변해 5년 생존율이 70% 이하로 낮아진다.
대개 암의 생존율을 결정짓는 것은 ‘병기’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1기’라고 하면 무조건 ‘안심’하고 ‘3기’라고 하면 무조건 긴장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주변에 어떤 사람은 60세 이상 고령에 위암 3기 진행성 위암 판정을 받아도 6년 이상 씩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일찍이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위암이라는 것을 발견해도 5년을 채 못사는 사례도 있다.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간소화기센터 이봉화 교수(외과)는 “일반적으로 암 병기에 따라 장기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지만 암에 따라 병기이외에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며 “조기위암이라고 해도 경우에 따라 장기생존율이 80% 미만으로 떨어지고, 재발과 전이의 가능성이 생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생존률 90%’ 조기위암은 무조건 착하다?
60세 이상은 요주의‥생존율 80% 미만으로 떨어져

생존율 9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는 조기위암은 병기와 무관하게 어떤 경우 예후가 나빠 5년 생존율이 떨어지게 되는 것일까. 이 교수는 ‘조기위암과 진행성위암에서 장기생존 가능성 예측인자의 차이(Different Prognostic Factors in Gatric Cancer)’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를 규명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이 교수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한림대학교성심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576명의 조직검사 결과와 환자특성, 사망여부, 사망원인을 조사한 결과 이중 점막하까지만 암이 침범한 ‘조기위암’ 260명, 이상으로 침범된 ‘진행성위암’이 318명을 찾아 분석했다.

이 결과 조기위암은 ‘연령’과 ‘림프절전이’가 5년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기위암’의 경우 60세 이상 5년 생존율은 79.4%로 60세 미만의 5년 생존율 91.8%에 비해 낮아 5년 생존율이 12.4%나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림프절전이(1~6개)가 있는 경우 생존율은 75.9%로 림프절전이가 없는 경우 86.9%보다 생존율이 떨어졌다.
림프절전이가 ‘7~14개’인 경우의 5년 생존율은 33.3%로 크게 떨어지는 것을 찾아냈다.

이 교수는 “조기암은 불량 예후만 없으면 양호한 예후를 보이지만 일찍 발견했더라도 60세 이상의 고 연령이거나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재발이나 전이의 가능성을 염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성위암 생존율은 나이와 무관
암의 깊이 상태 주의 깊게 살펴야

하지만 이미 점막하 이상 암이 침범된 ‘진행성위암’은 장기생존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인자들이 ‘조기위암’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조기위암과 달리 진행성위암은 나이(5년 생존율: 60세 이상 52.6%, 60세 미만 59.1%)가 예후를 예측하는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면 진행성위암은 ‘암의 침범 깊이’에 따라 예후가 달라졌다.
근육 층까지 침범했을 때 5년 생존률이 87.3%로 장막층까지만 침범한 경우 43.7%보다 높았다.
림프절에 전이가 됐을 때는 조기위암처럼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5년 생존율이 낮았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조기위암과 진행성위암에서 장기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요소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로 두 암의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 수술한 경우와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한 경우 예후에 관련된 인자를 다르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SCI 저널 ‘Hepato-Gastroenterology’ 2011년 58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