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한국인 위암 감소 일등공신은 ‘냉장고’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이며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위암이다.

유독 한국인에게서 위암 발생이 가장 높은 이유는 헬리코박터 균의 감염과 특유의 짠맛을 찾는 음식문화다.

그동안 학계는 위 점막에 생존하면서 특정 독소를 분비하는 헬리코박터 균의 감염 율이 매우 높고 특유의 짠 맛을 찾는 한국인의 음식문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한국인의 위암발생을 근사적으로 대변하는 위암 사망률은 1983년 인구 10만명당 46.1명 이던 것이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1996년에는 29.3명, 2001년에는 23.5명으로 반 이하로 줄었다.
2007년이 되면서 위암 사망률은 16.9명까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유근영 교수

신애선 박사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과 국립암센터 신애선 박사팀(박보영 연구원)은 과거 25년간의 계속 감소하는 위암의 사망률의 이유가 냉장고의 보급 확대라고 꼽아 관심을 끈다.

연구팀은 이 때문에 신선한 야채와 과일의 섭취량이 증가하면서 염분의 섭취량이 줄었다는 대규모 생태학적 상관성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Cancer Causes and Control (IF=2.789)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1983년부터 2007년 사이 우리나라 위암 사망률의 변화 추이와 함께 1979년 이후 한국인 가정의 냉장고 보급률, 1969년 후부터 1인당 1일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순차적 상관분석법에 적용, 요인과 질병발생까지의 잠재기간을 5년에서 15년까지 고려해 분석한 것이다.

이 결과 냉장고 보급율이 확대될수록 위암 사망은 -0.82 내지 -0.97의 상관계수를 보이면서 유의하게 감소했다.
야채 1인당 섭취량은 위암 사망과 -0.34 정도의 상관관계를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과일의 섭취량은 위암 사망과 -0.89 내지 -0.70의 유의한 상관성을 나타냈다.
과거 25년간 위암의 사망이 감소하는 현상과 냉장고의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채소의 섭취량이 증가한 것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 것이다.

상관계수는 두 변수 사이의 상호관련성을 측정하는 지표를 가리킨다. 상관계수의 크기는 -1.0과 1.0사이에 존재한다.
상관계수가 -1.0인 경우 두 변수가 완전히 반대방향, +1.0인 경우는 완전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관계를 의미한다.
보통 상관계수는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유 교수는 이처럼 냉장고가 위암의 사망 내지 발생을 감소시키게 된 것은 ‘각 가정에 보급되면서 가정 내에서 짠 음식을 먹을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과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보완하는 의미에서 대도시, 중소도시, 호남지역, 경남지역 주민 205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염분 섭취량과 24시간 소변 내 나토륨의 농도를 같은지역의 위암 발생율, 사망률과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도 상호간의 상관성을 보여 감소세를 보이는 위암 발생이 짠 음식의 섭취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유 교수의 연구 가설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