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급등하며 1,200원을 넘어설까 아슬하기 짝이 없다. 지난 26일에는 1,195원에 이르렀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8월 무려 5.3%를 기록해 가히 충격적이란 반응이다. 정부가 내놓은 8.12약가인하 정책은 제약계에 물경 2조 1천억원의 년매출 감소를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다. 이른바 제약계에 트리플악재가 드리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환율 급등락하며 물가만 지속 올려 생산비증가 우려
환율의 급등락은 매우 안좋은 현상이다. 급등락 과정에 물가만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기만 한다. 환율이 올라서 오른 물가는 환율이 내려가도 다시 내려가지는 않는다. 무슨 값이 묘하다고 지적이 될 정도지만, 사실 전반적인 물가는 상대적 가치이기에 환율이 안정된 이후에도 다시 내려가는 경우는 없다.
더욱이 이미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한국의 제2외환위기때인 2008년이후에는 수출을 위한 고환율 정책을 펴 내수중심의 산업계는 수익구조가 좋지 못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고환율에 따른 고물가 상황은 정치적인 논란까지 불러일으켜진 상황이었다.
여기에 나아가 올 상반기에 비해 환율이 약 100원 가량이 오른 달러당 29일 현재 1,173원을 기록함으로 제약계는 또다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환율은 2008년말 못지않은 수준이다. 원료의약품의 80%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료약값이 오르면 생산비증가는 불가피하다. 오리지널 선호현상에 힘입어 수입 완제약의 비중도 완제약중 20% 넘게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환율 앙등은 제약사들에게 꽤 큰 부담이다.
특히 국내제약사들의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은 약가로 전가시키지도 못하고 헷징도 못하고 있어 스스로 고스란히 떠안는 상황이다. 환율 변동에 보험약가 조정 기전은 사실상 없다. 의료기기는 환율을 보험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의약품 보험약가는 반영되고 있지 않다.
보험약가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환율이 1,700원대까지 치솟은 뒤 일괄 인상시를 빼고는, 환율변동에 따른 원가변동으로 가격이 조정된 경우는 퇴장방지의약품 등의 필수약제뿐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본사와 한국지사가 환변동에 따른 손실과 이익을 서로 나누고 있다. 유럽계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올 수입약품의 거래 환율은 작년에 미리 지정해뒀으며 환율 급등으로 지사의 손실이 클땐 본사가 이익금을 지사로, 그 반대일땐 역으로 이익금이 본사로 이전되고 있다"고 했다.
일본계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도 그와 비슷하다. 해당사 관계자는 "새해가 시작되기 전에 환율을 정해 시장환율과는 무관하게 거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사들은 환율변동에 따른 원가부담을 그대로 껴안는다. 국내 최대 원료의약품사로 알려진 화일약품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환율이 오르는 경우를 포함해 국제시세를 잘 알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갈등은 거의 없다"며 "환율이 조금씩 변하는 경우는 큰 부담이 없지만 급등하는 경우는 매우 큰 부담이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다만 이번 환율 급등기가 일시적이라면 현재 재고물량이 많고 제품가격에서 원료가 비중은 10% 정도밖에 안돼 당장은 위기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통제를 받지 않는 건강기능식품 가격은 환율인상에 따라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원료가외 원부자재가 등에 영향을 미치는 물가까지 급등하고 있어 제약 원가부담은 높아만 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원료와 자재가의 제품가격비중은 약 25%에 이른다고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인건비가 25%정도로 원가율은 53%에 이른다고 제약계는 분석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알려진 바대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8월에는 무려 5.3%를 기록했다. 상장제약사들의 상당수는 상반기 성장률이 물가상승률도 안되는 실질개념으로 마이너스성장율을 보인 곳도 부지기수이다.
다국적제약사의 약가 담당자는 "물가를 보험약가에 반영하고 있는 국가는 거의 없다"며 "수가는 물가에 연동되지만 의약품은 상품이므로 연동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고환율과 고물가는 원가 증가로 제약사 수지를 악화시킬 것은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트리플악재에 국적사 구조조정 없다면 원가율 70%대 될수도
게다가 내년 시행될 약가제도 개선방안은 제약계 추산으로 년 매출 2조 1천억원이 감소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이경호 제약협회 회장은 이사장단과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3년 유예 등을 제안했지만 장관은 제약계 손실의 객관적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해 약가인하정책의 완화를 기대한 제약계는 또다시 혀를 찼다.
국내제약사 관계자는 매우 강한 어조로 불만을 토로했다. "국내제약사들이 약수입을 중단하는 경우가 여럿 나올 것으로 판다한다"며 " 보건복지부나 식약청이 약 생산수입 중단에 대해 사전조사해 대비해 들어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가인하정책으로도 지금 제약사들이 제품의 기대 수익율을 비교 제품구조조정을 하는 시기에 고환율 고물가는 외화가 부족한 회사 등에 잠정적 수입 중단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제약사들은 환율급등, 물가 앙등에다가 약가인하가 겹치며 약품 생산 원가율이 50%대에서 70%대까지 치솟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07: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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