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말기 암환자 ‘연명시술거부’ 늘었다

반면 환자 사전의료의향서 작성 1.3%에 그쳐

최근 4년간 말기 암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시술이 감소추세를 보여 관심을 끈다.

허대석 교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연구팀(이준구, 김범석, 임석아)은 이 병원에서 입원해 말기 암으로 사망한 환자들이 임종과정에서 받았던 연명시술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감소추세를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환자 자신이 직접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심폐소생술 거부 사례 증가

연구팀에 따르면 2011년 2월부터 7월까지 총 6개월 동안 서울대병원 내과에 입원해 암으로 사망한 172명의 환자 중 임종과정에서 154명 (89.5%)은 심폐소생술을 거부했고, 심폐소생술을 시행 받은 환자는 겨우 18명 (10.5%)에 그쳤다.

말기 암환자를 전문으로 간병하는 완화의료전문병동에서 사망한 암환자의 경우 44명 전원이 심폐소생술을 거부했다.

이 수치는 4년 전 2007년 한 해 동안 서울대병원 내과에서 사망한 암환자 총 572명 중 81명(14.2%)이 심폐소생술을 한 연구결과와 비교해 감소했다.

진료공간별로 분석해 보면, 2007년 중환자실 (30.4%), 일반병동(10.2%), 완화의료전문병동 (2.4%)에서 심폐소생술이 시행했지만 2011년에는 각각 23.3%, 9.4%, 0%로 줄었다.

심폐소생술이란 급성 질환자가 갑작스럽게 위급상황을 맞아 생명을 구하는 응급처치다.
이 시술은 말기 암환자의 임종과정에서 적용할 경우 불필요한 고통을 가중시키는 무의미한 연명시술의 대표적인 예이다.

사전의료의향서 작성

2009년 1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완화의료전문병동에서 사망한 말기암환자 317명을 분석한 결과, 97.8%인 310명이 사전의료의향서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했다.

이들 99.0%가 사전의료의향서를 통해 심폐소생술을 거부했고, 인공호흡기나 혈액투석을 거절한 비율도 99.5%, 93.7%였다.

하지만 사전의료의향서의 작성 과정을 보면, 환자가 직접 작성한 경우는 1.3%에 불과했으며 자신이 결정하고 서명은 가족이 대신한 경우가 4.2%, 환자의 입장을 반영해 의료진과 상의 하에 가족들이 작성한 경우가 94.5%이었다.

환자가 사전의료의향서를 직접 작성하지 못한 이유로는 의식저하 (62.6%), 전신상태 악화 (19.7%), 가족들이 임종에 임박했다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는 것을 원치 않는 (10.6%) 순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암이 진행되기 이전에 병의 상태를 환자에게 알리고, 자신이 직접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대석 교수는 “2009년 5월 15일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에 대한 지침을 제정한 이래, 말기 암환자들이 무의미한 연명시술로 불필요한 고통을 추가로 겪게 되는 사례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서울대병원은 병원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침을 개정하고, 사전의료의향서의 양식을 개선했다.

또, 응급실 등에서 불필요한 연명시술이 시행되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 전산망에서 의무기록을 조회하면서 사전의료의향서 작성 여부를 바로 표시, 알 수 있도록 의무기록 시스템을 보완했다.

참조

연명치료중단에 대한 진료지침
http://www.bktimes.net/bbs_detail.php?bbs_num=179&tb=board_notice&b_category=&id=&pg=1

1. 2011년 개정된 서울대학교병원 관련지침(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에 대한 진료지침)
2. 말기환자의 심폐소생술 및 연명 치료 여부에 대한 사전의료의향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