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갑작스런 어지럼증은 ‘눈떨림’

홍성광 교수

누구나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면 당황하게 마련이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고, 많다.
이러다보니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은 아닌지, 뇌나 혈관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귀의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겨 어지럼증이 일어난 것인지 걱정스러워 증상이 생기면 다양한 여러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혹시 뇌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보니 MRI, CT를 찍어봐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빈혈이 아닌가 피검사도 해봐야 하는 등 간단치 않게 다양한 검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여러 검사들을 받아도 어지럼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감별하고 진단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증상을 외래에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진동유발안진검사법’의 효과가 논문을 통해 입증돼 관심을 끌고 있다.

■ 어지럼증 원인은 눈떨림‥간단히 규명

이 검사법은 이러한 증상의 어지럼증이 ‘뇌질환에 의한 중추성 어지럼증’인지, ‘귀 이상에 의한 말초성 어지럼증’인지를 ‘눈 떨림(안진)’으로 간단하게 감별, 진단해낼 수 있다.
연구결과 ‘진동유발안진검사’가 어지럼증을 감별, 진단하는데 기존 검사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이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이비인후과 홍성광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구자원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급성말초전정기능손실 후 진동유발안진검사: 다른 전정안구검사와의 비교연구란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교수는 논문에서 한쪽 전정기능이 저하됐다고 진단 내려진 환자 74명에게 진동유발안진검사를 시행한 결과 86.5% 64명에게서 눈떨림이 발견됐으며 이들 모두 전정기능이 저하된 반대쪽 눈이었던 것을 찾아냈다.

전정기능은 귀 속의 전정부가 담당하는 균형과 평형감각에 대한 기능을 말한다.
전정부는 조화로운 머리와 눈의 움직임, 신체의 조정을 담당하며, 균형과 평형감각을 관장한다.
전정부에 이상이 생기면 멀미, 현기증, 메스꺼움과 더불어 불균형감과 눈의 통제 불가능함을 느끼게 된다.

■ 진동유발안진검사 진단 정확도 높아

종전에는 전정기능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눈떨림 검사로 ‘자발안진검사’와 ‘두진후안진검사’가 많이 시행됐다.

‘자발안진검사’는 환자가 앉아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자발적인 눈떨림이 있는지를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두진후안진검사’는 환자의 머리 위치를 천천히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눈 떨림이 있는지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진동유발안진검사’도 최근에는 많이 시행된다.
이 검사는 1초에 60~100번 정도 진동하는 진동기로 환자의 이마나 귀 뒷뼈 또는 목 근육을 자극해 유발되는 눈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법이다.

홍 교수는 논문에서 진단방법별 정확도를 확인하기 위해 세 가지 검사법에 대한 ‘ROC curve’를 만들어 AUC 수치를 산출했다.
ROC curve란 진단방법의 효율성을 판단하는 방법 중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AUC 수치가 클수록 정확도가 높다.
각 검사방법별 AUC를 비교한 결과 진동유발안진검사가 0.882로 가장 높아 진단정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두진후안진검사 0.774, 자발안진검사 0.661 이 뒤를 이었다.

홍 교수는 “굳이 검사실에서 어려운 검사를 시행하지 않아도 외래에서 간단한 진동유발안진검사를 통해 전정기능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연구결과”라며 “이 검사법은 향후 간단하고 편리한 달팽이관 기능검사 개발의 이론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SCI논문 ‘이과학-신경학(Otology & Neurotology)’ 2011년 32호에 게재됐다.

<참고자료>
◎ 어지럼증 증상과 원인

* 말초성어지럼증

1. 양성돌발성 체위변화성 어지럼증
가장 흔한 어지럼증의 원인질환으로 자리에 눕거나 특정한 체위를 취할 때 주위 사물의 심각한 회전감을 느끼는 것이 특징으로 두부에 심한 충격이나 심한 감기 등을 앓은 후에 자주 발생한다. 급성기에는 오심과 구토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안정제나 항히스타민과 같은 약물을 단기간 투여하여 증상을 완화시키고, 후반고리관내의 이석을 제거하는 이석정복치료를 시행한다. 증상이 매우 심하거나 잦은 재발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후반고리관 폐쇄술 등의 수술을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치료에 반응이 좋은 편이나 재발이 흔한 질환으로 환자가 재발의 가능성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2. 메니에르병
수십 분에서 수 시간씩 지속되는 어지럼증과 동반하여 난청, 이명 등이 반복적으로 오고 그 사이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달팽이관 내부의 내림프액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증가하여 발생한다. 이 질환은 반복적으로 오기 때문에 환자들은 일상생활 도중에도 어지럼증에 대해서 두려움을 항상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 또한 자꾸 반복됨에 따라서 치료가 어려운 난청이 올 수 있으므로 청력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경미한 경우는 저염식 등의 식이요법 및 증상에 따른 간헐적인 대증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자주 반복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식이요법, 대증요법 및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이러한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는 보통 전체환자의 10% 정도로 이 때에는 다양한 방법에 의한 수술치료를 시행하면 어지럼증을 치료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로는 이독성 약물의 중이내주입법, 내림프낭감압술, 전정신경절제술 및 미로절제술 등이 있다. 특히 미로절제술은 난청이 심하거나 청력을 희생하여야만 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수술이다. 하지만 수술적인 치료는 수술 및 마취에 따르는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는 식이요법 및 약물요법을 충분히 시행한 후에만 시술하고 있다.

3. 전정신경염
심한 어지럼증이 장기간 지속되며, 난청이나 이명 등의 다른 이과적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많은 경우에 심한 감기를 앓고 있거나 앓은 후에 유발된다.
전정신경은 귀의 전정계에서 나와 뇌로 가는 신경으로 증상이 다소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서 진단과 치료에 주의가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급성기에는 어지럼증이 심하므로 신경안정제 등의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키며, 증세에 따라서 약물요법 및 재활치료를 시행한다.

*중추성어지럼증

1. 뇌혈관 질환
고혈압, 저혈압, 뇌종양, 동맥경화증
질환 부위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이 질환은 어지럼증이외에도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식의 혼미 또는 소실은 매우 중요한 증상으로 강력한 뇌혈관 질환을 암시하는 징후가 된다.
뇌혈관 질환이 의심되면 응급으로 뇌 CT, MRI 또는 뇌혈관조영술(최근에는 MRI 촬영시에 같이 시행함)을 시행해서 확진하고, 이에 따른 혈전용해제 및 혈액응고 방지제의 사용 또는 혈종 제거술이 필수적이다. 이는 시간을 다투는 문제이므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