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메니에르 병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매스컴에 보도된 적이 있다.
메니에르 병은 돌발성 난청과 변동성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내이(속귀)질환이다.
갑자기 안 들리고 어지러워 병원에 갔더니 ‘메니에르 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놀란 분들이 많다.
극심한 어지럼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는 불쾌한 증상이지만 처음 듣는 생소한 진단명에 큰 병은 아닌지 더 놀라게 된다.
게다가 많은 환자가 진료실에서 설명을 들어도 무슨 병인지 마음에 잘 와 닿지 않아 치료를 하면 낫는 병인지도 궁금해 한다.
나만 희귀한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도 불안하다.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은 메니에르 병에서 더욱 실감을 할 수 있고 생각보다 많은 환자가 이 진단을 받고 고민한다.
청력소실이 오래된 경우 회복이 어렵지만 난청발생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통해 청력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메니에르 병은 난청도 문제이지만 어지럼의 반복 때문에 일상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최근 이비인후과학회지(2009년, 구자원 교수팀)의 발표에 따르면 적절한 치료법의 선택을 통해 거의 대부분의 환자는 어지럼증의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메니에르 병은 증상의 반복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병에 대한 이해와 자기관리를 통한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메니에르 병은 어떤 병인가?
메니에르 병은 프랑스 의사 메니에르가 1861년에 처음으로 기술한 질환으로 재발성 어지럼, 청력저하, 이명, 이충만감을 특징으로 하는 내이(속귀)질환이다.
어지럼증은 수십 분에서 수일까지 갈 수 있으나 대개 몇 시간 지속된 후에 호전되며, 오심과 토하는 증상을 동반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귀가 먹먹해지면서 잘 안 들리고, 이명이 동반되기도 한다.
초기에 어지럼증이 있을 당시에 이명과 함께 소리가 잘 안들 리는 현상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청력이 떨어지고 평상시에도 이명이 들릴 수 있다.
메니에르 병은 왜 생기는가?
달팽이관과 전정기관 안에는 내림프 액이 순환한다.
내림프 액은 매일 일정한 양이 만들어지고 또 일정한 양이 흡수돼 내이(속귀)의 내림프액 양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병은 다양한 이유로 인해 내림프 액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흡수에 문제가 생겨 내림프 액이 쌓여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이 점점 부풀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니에르 병은 어떻게 진단하나?
메니에르 병은 환자의 임상증상, 청력검사, 전정기능검사 등으로 진단하며 이중에 임상증상이 진단에서 가장 중요하다.
대개 이충만감 등의 전구증상을 가지며 저음부의 난청과 이명을 동반한다.
질병 초기에는 어지럼증이 있을 때만 청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평상시에 청력검사를 하면 청력이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이럴 때 어지러울 당시와 평상시에 청력검사를 해 어지러울 때 청력이 떨어졌다가 어지럼증이 회복된 다음에 청력이 정상으로 되는 것을 확인하면 메니에르 병을 진단할 수 있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청신경종양과 같은 질환들을 배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메니에르 병은 어떻게 치료하나?
메니에르 병의 치료로는 일단 급성 기에 어지럼, 오심, 구토 등을 억제하기 위해 진정제, 진토제 등을 복용한다.
가장 효과적인 약은 이뇨제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혈관확장제, 스테로이드 등으로 치료하며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수술적 방법을 고려하게 된다.
약물치료는 반드시 저 염식 같은 식이요법과 술, 담배, 커피, 스트레스, 과로 등을 피하고 충분한 수면으로 육체적 피로, 불면 등을 회피하는 보조요법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료는 고막을 통해 약물을 주입시켜 전정신경을 파괴하거나 내림프낭 감압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메니에르 병으로 진단받은 458명의 환자 중에 약 55% 251명이 저 염식, 충분한 수면 등의 생활요법과 이뇨제 등의 약물치료로 증상조절이 가능하다.
수술적 요법 등이 필요한 환자는 5명 내외로 1%에 불과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환자는 생활요법과 약물 등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도움말 :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구자원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청소년기 이어폰 사용 청력에 악영향
현대사회는 각종 개인용 전자 장비가 발달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아무데서나 듣고 즐길 수 있게 되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청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자신의 청력에 관심을 가지고 음악을 듣는 습관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만일 증상이 발견되면 전문가와 상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어폰으로 듣는 음악, 청소년 청력에 악영향
개인이 사용하는 음악장비가 청소년의 청력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팀이 49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MP3 등 음향기기를 하루 1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이 60.8%에 달했다.
3시간 이상 사용하는 경우도 14.1%나 됐다.
오랜 기간 음향기기를 사용할수록 청력이 나빠졌고, 5년 이상 사용한 경우, 스피커보다 이어폰을 사용했을 때 청력이 현격히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 Yonsei Med J, 2009)
이렇게 청소년기에 이어폰을 사용했을 때 청력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캐나다의 한 연구팀은 학생들에게 소음이 청력에 미치는 영향을 교육하고 귀마개를 사용하도록 가르쳐 청력손상을 막기도 했다. (Laryngoscope, 2011)
왜 개인 음악 장비가 청력에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될까?
먼저 개인 음악 장비로 음악을 듣게 될 때 중요한 것은 주변의 소음이다.
주변의 소리보다 음악소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져야 우리가 제대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으며 길거리를 걷거나 지하철을 타면 주변의 소음이 커져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볼륨을 많이 높일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우리 귀에 들리는 소리가 커져 신경 세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소음에 청력이 나빠지는 것은 소음에 노출되는 시간이 중요하다.
장시간 노출되는 것은 청력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청력이 나빠질 수 있다.
일단 소음에 의해 청력이 나빠지게 되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이때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개인 음악 장비를 자주 또 오래 사용한다면 주기적으로 청력검사를 해 청력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은지를 확인해야 한다.
도움말 : 박민현 교수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벨마비 1년에 10만 명당 20~30명 정도 발생
한쪽 얼굴의 안면근육이 마비되면 당장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하게 되고, 남 앞에 나서기가 두려워 사회생활에 문제가 돼 종종 부적절한 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급성안면마비는 원인이 무엇인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았는지가 후유증을 줄이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적절한 조치가 중요하다.
급성 안면신경마비 저절로 좋아지지 않나?
급성 염증성 안면신경마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벨마비(Bell’s palsy)는 치료하지 않아도 84%는 거의 정상에 가깝게 돌아온다.
나머지 16%는 후유증이 남는다.
벨마비가 1년에 10만 명당 20~30명 정도에게서 발생률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년에 약 1,000명 이상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않았을 때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이성대상포진(Ramsay Hunt Syndrome)은 두 번째로 흔한 급성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으로 수두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이 병은 벨마비에 비교해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대한이비인후과 학회지,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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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벨마비의 자연경과(출처: Acta Otolaryngol,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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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안면신경마비 어떻게 예후를 알 수 있나?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이 안면마비를 등급으로 평가해 완전마비일 때 예후가 나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보다 정확하게 예후를 알아보기 위해 일반적으로 안면신경전도검사(electroneuronography)와 안면근육의 근전도 검사(electromyography)를 주로 사용한다.
이 검사를 통해 매우 드물게 사용되는 수술치료에 대한 적응증을 판단한다.
급성 안면신경마비 약물치료가 효과 있을까?
2007년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발표에 따르면 벨마비 환자 55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발병 3일 이내 초기에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약물치료가 위약대조군에 비해 회복 율이 의미있게 높다고 발표되었다.
이후에 발표된 여러 연구에서도 초기에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약물치료에 대한 치료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급성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했을 때 가급적 빨리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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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약물치료 (출처 :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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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안면신경마비 물리치료 받으면 도움 되나?
전기자극, 안면마사지, 거울을 이용한 바이오 피드백 등의 물리치료는 안면신경마비의 회복기에 통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근거중심적으로 임상적 이득이 명확하지는 않다.
급성 안면신경마비는 후유증이 발생하면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등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해 가급적 빨리 이비인후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때문이라 생각하고 철분제를 사먹는다.
또 갑자기 어지럼이 심해지면 중풍과 같은 치명적인 뇌졸중을 의심해 응급실을 찾게 된다.
그러나 갑자기 어지러운 경우 약 40%정도가 ‘이석증’이라 불리는 ‘양성발작성체위성현훈’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심평원 자료에도 이석증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점점 늘어나 2008년만 한해 우리나라에서 3만 명이상인 것으로 분석돼 환자가 늘어났다고 보다 예전에 잘 몰랐던 이병의 다양한 양상이 잘 알려지면서 진단건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표1).
이 병의 진단과 치료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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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1 이석증 환자수 자료출처: 심사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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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증이란 어떤 질병인가?
내이의 일부인 전정기관에 ‘이석’이라 불리는 탄산칼슘 결정체들이 모여 있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귀 耳에 돌 石 이라는 한자를 합쳐 ‘耳石’이라고 부른다.
이 부위의 이석이 떨어져 나가 머리의 회전을 감지하는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머리 움직임에 따라 도는 양상의 어지럼이 나타나는 증상을 이석증이라고 말한다.
감기(혹은 상기도염)를 고뿔이라 표현하듯 이석증이라는 표현은 일반인들의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생긴 표현이다.
감기나 상기도염과 같은 의학적인 표현은 ‘양성돌발성 두위 현훈’이다.
전정기관에 있는 돌이 빠진다고 한다.
전정기관은 무엇이고 돌이 왜 빠져나오는 것 일까?
귀에는 소리와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해 몸의 균형을 잡는 부분이 따로 있다.
달팽이관이 소리를 감지한다면 전정기관은 머리의 움직임과 기울어짐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전정기관중 머리의 회전 움직임은 세 개의 반고리관에서 담당하지만 중력을 감지해 공간에서 머리가 기울어짐을 느끼는 부위는 이석 기관이다.
이석기관에 있는 이석이 어떤 이유로 원래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으로 들어가게 되면 특정부위로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어지럼이 생기게 된다.
이런 현상은 나이가 들수록 자주 일어난다.
이석증은 일종의 퇴행성병변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이유는?
신체의 모든 부분은 나이가 들며 퇴화되며 이석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주름살이 생기듯 이석기관도 수분이 감소하고 칼슘성분이 빠져나가 이석의 생성과 소멸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서 비정상적인 이석들이 탈락되는 일이 증가되는 것이 원인이다.
나이든 여성에 많으며 골다공증과 같이 칼슘 대사에 영향을 주는 여성호르몬 변화가 이석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갖는다.
절반정도는 머리를 부딪쳤다든지, 메니에르병이나 전정신경염 같은 내이나 청신경에 질병이 생긴 후, 수술 후나 골절 등으로 장기간 자리보전하다 일어나는 경우에 나타난다.
절반 정도는 아무런 이유 없이 생긴다. 이경우를 특발성이라고 하고, 특발성 이석증은 대부분 고 연령층에서 잘 발생한다.
이석증 증상은?
대부분 아침에 눈을 떠 잠자리에서 뒤척거릴 때 심하게 돌았다라고 표현하곤 한다.
어지럼이 덜 생기는 머리위치도 있다.
또 머리만 땅에 대면 어지럽다고 표현한다.
이석증은 머리 움직임에 따라 심해지는 어지럼과 함께 동반하는 구역 구토가 주 증상이다. 속귀의 이상이기 때문에 귀에 분포하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과는 상관이 없어 통증은 동반되지 않는다.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는 경우 몇 달 동안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석증 치료는?
먼저 어는 쪽 귀에 있는지 세 개의 반고리관 중 어디에 들어가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 증상은 머리 움직임에 따라 나타나는 눈 움직임을 검사해 보면 알 수 있다.
치료는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원래 위치로 복원시키기 위한 머리를 특정방향으로 돌리는 수기를 통해 한다.
이를 이석치환술이라고 한다.
절반정도는 한 두 번의 수기로 치료가 되며 한두번에 치료가 안 돼도 적절한 방법으로 반복하면 대부분 환치된다.
이석증의 예방법과 귀 건강 위한 도움말?
이석증은 재발이 흔하다.
하지만 외상이외 특정한 유발요인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방법은 없다.
다만 과거 경험해본 어지럼이기 때문에 놀라지 말고 치료해준 병원에 찾아가 다시 치료를 받으면 대게 쉽게 치료가 된다.
귀는 혈류변화에 민감한 기관이다.
신체 다른 부분이 평상시 혈류량의 절반 정도 줄어든다고 해 탈이나지는 않지만 귀는 그렇지 않다.
혈류변화에 영향을 주는 병 중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관리를 잘해야 하고, 스트레스나 흡연도 혈관수축을 초래해 내이로 가는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잘 관리해야 한다.
또 소음을 피해야 한다.
도움말 : 이종대 교수 (순천향대학교 이비인후과)
조양선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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